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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호크 넬슨 Hawk Nelson [Smile, It's the End of the World] (2006)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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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ed by
Aaron Sprinkle

(2006/Tooth & Nail)





호크 넬슨의 [Smile, It's the End of the World]는 올해 상반기 나온 앨범 중 가장 의외의 완성도를 보였던 앨범입니다. 사실 미국 본토에서 이 친구들에 대한 기대치는 컸던 모양이에요. 첫 앨범 만으로 마니아들도 많이 생긴듯 하고. 또, 영화 출연 덕택에 얼굴들도 세간에 많이 알려졌죠. (데니스 퀘이드와 르네 루소 주연의 영화 [Yours, Mine and Ours]에 극중 등장하는 밴드로 출연했습니다.)


저는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우선 첫 앨범인 [Letters to the President]가 그렇게 눈에 띄는 앨범은 아니었거든요. 재기 발랄하게 잘 만들어진 앨범인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요즘 쏟아져 나오는 여타의 펑크락 밴드들에 비해 유별나게 튀는 느낌도 없었어요. 그냥 무난했죠.


물론 이들의 두번째 앨범에서 새로운 것을 기대할 법도 했습니다. 일단 멤버들이 대거 교체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것에 기인한 기대라면 호크 넬슨의 전작에서 보여줬던 스타일의 확장을 기대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입니다. 말그대로 새로운 밴드 하나를 만나는 기대감이라고 하는게 더 적절하죠. 하긴 팀의 간판인 메인 보컬도 새롭게 바뀌었으니 이런 식의 기대가 지나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대치의 출발이 어디인들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Smile, It's the End of the World]는 분명 진일보한 호크 넬슨의 음악을 보여줍니다.


전작과 비교하면 이런 특징은 더 두드러지죠. 전작은 굉장히 많은 부분에서 릴라이언트 케이를 연상시키는 펑크 분위기가 두드러졌습니다.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그 중 상대적으로 호크 넬슨 자신들의 것이라고 부를만한 것이 살아 났습니다. 리듬이나 하모니보다는 빠르게 생동하는 듯한 비트의 반복에 무게감이 있는 릴라이언트 케이의 스타일 보다는 좀 더 멜로딕한 부분이 보여지거든요.


대표적인 곡으로 세번째 트랙인 "Bring 'Em Out"을 들 수 있겠군요. 이 곡은 반복적 비트와 샤우팅의 흐름에 괜찮은 후렴부를 가미하면서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 내거든요. 이보다 약간 느린 전반적인 곡들 "The One Thing I Have Left", "The Show" 같은 곡도 무척 좋습니다.


하지만 정말 진가를 더 잘 보여주는 것은 발라드 곡들입니다. 얼마전 CHR 차트 1위를 등극한 "Everything You Ever Wanted"와 "Zero"같은 곡들이요. 십대들의 자기 학대와 자살 문제 등에 포커스를 맞춘 "Zero"같은 곡의 가사는 특히나 이들의 팀 사역의 방향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귀에 붙는 느낌은 빠른 싱글들과 곁가지를 틀지만 굳이 손을 들라면 발라드 곡들이 더 멋진 앨범입니다.



정리하죠. [Smile, It's the End of the World]는 좋은 앨범입니다. 하지만 사실 호크 넬슨이 대단한 시도를 통해 이 두번째 앨범을 꾸민 것은 아닙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다시 한번 굳이 이야기 하자면, 선배 밴드 스타일의 답습이 주가 되었던 느낌에서 조금 더 자신들의 스타일을 발한 것 뿐이죠. 이 과정에서 멤버 교체가 그런 변화에 더 무게를 실어줬을 테고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모던락 공식에 충실한 음반을 만든 셈입니다.


그럼에도 호크 넬슨이 재단된 느낌처럼 딱 맞는 음악적 접점을 찾아낸 성과는 대단합니다. 유달리 앨범안에서 이들의 연주와 보컬이 편안해 보이기도 하고요. 다음 앨범에서도 완급한 시도 없이 이런 음악을 들려줬으면 좋겠어요. 이 앨범처럼 적어도 한 동안 플레이어를 떠나지 않으며 흥겹게 들을 수 있는 그런 앨범으로요.


(20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