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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캐스팅 크라운스 Casting Crowns [Casting Crowns] (2003)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9.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Steven Curtis Chapman
& Mark A. Miller

(2003/Beach Street)




신인그룹 캐스팅 크라운스의 모습은 이래저래 다른 선배 밴드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컨트리/포크와 결합된 락 스타일의 음악이라는 점에서 작년에 출범한 빅 대디 위브를 비롯한 최근의 여러 신인밴드들을 연상케하고, 리드싱어인 마크 홀의 거침없는 보컬은 머시미의 리드보컬 바트 밀라드와 비슷하고요.


혼성으로 구성된 대규모의 밴드 멤버들은 사진만 슬쩍봐도 케이드먼스 콜을 떠올리게끔 합니다. 게다가 밴드명의 이니셜도 케이드먼스 콜과 같은 'CC'네요! ^^;


하지만 외양적인 인상보다도 더 놀라울만한 점은 음악적인 본령에 있어서 이 밴드의 음악이 스티븐 커티스 채프먼을 연상케 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선입견은 있죠. 이 음반의 프로듀싱을 채프먼이 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선입견을 제한다 하더라도 "Voice of Truth" 같은 노래를 듣다보면 채프먼의 음악 스타일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겁니다.



예, 어느정도 프로덕션의 기획력이 팀보다 앞서 있는 밴드이긴 합니다. 우선 이들을 진두지휘한 마크 밀러가 컨트리 음악계의 신화인 소여 브라운의 리드 보컬이었거든요. 밀러의 기획과 프로듀싱만으로도 충분히 화제의 반열에 올릴만한데, 여기에 스티븐 커티스 채프먼의 프로듀싱까지 가미했으니 말 다했죠.


하지만 캐스팅 크라운스 자체도 아틀란타를 근거로 한 언더그라운드 활동으로 잔뼈가 굵은 팀입니다. 앨범으로 만들어질때 프로덕션의 입김이 가미되었을 수는 있지만, 그래도 그 뿌리에서 이들의 음악안에 담긴 본질적인 활력은 여전히 빛납니다. 물론 그 대부분은 두장의 독립음반에서 연마된 것이겠죠.



일단 귀에 들어오는 것은 두 여성 보컬인 멜로디 드비보와 메간 개럿의 목소리입니다. 혼성 그룹이라는 점에서 케이드먼스 콜과 비교를 했지만, 드비보와 개럿의 여유있으면서도 선이 굵은 목소리는 케이드먼스 콜의 다니엘 영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그래서 백업보컬로 뒷받침을 할때도 보다 더 폭넓은 음악을 들려주죠.


컨트리에 기반을 두고 활동했던 제작진들의 영향력을 많이 받기도 했지만, 의외로 일렉사운드가 두드러져 보이는 것도 앨범의 특징입니다. "What If His People Prayed"나 "American Dream" 같은 곡에서 일렉기타 연주는 보컬과 함께 곡을 주도하는 역할까지도 하고 있거든요. 포크나 컨트리에서 뻗어나온 스타일이지만 그 진행이 락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덕분에 앨범이 지루하지 않게 잘 흘러갑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스티븐 커티스 채프먼이나 머시미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별 어려움없이 친근하게 받아들여질 만한 사운드에요.



가사에 담긴 메시지들은 모던워십의 앨범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American Dream"이나 "Voice of Truth" 처럼 에픽 스토리같은 요소가 가미된 가사들도 있어요. 이런면을 보자면 역시 또 스티븐 커티스 채프먼과 닮은 꼴이죠. 하기야 "Voice of Truth" 같은 곡은 직접 작사/곡을 해줬으니 그럴만도 합니다.



적절한 소개를 위해 선배 아티스트들의 이름을 경유하긴 했지만, 그것은 바꿔말하자면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음악을 하고 있다는 의미도 됩니다. 또 고유의 스타일 발산을 앨범 여기저기서 잘 해내고 있고요.


이 정도면 충분하죠. 음반에서 그룹이 갖고 있는 스타일을 감지할 수 있다면, 음반을 통해 팀의 역량 또한 어느정도 충분히 발휘되었다는 점도 마찬가지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앨범에서 별다른 아쉬움은 안느껴져요.


평이 좀 무미건조했나요? 마무리하죠. 한해의 끝자락에 등장한 팀이지만 캐스팅 크라운스는 2003년에 등장한 신인그룹들중 가장 주목할 만한 팀중 하나입니다. 차트나 도브상에서의 뒷심을 기대해보죠.


(20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