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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커트리스 Kutless [Hearts of the Innocent] (2006)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2.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Aaron Sprinkle

(2006/BEC)






커트리스의 2005년 앨범 [Strong Tower]가 나왔을 때, 크리스처니티 투데이에서 리뷰를 맡았던 러스 브라이미어는 이 앨범에 대한 평을 무지 짜게 주었습니다.


브라이미어의 아쉬움은 크게 두가지였어요. 첫째는 메인 스트림에 어필할 수 있는 대중적인 장르로 시작한 팀이 굳이 워십 앨범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에 대한 의구심. 또 한 가지는 리메이크 워십들로 채워진 [Strong Tower]에서 커트리스가 다른 락 밴드와 더 차별된 스타일을 들려준 것 같지 않다는 아쉬움이었죠.


커트리스의 성공요인을 생각하면 브라이미어의 평은 일면 수긍이 갑니다. 수려한 연주와 존 마이카 섬럴의 보컬의 어필이 강한 팀이긴 하지만, 커트리스의 진가는 그들이 부르는 멜로딕한 곡들의 매력이었거든요. 리메이크 곡들에서는 이런 점이 강조되기 힘들다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그것만으로 [Strong Tower]를 평가절하하긴 아쉽습니다. 성공적인 두 장의 앨범을 거치면서 비교적 정석대로이고 깔끔한 커트리스의 연주와 섬럴의 보컬은 나름대로의 개성으로 굳혀졌죠. 많은 팬들도 이런 깔끔함을 좋아했고요. 그런 팀의 워십 리메이크는 나름대로 의미있는 작업이었습니다. 타이틀 곡인 "Strong Tower"도 인상적인 곡이었고요.



오히려 브라이미어가 지적한 맹점은 정규 앨범에서 찾기 쉬울만한 부분이었습니다. 노래의 멜로딕한 부분이 강점이었다면, 이런 면이 약한 것 역시 정규 앨범에서 더 티가 나겠죠.


아쉽게도 새 앨범 [Hearts of the Innocent]는 그런 아쉬움이 엿보이는 앨범입니다. 물론 상대적인 비교이긴 합니다. 팀의 색채를 지난 몇년간 확실하게 굳혔으니 기본기 이상의 느낌은 보여주는 앨범이긴 해요. 멤버교체가 다소 있게 된 후의 앨범이지만 세션간 화음도 잘 맞고요. 하지만, 이 앨범을 듣는 동안에도 뭔가 수록곡들이 반복된다는 느낌도 생길 정도로 노래의 흐름이 좀 겉도는 면이 있습니다.


비트가 있는 곡들이 특히 더 심합니다. "Beyond the Surface", "Somewhere in the Sky", "Million Dollar Man", "Legacy" 같은 곡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자체 표절 같다는 뜻까지는 아니에요. 하지만 리듬이나 멜로디에서는 묘하게 중복된다는 느낌이 얼핏 들어요. 차분한 느낌의 곡들은 이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Mistakes", "Changing World", "Smile" 같은 곡들의 전주는 리듬감이 좀 비슷하긴 합니다. CD가 있다면 저 곡들을 한 번 연이어 감상해 보시길.


차라리 앨범의 트랙수를 좀 줄이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앨범 출반 텀이 그렇게 긴 팀도 아닌데 힛트 싱글을 필두로 여러 곡들을 배치해서 한 열 곡... 아니 아홉곡만 수록해도 괜찮았을 법 했어요.


첫 싱글인 "Shut Me Out", 차분한 "Promise of a Lifetime", 미드템포의 "Winds of Change"는 무척 좋거든요. 위에서 이야기한 아쉬움을 완전히 뒤집을 정도로 멋진 곡들이에요. "Promise of a Lifetime"은 락 발라드와 연합하는 오케스트레이션, "Winds of Change"는 둔중한 기타 솔로와 베이스의 조화가 얼마나 멋지게 들리는가를 확인시켜주는 도약대 같습니다. 이 곡들은 아마 두고두고 이 앨범을 사랑받게 할 겁니다.


물론 타이틀 곡인 "Hearts of the Innocent"도 좋고요. 이 곡의 사운드는 앨범의 포문을 연다는 느낌이 들기에 충분한 강렬함이 담겨 있고, 크리스천이 세상의 사람들에게 대해 얼마나 폭력적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 역시 여기에 잘 어우러집니다. 이런 강렬한 느낌은 이어지는 "Shut Me Out" 까지 이어집니다.


앨범의 중후반부에서는 이전 앨범에서 보였던 감성적인 가사들도 물론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름다운 노래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Promise of a Lifetime"은 그 선율에 맞게 진정한 언약과 치유의 메시지를 담고 있고요, "Winds of Change"는 전운마저 감도는 비장한 심상을 느낄 수 있죠. 이 곡의 가사는 후반부에 "Changing World" 에서의 능동적인 태도, 그리고 "Million Dollar Man"의 풍자적인 내용과도 잘 어우러집니다.



- DVD 스페셜 에디션 -


앨범이 지루하다는 평가가 불공평하다고 느껴진다면 제가 들은 것이 DVD와 합본으로 나온 스페셜 에디션 버젼이었다는 점으로 이유를 돌려볼 수도 있겠군요. 이 앨범에는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곡 중 네 곡-"Shut Me Out", "Smile", "Somewhere in the Sky", "Changing World"-의 어쿠스틱 리메이크가 담겨 있습니다.


보너스 트랙 답게 그냥 '여벌'의 느낌이 듭니다. 차분한 곡인 "Smile"이나 "Changing World"는 그냥 원래 버젼 대신에 이 어쿠스틱 버젼을 본 앨범에 수록해도 괜찮았을 법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주 간절한 수준은 아닙니다. "Shut Me Out"은 그냥 강한 락 사운드가 이렇게 편곡되니 참신하네..뭐 이정도 생각이고요.


제일 썰렁한 것은 "Somewhere in the Sky" 입니다. 속주로 연주되는 어쿠스틱 기타소리가 매력적이긴 하지만 그저 그래요. 특히 심플한 기타 연주 위로 흐르는 랩과 샤우트는.... 곡의 심각한 느낌에 안 어울리게 웃기기까지 합니다!


(2006/06)


PS : 이번 앨범에 세션으로 새롭게 들어온 베이스의 데이브 뤼켓홀터와 드럼의 제프리 길버트는 2004년에 두번째 앨범을 발표한 그룹 세븐 플레이시스의 멤버들이었습니다. 그러면 세븐 플레이시스는 해체된건 가요? 혹시 아시는 분?

PS2 : 해체 되었답니다. 게시판에서 Since 님이 지적해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