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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마이클 W 스미스 Michael W. Smith [i2(eye)] (1988)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4.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Michael W. Smith & Wayne Kirkpatrick

(1988/Reunion)





[i2(eye)] 는 앨범 자체의 높은 완성도 만으로도 스미스의 팬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앨범이지만, 그의 디스코그래피 상에서도 나름대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앨범이기도 합니다. 이 앨범의 전 앨범이 라이브 앨범이었고, 다음 앨범이 캐롤 앨범이었으니 스튜디오 프로젝트만 따진다면 앞뒤로 2년의 간극이 있었던 앨범인 셈이죠. 물론 앞의 스튜디오 앨범은 그 유명한 [The Big Picture] (1986) 이고, 뒤의 앨범은 더욱 유명한 [Go West Young Man] (1990) 입니다..


86년의 [The Big Picture]는 이전의 앨범들에 비해서 폭발적인 락 사운드를 도입한 앨범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The Big Picture] 는 그 락무드에 있어서, 힘은 있으나 다듬어진 세련됨이 부족한 앨범 이었습니다. 스미스 특유의 반복과 분위기 면에서의 차일디시한 면모도 다분히 보여졌고요.

물론 이런 부분이 크리스찬 음악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되는 건 아니지만, 조금 더 성장된 편곡과 사운드는, 데뷔 후 두번째 앨범에서 그래미상을 받을 정도였던 스미스같은 거물 가수에게는 반드시 해결해야할 일종의 과제였습니다.


[i2(eye)]에서 스미스는 그 과제를 훌륭히 해결 했습니다. 개성적인 곡들의 분위기는 일렉 사운드와 어쿠스틱한 부분을 잘 배합하며 지루한 분위기를 제거했으며, 때로는 직설적, 때로는 심미적인 가사들의 배합은 노래들과 잘 맞아들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스미스 부인의 뒤를 이어 그의 가사를 전담하게 된 웨인 커크패트릭의 영향이 컸겠지요.


커크패트릭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i2(eye)]에서 프로듀서로서 그의 영향력은 얼마만큼 반영 되었을까요?


어찌 알겠어요? 하지만, 커크패트릭과 작업했던 다른 가수들의 앨범-에이미 그란트, 수잔 애쉬턴 etc.-을 생각하면, [The Big Picture] 에서 과도하게 쓰여진 일렉 사운드들을 감쇄시키는데는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해 볼만 합니다.



물론 [The Big Picture]에서 강렬한 사운드가 '과도'하게 쓰였던 것이 이 앨범의 단점은 아닙니다. 애초부터 그 앨범에서 스미스와 브라운 배니스터가 지향했던 방향이 그랬으니까요. [i2(eye)] 는 [The Big Picture]의 강한 흐름에 차분함과 유연함을 더한 앨범일 뿐 입니다.

우리는 이런 연이어진 앨범의 대조성을 98년 앨범인 [Live the Life] 에서도 본 적이 있습니다. 전 앨범이 강렬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차분한 부분이 많았던 것이 차이일 뿐이죠.


게다가 전반적인 앨범의 흐름에 발라드가 많이 가미되었을 뿐, [i2(eye)]의 몇몇 락 싱글들은 그 사운드 면에서 오히려 [The Big Picture] 보다 더한 강렬함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스트라이퍼의) 마이클 스위트, 오즈 팍스와 함께 한 "All You're Missin' is Heartache" 와 "Help You Find Your Way" 같은 곡들은 곡이 갖고 있는 파워와 스피디함에 있어서 지금까지 스미스의 앨범들 중에서도 최고조로 놓을만 합니다.


또 "Live and Learn"이나 연주곡 "Ashton"은 이전 앨범에서 잘 보이지 않았던 어두운 분위기도 창출하고 있고요.


몇몇 발라드 싱글에서는 철저하게 어쿠스틱한 면모를 보이면서 이런 락 싱글들과 대조되는 흐름을 만들어 갑니다. 첫 곡인 "Hand of Providence" 의 개구진 분위기라던지, 현악 협연으로 비감마저 상승시키는 "I Miss the Way" 같은 곡이 대표적이죠.


반면 "I Hear Leesha" 라던지 "Pray for Me" 같은 곡은 키사운드가 두드러져 보이는 그의 전형적인 (이전 앨범까지만 따진다면) 발라드이지만, 대부분의 곡에서 이미 조성된 분위기 때문에 무리없이 그 흐름에 합세합니다.



또, 90년 [Go West Young Man]까지 이어진 스미스 앨범의 곡 구성 형태도 충실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한개의 프레이즈 송 ("The Throne")과 한개의 연주곡 ("Ashton") 말이에요.


여기에 또 있습니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케이블 공개방송 프로그램이었던 [Fire by Nite]의 요청으로 4명의 리유니언 아티스트가 2개씩의 뮤직 비디오를 제작했는데, 이때 이 앨범의 두 곡이 스티븐 예이크에 의해서 뮤직 비디오로 만들어진 것이죠. 바로 "Secret Ambition"과 "I Miss the Way"의 뮤직 비디오였습니다. 케이블 티비의 수주로 만들어진 뮤직 비디오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멋진 화면을 보였던 이 비디오들은 당시 CCM계에서 큰 화제가 되었고 "I Miss the Way"는 도브상 단편 부문을 수상했죠.


앨범 자체에서, 또한 앨범 밖에서 여러모로 큰 일들을 많이 벌인 앨범인 셈이지요.


이러한 앨범의 완성도와 흥행적인 요소들은 종합적으로 그의 이름을 대외적으로 어필하는데 큰 역할을 했고 89년 [Christmas] 이후, 그는 정식으로 일반 음악계에 데뷔하게 되지요. 물론 큰 성공을 거뒀고요.



성공을 거둔 앨범이라는 점에서, 또 상업적인 판매량의 측면에서 [Go West Young Man]이나 [Change Your World]는 충분히 기억할 만한 앨범들입니다. 하지만 그 교두보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i2(eye)]는 더더욱 기억할 만한 앨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9/08)


PS: 앨범에서도 언급 되어 있지만, "Ashton"은 프랭크 페레티의 소설 [This Present Darkness] 를 위해 만들어진 곡입니다. (소설의 무대가 되는 마을의 이름이 '애쉬턴'이죠.) 뉴에이지 집단과 맞서 싸우는 천사들의 이야기인 이 소설을 연상하면, 연주곡의 키 사운드는 그야말로 칼이 맞부딪히는 소리처럼 들립니다. 한번들 찾아 읽어 보실만 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