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ed by
Brown Bannister
(2002/Reunion)
조이 윌리암스의 [By Surprise]는 참으로 은근한 인기를 끌고 있는 앨범입니다. 일단 입소문이든 차트액션이든 회자되는 노래들이 꽤나 많아요. 강렬한 무드의 "Surrender"가 인상깊은 노래였지만, 반면 차트에서는 "Every Moment"가 인기를 얻었고요. 이런 식으로 앨범 전체가 알차다는 느낌이 자연스레 듭니다.
사실 첫 앨범에서도 이런 느낌은 짙었죠. 당돌하다는 느낌이 들만큼 자신있게 뿜어져 나오는 보컬. 다양한 장르를 두루 섭렵하여 앨범안에 배치해놓는 구성. 모든게 그대로에요. 준수한 퀄리티는 당연한 결과입니다.
굳이 차이를 찾자면 팝/댄스 비트의 느낌이 팍 줄었습니다. 이전 앨범의 "No Less"라던지 "Serious"같은 곡을 찾기가 힘들죠. 굳이 들자면 "I Wonder"라던지 "Surrender"같은 곡이 있지만 역시 비트가 중시되는 댄스팝보다는 스트링 위주의 락적인 성향에 더 가깝습니다.
락적인 성향을 이야기했는데 비트 있는 싱글들은 정말 더 락에 가까와요. "New Day", "By Surprise" 같은 곡들은 여기에 복고적인 느낌까지 더하고 있죠.
다양한 스타일들의 열람에는 작곡으로 지원해준 사람들의 몫이 컸을텐데, 제일 눈길이 가는 사람은 제시 버터워쓰입니다. 개구장이 이미지의 락그룹인 데일리 플래닛의 리더죠. 같은 음반사 소속이니 도움을 줄 계기는 충분했겠지만 "Every Moment"나 "The Love of the Lord Endures" 처럼 클래시컬한 느낌의 발라드까지 작곡을 했다니 꽤나 놀랍네요. 이 친구의 재능도 눈여겨 볼만 할거 같군요.
여하튼 이 모든 곡들의 앙상블은 정말 훌륭합니다. 다소의 장르 전환이 있었다고 해도 전작과 그다지 크게 달라보이지도 않고요, 그런 전환조차도 윌리암스의 보컬이나 브라운 배니스터의 프로듀싱 역량안에 놓여있기 때문에 세세한 스타일의 변화시도도 신선하기만 합니다.
굳이 아쉬운 점을 들자면 앨범 이상의 인상을 주는 이미지 어필이 부족하다는 점이 떠오르네요. 물론 훌륭한 앨범을 만들었으니 제일 중요한 부분에 충실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죠. 하지만 전작의 좋은 장점을 계승한 음반이니 조금 더 부대적인 면을 강조해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았을 듯해요.
아무튼 펼치면 얄팍한 종이 한장으로 변하는 부클릿은 정말 맘에 안듭니다. (딴에는 윌리암스의 대형사진이 뒷면에 있다고는 하지만 CD 크기의 접힌선이 뚜렷한 사진을 브로마이드로 누가 쓰겠어요. -_-; )
확실히 20대 초반치고는 원숙미가 크게 느껴집니다. 한마디로 좀 조숙해뵈죠. 하긴 이런면을 생각하면 유별난 이미지 메이킹이 꼭 득이 되었을것 같지는 않기도 하네요.
아티스트에게 있어서 제일 중요한 부분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By Surprise]는 수작입니다. 적어도 윌리암스의 제작진은 그녀에게 제일 어울리는 노래, 혹은 그녀의 역량 안에 놓을 수 있는 음악을 잘 파악하고 있어요.
저라면 세번째 앨범도 이 정도 수준을 기약할 겁니다. 두장의 앨범에서 무서우리만치 안정된 모습을 보였으니 충분히 기대할 만하죠.
(20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