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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마이클 잉글리시 Michael English [A Michael English Christmas] (2003)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9.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Michael Sykes, Michael Lloyd & Mike Curb

(2003/Curb)





간만에 돌아온 마이클 잉글리시의 캐롤 앨범 [A Michael English Christmas]는 그가 멤버로 활동했던 게이서 보컬밴드 시절의 음악으로 되돌아간 분위기입니다. 전형적인 서던 가스펠이요.


물론 최근의 앨범들이 이런 무드를 조금씩 갖고 있긴 했죠. 하지만 솔로 활동 초기에 선보였던 팝적인 스타일이 짙게 배였던 스튜디오 앨범들과는 달리, 이 앨범에서는 전형적인 느낌의 인상이 짙어요.


아마 캐롤 음악들에 담겨있는 전통성이 이런 느낌에 한몫을 했을거에요. 그래도 어덜트 컨템퍼러리 음악의 정상까지도 다다랐었던 그의 경력을 생각하면, 팝적인 스타일로의 변화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었을 테지만 그러지 않았죠.


컨트리 음악을 전문으로 다뤄왔던 프로듀서 진영도 이런 분위기 조성에 일익을 했을겁니다. 그중 한명인 마이크 커브는 이 앨범의 제작사인 커브 레코드사의 사장. '서던 버젼'의 르앤 라임스를 만들어냈던 바로 그 사람이죠. 결국 이 앨범의 서던 음악 냄새는 선택에 의한 결과입니다.



팝스타일의 화려함이 감쇄된 음반이라면 결국 잉글리시의 보컬에 크게 의지할 수 밖에 없겠죠. 그리고 잉글리시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 앨범을 아주 여유롭게 이끌어 나가고 있습니다. 별다른 치장이 필요가 없을 정도죠.


빠른 템포의 곡에서 가스펠 분위기의 백그라운드 보컬들이야 필요한 지원군이었다 쳐도, "Let's Make a Baby King" 같은 노래의 중간에 나오는 보코더 이펙트같은건 도대체 왜 들어갔는지 이해가 안갈 정도로 잉글리시 보컬은 그 자체로 순수하게 제 역할을 잘 해냅니다.


사실 늘어지는 느낌의 발라드에서는 그 느긋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보컬의 기교가 좀 남용된다는 느낌이 없지 않아 들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무난합니다. 확실히 그는 아직도 멋진 보컬리스트입니다.



하지만 고음역대의 파워풀한 보컬을 이 앨범에서 한껏 느끼기는 힘듭니다. "Silent Night" 이나 "O Holy Night" 같은 곡에서 엇비슷한 느낌을 좀 들을 수 있지만, 여기서는 오히려 너무 정석으로 부르고 있고 전체적으로는 웬지 좀 지쳐있다는 생각까지도 들게해요.


하기야 그도 음악활동 10년째입니다. 또 지나온 기간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던만큼 지치기도 할 만 하죠. 그런 점에 있어서 이 캐롤 앨범은 그에게 정말 쉼의 의미를 주는 앨범이기도 할 겁니다. 부클릿에 나와있는 회고에도 이런 요소들이 잘 드러나 있고요.



[A Michael English Christmas]는 아주 모범적인 앨범입니다. 지나치게 모범적이어서 오히려 그의 팬들에게는 별다른 큰 감흥을 안겨주기엔 역부족으로 보이기도 할 정도에요.


하지만 팬들이 받는 평범한 느낌과는 별도로 잉글리시는 이 앨범을 정말 느긋하게 즐기며 만든것 같습니다. 바꿔 말하자면 그가 정말 만들고 싶었던 스타일의 앨범이었을 것이라는 의미죠. 그 의지가 성탄앨범으로 만들어진건 꽤 좋은 결과를 일궈냈습니다.


(2003/12)


PS : "Mary, Did You Know?"의 리메이크는 너무나 당연한 선곡이었겠죠? 역시 잘 부르네요. 편곡도 멋지고요. 아마 이 앨범의 큰 의의중 하나가 될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