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ed by
Brown Bannister & Tedd T.
(only for new recordings)
(2003/Sparrow)
워낙 발표되는 앨범의 저력이 큰지라 이번 앨범은 굉장히 빨리 만난것 같군요. 물론 중간에 [O2]도 있었지만 이건 리믹스 앨범이니 스튜디오 프로젝트로 치자면 [Oxygen] 이후 거의 2년만의 앨범인 셈입니다.
물론 이 앨범도 정규 앨범은 아닌 컬렉션 앨범입니다. 이야기거리는 많지 않겠지만 그래도 한번 따라가보죠.
우선 셀렉션된 노래들은 지금까지 나온 앨범들을 기준으로 해서 잘 안배 되었습니다. 워낙 각각의 앨범에서 임팩트를 강렬하게 남긴 노래들이 많다보니 아마 곡선정에 어려움은 없었을 겁니다. 다른 가수들이나 찬양팀에 의해 리메이크 되어 널리 불려진 곡들은 최우선적으로 선정된듯 하고요. 그외에도 차트 액션이 강했던 노래들을 기준으로 올라가 있어요.
아마 아발론의 팬들, 아니 크리스천 음악의 전반을 즐겨듣는 이들을 대상으로 해서 '아발론하면 생각나는 노래들'을 물어본 뒤 나온 결과들만 쭉 늘어놓은 느낌입니다. 아주, 너무나, 지극히 모범스런 선정들로 리스트를 채웠어요.
재미있는 것은 크리스마스 앨범인 [Joy]의 수록곡 "Don't Save It All for Christmas Day"를 보너스 트랙으로 명시해놨다는 점입니다. 원래 크리스마스 앨범이나 라이브 앨범이 컬렉션 앨범의 선정에서 열외로 놓이는 것은 종종 보이는 일이지만, 그런 경우가 완전히 정례화 된것도 아닌데 보너스 트랙으로 표시해놓는건.. 좀 유난스러워 보입니다.
기왕 보너스트랙이라면 옴니버스 앨범에 참가했던 노래들을 실어보는 것은 어땠을런지. 하긴 생각해보니 이 팀이 유별나게 옴니버스 참가가 없던 팀이긴해요. 퍼뜩 생각나는 앨범도 노만 밀러의 [God with Us] 정도네요. 자기네들 캐롤송도 보너스트랙으로 담았는데 다른데 참가했던 캐롤송은 더 실어주기 까다로왔겠죠. :)
그러고보면 역시 진정한 보너스 트랙은 신곡들이죠. 게다가 16개의 트랙중 무려 3곡이나 새로운 노래들이고 모두 잘 만들어졌습니다.
"New Day"는 그 경쾌함부터가 여느 앨범의 헤드트랙으로 쓸만한 곡입니다. 어쿠스틱한 느낌이 짙으면서도 보컬들의 화음이 잘 맞물리고요, [In a Different Light]의 "Always Have, Always Will"과 느낌이 사뭇 비슷한, 적당히 흥겨운 분위기의 곡이에요.
또 다른 발라드인 "Everything to Me"는 매 앨범의 축을 이뤘던 감동적인 발라드 넘버들과 궤를 같이하는 싱글입니다. 솔로 보컬들의 리딩이 곡의 전반부를 장식하다가 웅장한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가는 그런 노래말이죠.
특히 가사가 아름다워요. 주일학교에서부터 배운 수많은 이야기들, 그러나 그 이야기들 안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났다는 메시지. "그분은 내 모든것, 단순한 이야기 이상입니다"라는 고백이 참 아름답습니다.
기왕이면 후렴부의 가사를 빌어서 제목을 "More Than a Story"로 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드는데... 그렇게 되면 데뷔 앨범 수록곡 - 그리고 이 컬렉션에도 수록된 "The Greatest Story"랑 약간의 충돌이 있을 수 있었겠군요. "가장 위대한 이야기"와 "이야기 이상의 것" - 이런식으로 의미의 병치가 될테니까요. (음반 만들기 참 힘들어요. 쯧쯧..)
마지막 신곡 "Pray"는 마이너 코드의 음모어린 분위기와 정갈한 화음이 잘 어울립니다. 먼저나온 두곡의 신곡에서 보여지는 활발한 진행, 느긋한 발라드 싱글과 잘 배치를 이루는 스타일의 곡이에요. 특히 새로운 멤버로 참가한 멜리사 그린의 당찬 보컬이 꽤나 잘 들리는 곡이기도 하고요.
멜리사 그린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또릿또릿한 보컬이나 금발의 외모가 데뷔멤버였던 니키 해스먼을 연상시키네요. 강렬함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세리 아담스와는 또다른 개성이 있어요. 게다가 트루쓰 출신이죠. 이제 트루쓰 출신이 멤버중 3명이 되었군요.
하긴 개인의 개성을 말한다 하더라도, 그룹의 색채가 멤버들 각각의 개성을 앞서는 팀이니 별문제 없이 자리를 잘 잡겠죠. 어쨌든 신고식을 위해 적당한 앨범으로 상견례를 잘한 셈입니다.(근데 왜 이 팀의 여성멤버 한자리는 이렇게 변동이 잦을까요?)
커버아트 이야기로 마무리. 우중충한 자켓이 좀 난감해 보이긴 하는데, 블랙과 골드톤이 어울리니까 나름대로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나기도 하네요. 멤버들 사진은 안쪽에 물론 잘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Avalon is...'하는 식으로 멤버들 이름을 소개한게 없어요. 그 덕분에 멜리사 그린의 이름도 안나왔구요. 그래도 첫 등장인데...불쌍해라.
(2003/04)
PS : Thanks to 섹션에 작년 가을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난 기획자 그랜트 커닝햄의 사진이 있습니다. 이 앨범은 그에게 헌정되는 앨범이라고 하네요. 아발론에게는 잊지 못할 사람이겠지요. 명복을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