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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마이클 W 스미스 Michael W. Smith [This is Your Time] (1999)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5.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Michael W. Smith & Bryan Lenox

(1999/Reunion)




1993년 마이클 W 스미스의 10주년 앨범 [The First Decade]가 발표된 이후에 나온 앨범들은, 어떻게 보면 그의 80년대 앨범들의 새로운 컨버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Live the Life] 부터는 매번 프로듀서가 바뀌던 전례를 탈피하면서 마크 하임머맨, 브라운 배니스터와 각각 두번째 작업을 하기도 했지요.


제작진의 배경만 따진다면 [This is Your Time]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앨범의 프로듀서 브라이언 레녹스는 리유니언 레코드사의 사장을 역임한 적도 있었고, 잘 아시다시피 90년의 대 힛트작인 [Go West Young Man]의 프로듀서였습니다.


물론 [Go West Young Man] 자체가 그의 디스코그래피상에서 '튀는' 앨범은 아니었습니다. 섬세함으로 따지면 전 앨범인 [i2(eye)]가, 락적인 차별성을 생각하자면 다음 앨범인 [Change Your World]가 더 우세합니다. [Go West Young Man]이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했다는 차별성은 있지만, 이 앨범의 힛트는 앨범 자체보다는 게펜 레코드사를 통한 배급망의 확장에 힘입은 바가 더 큽니다.


어떻게 보면 스미스의 음반에서 프로듀서의 입김을 찾아내는 것이 우매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스미스 자신도 프로듀서로서의 입김이 센편이니까요. 하지만 레녹스와의 10년만의 해후는 분명 이야기거리가 될만 합니다. 레녹스 자신도 프로듀싱으로 이름을 내놓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거든요.



하지만 [This is Your Time]은 [Go West Young Man]의 밀레니엄판 업그레이드 앨범이 아닙니다. 오히려, [Live the Life]의 멜로우한 분위기가 약간 개구지게 재구성된 앨범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런 느낌을 부여한 일등 공신은 타이틀 싱글인 "This is Your Time" 입니다. 이 곡에 담겨있는 클래시컬한 웅장함은 90년대 중반이후 나온 스미스의 앨범들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프닝 연주인 "Rince De" 부터 연결되는 백파이프 연주도 [Live the Life] 의 "Song for Reach"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이런 느낌을 가중시킵니다.


그러나 더 큰 의의는 이 노래에 담긴 이야기들과 테마입니다.


컬럼바인 고등학교에 난입한 정신병자에 의해 유명을 달리한 17세의 소녀 캐시 버날이 총에 맞기전 범인의 면전에서 하나님을 부정하기를 거부했다는 일화는 사건의 잔혹함과 함께 그 비장함으로 이 곡의 무게를 더합니다.


분명 웬만한 필부의 신자에게는 큰 도전으로 다가올만한 일입니다. 짤막한 단어로 요약되지는 않았지만, 이 곡에서 보여지는 믿음과 결의의 메시지는 디씨 토크의 "Jesus Freak" 못지 않습니다.



"This is Your Time"이 본 앨범에서 갖고 있는 의의는 앨범의 무게를 좌우할 정돕니다. 하지만, 세부목록들을 찾으면, 의외로 이 앨범이 담고 있는 주된 테마의 대부분이 '가족'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속지의 가사들을 슬쩍만 봐도 무리없이 느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전작 [Live the Life]의 "Missing Person"의 연장선인 "Hey You, It's Me" , 그의 딸인 휘트니를 위한 곡인 "She Walks with Me", "I'm Gone", 그리고 95년 앨범에 실릴 예정이었다가 4년이 미뤄진 "Anna" 등은 모두 그의 가족들을 위한 곡입니다.


80년대 그의 앨범들이 마치 정해진 공식처럼 가족에 대한 노래를 한 곡씩 수록해왔던 루틴과는 달리, 이 앨범에서는 한개의 카테고리에 넣을 수 있을만큼 풍성합니다.


그 외에는 비슷합니다. 카나쿡 캠프를 위한 노래-"Worth It All", 영가 분위기가 나는 "I will Carry You", 새로운 프렌드 송인 "I will be Your Friend", 화합의 메시지인 "Everybody Free"와 "I still Have the Dream"... 이런 일련의 친숙한 테마들을 세다보면 어느새 13개의 트랙이 꽉 차버립니다.



이 가사들을 치장하는 음악들은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Live the Life]의 느낌을 연장시킨 것 같습니다. 타이틀 싱글의 Reprise가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구성, 클래시컬한 업그레이드 기타 등등이 그것이죠.


하지만 강하게 어필하는 어덜트 컨템퍼러리 싱글이 좀 부족해보인다는 느낌이 여전히 드는 것도 [Live the Life] 때와 비슷합니다. 이런 구성은 필연적으로 앨범 전체적인 흐름을 지루하게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Live the Life]에서는 "In My Arm's Again"같은 곡에서 큰 규모의 스트링 사운드로 절정의 느낌을 부여했죠. 이 앨범에서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클래시컬한 웅장함보다는 오밀조밀한 섬세함에 더 비중을 둔 듯해요.


그리고 이런 것은 단순하면서도 편안한 곡들을 만들어온 스미스의 역량에 더 기인합니다. 이런 면면에서 작곡가로서의 스미스를 느끼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입니다. 그의 노래들의 심플하고 반복적인 곡의 흐름들은 웬지 '아무나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그의 음악을 오래동안 들어온 팬들이라면 수려한 편곡에 힘입어 나온 스미스의 곡들의 '은근한' 매력이 분명 범상치 않음을 알고 있을 겁니다.



[This is Your Time]은 스미스의 앨범들 중에서 지극히 평범한 노선을 따라간 앨범입니다. 발매 첫주의 환상적인 판매 기록이 저으기 차별적인 느낌을 보여줄 수 있지만, 상업적인 성과를 떠나서 앨범의 음악들을 생각한다면 [This is Your Time]이 새롭게 음악적인 변화를 시도한 앨범이라고 말 할 사람은 거의 없을겁니다.


하지만 이런 무난함은 오히려 스미스 최고의 강점입니다. 팬들의 공감을 느끼며 끊임없이 애창될 노래들은 여전히 많이 실려있고, 감칠맛 나는 편곡들도 여전합니다.



물론 그 메시지들도 여전합니다. 우리의 일상에 혼재한 가치관들의 소중함, 단결과 화합의 메시지 등이야 언제나 그의 앨범에서 우리가 보아왔던 것들이고요.


하지만, 굽히지 않는 믿음을 설파하다 세상을 떠난 17살 소녀의 이야기는 분명 가벼운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달콤한 느낌마저 드는 스미스의 앨범에 비하면 미스매치가 아닐까 하는 느낌마저도 듭니다.


그러나 "This is Your Time"은 단순한 추도곡이 아닙니다. 스미스는 이 노래에서 모든 이들이 버널이 가졌던 그 믿음을 갖기를 원한 것입니다. 컬럼바인 사고의 교훈이 우리의 다짐이 되길 바란 것이고 이를 위해 캐시 버널의 이야기가 한 곡의 노래로 다시 태어났고요.


치장이 아닌.. 죽음 앞에서도 굽히지 않을 믿음의 용기.


어찌보면 한 소녀의 일화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었던 이 이야기가, 모든 젊은이들의 결의로 남을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다른 모든 것들을 차치하더라도 이 앨범은 충분히 그 의의가 있습니다.


(20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