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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자스 오브 클레이 Jars of Clay [Furthermore:From the Studio,From the Stage] (2003)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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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ed by
Jars of Clay

(2003/Essential)




자스 오브 클레이의 새 앨범 [Furthermore]는 공식적인 절차를 경유해서 발표된 새 앨범치고는 이례적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들이 발표한 이전의 비공식 싱글들과 형태가 비슷합니다. 레퍼터리 대부분은 기존곡들의 리메이크로 채워져있지만, 약간의 변주를 가미해서 앨범 자체의 가치를 높인 그런 앨범들 말이에요.


사실 이런 앨범이 정규 앨범과 대등한 위치에 놓이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더블 앨범으로 만들어진거죠. 일단 2CD라는 스케일이 압도적이니 어느정도 구색은 갖춘 것처럼 보입니다.
 

이 두 장의 앨범은 각각의 핸디캡이 있습니다. 첫번째 시디인 [From the Studio]는 수록곡 대부분이 리메이크 곡이라는 점을 들 수 있겠고, 두번째 시디인 [From the Stage]는 라이브 실황이긴 하지만 이미 2002년에 발표된 [11 Live]의 비디오와 DVD의 오디오 컷이라는 점을 핸디캡으로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 앨범들은 자체적인 보완책도 갖고 있습니다.


리메이크 앨범이긴 하지만 세개의 신곡은 분명 적잖은 분량입니다. 게다가 리메이크만 멋들어지게 이뤄졌다면 레퍼터리의 번복이 있다하더라도 신곡 못지 않은 참신함을 줄 수 있을터인데, 다행이 이 앨범은 그 수준을 넘었습니다.


또, 라이브 컷이긴 하지만 음반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분명 팬들에게 남다른 선물이죠. 약간의 발매 기간 차이가 있을뿐이지만, 실황 앨범이 비디오와 오디오로 만들어지는 것은 비교적 흔한 일입니다. 팬들이 이 음반을 영상과 분리된 느낌으로 받아들이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거에요.


한마디로 각각의 앨범이 가질 수 있는 맹점을 플러스 요인으로 극복한 셈입니다. 이런 앨범이 두장으로 만났으니... 자연히 이 앨범은 최고의 반열에 올릴만 합니다.



- [Fromt the Studio]


이 어쿠스틱 리메이크 앨범의 흐름은 대부분 기본곡의 흐름을 잘 따라갑니다. 사실 이 팀의 음악 자체가 기본적으로는 이런 루츠사운드에 닿아 있었으니 어쿠스틱 리메이크가 유별나게 보이지도 않고요.


어쿠스틱 사운드의 소박함은 오히려 곡들의 숨겨진 내음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Frail" 같은 곡은 이런 효과를 더 잘 머금은 곡이죠.


하지만 "The Eleventh Hour"이나 "Needful Hands"같은 곡은 원곡과의 차별된 느낌이 비교적 희석된 노래에 속합니다. 특히 발표된지 얼마 안된 노래라는 점에서 "The Eleventh Hour"는 어쿠스틱으로서의 무개성이 더 크게 느껴져요.


반면 "Liquid" 이나 "Love Song for a Savior" (모두 첫 앨범의 수록곡들이네요) 에서는 오히려 오리지널의 느낌을 전환시키는 방법으로 참신함을 줍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원곡이 갖고 있던 '밝음'과 '어두움'의 심상을 증폭시킨거죠. "Liquid"은 장중한 곡이었지만 곡의 느낌이 갖고 있던 무거운 느낌이 이 리메이크에선 더욱 강해졌습니다. '밝은 느낌'의 곡이었던 "Love Song.."도 두드러지는 드럼비트등을 통해 그 느낌이 한층 더 발랄해졌고요.


신곡들은 지극히 차분합니다. 그 차분함때문에 리메이크 된 곡들과 잘섞여 구별하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나쁜표현으로 본다면 멜로디와 하모니가 개성이 부족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앨범의 일관성을 잘 유지했다고 보는 것이 나을듯 하네요.


특히 최소한의 인스트루멘탈을 지향한 듯한 "The Valley Song"은 밴드의 자전적인 느낌을 주는 가사와 함께 제일 인상깊은 호소력을 남깁니다. 이곡에 이르게 되면 스티브 메이슨과 매트 오드마크의 기타, 찰리 로웰의 키연주만큼이나 댄 하셀틴의 보컬도 이 그룹의 중요한 악기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됩니다.



- [From the Stage]


이 음반에 담긴 라이브 트랙들은 실황 앨범이 가질 수 있는 특유의 현장감을 한껏 머뭄고 있습니다. 몇년전 어눌한 모습을 보였던 그들의 라이브에서 몇배나 진일보한 셈이죠.


또 선정된 레퍼터리 들도 지금까지 발표된 스튜디오 앨범들의 주요곡들로 잘 안배가 되어있고요. 단순히 힛트싱글만을 나열한것이 아니라, 이 라이브 앨범을 한장의 앨범으로 따로 뗀것처럼 11곡의 노래들이 흐름의 기복을 잘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물론 편집의 역량이 컸겠죠.)


그 안에는 앨범과 앨범 사이의 연결고리도 보여집니다. [If I Left the Zoo]의 수록곡인 "I'm Alright" 와 [The Eleventh Hour]의 수록곡인 "Revolution"의 흥겨움이 가스펠적인 코러스의 지원으로 상승무드를 타게 됨을 느끼는 순간 앨범은 자연스레 클라이막스로 가지요. 이것만으로도 이 앨범은 충분히 들어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두 장의 앨범이 갖고 있는 개성은 정규앨범의 그것에 못지 않습니다. 다만 '리메이크'와 '라이브'라는 꼬리표가 그 느낌을 감쇄시킨다는 생각때문에 두장을 합쳤는진 몰라도 아무튼 정규앨범 발표가 채 1년도 안되어서 자스는 멋진 선물을 팬들에게 남긴 셈이에요.


(2003/03)


PS : 자켓의 스틸샷은 [11 Live]의 화면 캡춰 사진들이고.. 나머지는 댄 하셀틴이 직접 찍은 사진들이랍니다. [The Elventh Hour]의 자켓도 이 친구 작품이었죠. 점점 사진 매니아가 되어가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