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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마이클 카드 Michael Card [Sleep Sound in Jesus] (1989)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4.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Phil Naish & Michael Card

(1989/Sparrow)






1989년 마이클 카드는 그의 음악 스타일에 걸맞는 프로젝트인 [Sleep Sound in Jesus]를 발표했습니다. 이미 [The Ancient Faith] 시리즈의 첫번째인 [The Beginning]을 시작하면서 가뜩이나 바빴을텐데 비교적 무리수를 둔 셈이지요.


하지만 [Sleep Sound in Jesus]는 정말 작은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그렇게 부담감이 많았으리라고는 생각치 않아요. 이 앨범은 제목대로 아기들을 위한 자장가 앨범이었고, 곡의 분위기나 앨범 컨셉까지 이 모든 것에 어울리게 만들어졌죠.

독특한 것은 수록곡의 반가량을 카드와 함께 베스티 헤르난데즈가 불렀다는 점입니다. 카드의 부드러운 보컬이나, 헤르난데즈의 다정한 보컬 모두 노래의 분위기에 잘 어울립니다. 가끔가다 둘의 듀엣도 있고, 이런 곡들에서는 곡의 분위기를 축으로 좋은 화음을 잘 드러냅니다. 헤르난데즈의 보컬이 카드에 비해 너무 뚜렷해 보이는 대조가 있지만, 의도적으로 보컬의 균형을 그럭저럭 잘 맞추고 있어요.


15곡이라는 적잖은 분량이 들어 있는 앨범이지만, 모두 소품처럼 짧디 짧아요. 앨범의 후반부에 가면 1,2분 남짓의 곡들이 태반입니다. 그래서 앨범 전체의 분량도 얼마되지 않고요. 하지만 구성의 간결함은 자장가 앨범이라는 모토에 더 부합하는 바가 있습니다.


실제로 앨범 자체가 굉장히 - 이런 표현 쓰기는 싫지만 - 기능적입니다. 바로 위에서 이야기했던 앨범의 간결함도 그렇고, 곡의 가사라던지 최대한 간결하게 구성된 편곡 등 모든 것이 정말 아기가 자는 방에서 들려줄 만한, 혹은 태교 - "Lullaby for the Unborn"같은 노래의 제목을 봐도 알 수 있죠-를 위한 노래들 같아요.


노래들도 평범합니다. 심지어 15곡 중 리듬이나 멜로디가 비슷한 노래들도 꽤 있는 편이에요. 하기야 앨범의 흐름을 염두에 두고 곡들이 만들어지다 보니까 이런 결과를 피할 수 없었을거라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그래도 싱글 자체로 참 좋은 노래들도 있어요. 카드의 아들을 위한 노래인 "Dreaming Jacob's Dream", 타이틀 싱글인 "Sleep Sound in Jesus", 카드와 헤르난데즈의 듀엣이 유달리 돋보이는 "Wordless Ones"같은 곡들은 그냥 카드의 여느 앨범의 발라드 싱글 정도로 감상해도 좋습니다. 민수기를 인용한 축복의 노래인 "Barocha"는 [The Beginning]에 이어 리메이크 된 곡이라 반가움을 더하고요.


카드의 앨범에서는 의외의 인기를 불러일으킨 앨범이었습니다. 자장가 앨범이 주는 소박한 느낌과, 구성상의 간결함 때문에 화제의 축이 되지는 않았지만, 이후 간간히 발표되었던 여타 가수들, 혹은 옴니버스로 만들어진 자장가 앨범의 모범격이 되었지요.


카드 자신도 [Come to the Crade]이라는 속편을 만들었지만, 큰 화제는 못끌었습니다. 애초에 속집을 만들었다는 자체가, 간결함을 모토로 하는 자장가 앨범에 안 어울린다는 느낌도 좀 들긴 해요.



벌써 10년도 넘은 앨범이 되었네요. 국내에 라이센스 되어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앨범 중 하나지요. 아마 카드의 음악적인 팬으로서 사는 경우 이외에도, 아기가 있는 집 - 혹은 자신의 아기를 위해 사려는 사람들도 적잖을 겁니다. 저도 선물용 앨범으로 몇번 산 기억이 있거든요.


(2001/11)


PS : 커버의 사진과 그림에 나온 아기는 카드의 아기가 아니랍니다. 카드의 막내아들인 윌이 자장가 앨범의 모델이 되기에는 이미 좀 컸었나 보네요. 하지만 부클릿의 안에는 카드의 가족들 사진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