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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아웃 오브 에덴 Out of Eden [No Turning Back] (1999)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5.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Lisa Kimmey Bragg,
Michael Linney,Todd Collins,
Toby McKeehan

(1999/Gotee)



94년에 고티 레이블이 처음 생겼을때로 돌아가 봅시다. 그때 창설 멤버로 나선 세 팀은 그리츠와 크라이스타파리, 그리고 아웃 오브 이던 이렇게 세 팀이었죠. 잠시 후에 자니 큐 퍼블릭이 가세하면서 고티는 적어도 보편성에서는 벗어나는 장르들을 아우르는 특징을 확고히 합니다. 레게, 힙합, 모던락...이런 장르들로요.


그리고 세월이 흘러 흘러...


요즘의 고티는 크게 두 줄기입니다. 크라이스타파리가 나간 이후로, 힙합과 얼번 음악을 기저로 하는 일당(?)들과 모던락 진영으로 나뉘었지요. 물론 크라이스타파리의 후신인 템플 야드가 여전히 레게 진영을 지키고 있지만... 한 팀 갖고는 좀 부족하니 껴주지 말도록 하죠. -_-;


게다가 이 두 진영에 속한 팀은 무서운 기세로 크리스천 음악계에서 각 영역을 차지하고 있고요. 속해있는 아티스트를 생각해 보세요. 그리츠, 제니퍼 냅, 캐티너스, 소닉플러드 ..... 그리고 앞으로 예고된 몇몇 아티스트들까지.


대단한 성과입니다. 양이나 질, 모든 방면에서 풍성해요.


다른 레이블 중에서... 화제는 모으고 있지만 두어팀의 슈퍼 그룹만의 후광이 너무 쎈 스퀸트라던지... 에헴, 크리스 라이스 이후로는 뒷심을 별로 못 발휘하고 있는 로켓타운의 경우를 생각하면 말이지요.


물론 두 레이블에 비해서 출발이 빨랐던 것도 있지만, 일단 주인장들의 사람 보는 안목이 뛰어나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 못할거에요. (정말 새로운걸 깨달을수록 부러움을 사게 하는군요!!)



이런 고티의 소속 가수들중에서 제일 가는 효자... 아니 효녀로는 역시 아웃 오브 이던 자매들을 안 들 수 없습니다. 디씨 토크의 라이브 백보컬 출신인 이들의 데뷔 앨범 [Lovin' the Day] 는 같은 시기에 나왔던 그리츠나 크라이스타파리의 데뷔 앨범보다도 훨씬 높은 판매고를 올렸고, 이 세 팀의 두 번째 앨범들 중에서도 결과는 같았죠.


마침 99년에 이 데뷔 동기들이 모두 세 번째 앨범을 냈지요. 고티 레이블 안에서도 이제 제니퍼 냅이나 소닉플러드같은 뉴커머들이 많이 생겨나 다소 분주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래도 OOE는 고티의 주력 아티스트이기에 대단히 큰 화제가 모아졌죠. 확실히 [No Turning Back]은 그리츠나 크라이스타파리의 앨범 보다는 많이 이야기 되고 있어요.



국내에서도 라이센스 된 앨범인 [More Than You Know] 는 대단한 성공작이었습니다. 이 앨범중에서 호응을 얻었던 두 노래를 한번 떠올려보죠.


타이틀 곡이었던 "More Than You Know" 는 이전 앨범의 대체적인 분위기를 집약시킨 타이틀이었다 치더라도, 스피디한 화음이 어우러진 "Greater Love" 같은 노래는 OOE의 새로운 면모를 보이게한 새로운 느낌의 곡이었죠. 물론 [More Than You Know] 도 그렇게 많지 않은 힛트 싱글만을 남기고 인기가 식어진 앨범이지만, 그 자체의 축을 이룬 노래들은 정말로 '인기곡'들 이었습니다.



[No Turning Back] 은 전작의 두 축을 이루고 있는 싱글들을 토대로 앨범내에서 여러개의 기둥을 만들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두 노래의 느낌과 비슷한 곡들이 연쇄적으로 복제 되었다는 의미죠. 거기에 몇곡의 달콤한 발라드와 게스트들의 도움을 받은 랩타임까지 어우러져서 음악적으로 너무나도 풍성한 앨범이 되었습니다.


음악적 스타일에 있어서 단순히 전작의 연장이 아닌, 전작의 성공 요소를 증폭시키고 새로운 면모까지 도입해서 체감적인 느낌마저 극대화 시킨 공로는 이 앨범을 기획, 제작한 모든 팀들에게 넘겨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겁니다.


게다가 그 중심에 팀의 리더인 리사 킴미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은 더더욱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합니다. 앨범의 프로듀싱은 네 명에 의해 이뤄졌지만, 타드 콜린스와 토비 맥키한이 프로듀싱에 참가한 곡은 11곡중 단 세 트랙 뿐이거든요. 킴미는 마이클 린니와 함께 거의 모든 곡의 프로듀싱과 작곡을 했습니다. (린니는 [More Than You Know]에서 "Greater Love" 단 한 곡의 공동 프로듀싱을 맡았었습니다.)


물론 킴미는 전작에서도 남편과 함께 프로듀싱을 맡았고, 타드 콜린스와 토비 맥키한이 제작했던 데뷔 앨범때 보다 더 그들의 보컬에 맞는 음악들을 만들어냈다는 평을 들었지만, [No Turning Back] 에서는 전작의 작업과 비교해서 더더욱 엑기스를 뽑아 낸 셈이죠.


아까도 말했듯이 이 앨범에 수록된 노래의 분위기는 몇개의 섹션으로 분류가 가능할 정도로 일관되어 있습니다.


(현재 차트에서 주목받고 있는) "River" 라던지, [Wow] 에 먼저 수록되었던 "If You Really Knew"처럼 리드미컬한 느낌이 있는 활발한 싱글들, "Window"나 "Spirit Moves", "Tommorrw" 처럼 스피디한 보컬의 화음이 들을만한 곡들, "Open Up Your Heart", "Here's My Heart", "Draw You Near" 처럼 감성적인 슬로우 발라드, 그리고 "No Turning Back", "Looking for Love" 처럼 랩이 실컫 가미된 싱글들로 말이에요.


[No Turning Back]의 미덕은 이런 분류의 느낌들이 어느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곡의 흐름을 최대한 뽑았다는 점에 있습니다.


또, 몇몇 부분에서는 게스트들과 연주에 무게를 실음으로써 이런 효과를 이뤄내기도 했어요. 앨범내 최고의 발라드인 "Here's My Heart" 에서는 캐티너스가, "Looking for Love"와 "No Turning Back" 에서는 그리츠와 노다버브스 (고티에서 첫 앨범을 준비 중인 가수입니다.)가 지원을 해줬죠. "No Turning Back" 같은 곡 에서는 단순한 브릿지 랩의 정도가 아닌, 전면으로 이 랩 게스트들이 드러나면서 앨범에서 클라이막스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특히 노다버브스의 랩은 그리츠의 그것보다 훨씬 활기차군요. 이 앨범에서의 참가로 본 앨범 발표전의 신고식을 충분히 치뤘다는 느낌이 듭니다. 첫 앨범 [The Syllabus]가 기대되네요.



이 앨범 발매 이후 제일 주목을 받고 있는 곡들은 대체적으로 활발한 느낌의 곡들인 "River"와 "If You Really Knew" 이고, 단순히 흑인 음악 장르의 보컬톤을 들려주기 보다는, 트리오의 화음과 연주의 맛보기까지 다 아우르면서 어필하는 이 곡들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이런 결과는 당연한 것 같습니다. 이 곡들은 R&B 나 흑인 음악에 큰 관심이 없는 AC나 팝 팬들도 많이 선호할만 하거든요.


사실 OOE의 음악이 제일 강세를 두고 있는 것이 이런 부분이죠. 아직 어린 보컬들이어서 그럴까요? 이들은 노래 중에서 럭비공처럼 튀어나가는 흑인 특유의 애드립 이라던지, 풍성한 성량을 바탕으로 한 고저를 넘나드는 보컬이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자주 들었던 여타 보컬들과는 상당히 틀려요. 좀 더 가녀리면서도 그만큼 뚜렷한 느낌이죠.


이런 차별적인 요소는 OOE의 음악이 나름대로의 개성을 갖게하는데 일익하고 있고, 일사불란한 화음이 이어지는 테크니컬한 보컬의 면모를 더더욱 내세움으로써 이들의 음악만이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무언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No Turning Back]이 괜찮은 앨범이 된 이유는 이런 느낌을 최고조에 올려놓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분은 "Window"나 "Spirit Moves"에서 더욱 강조됩니다. 세 자매들은 이 곡들의 후렴부에서 정해진 멜로디의 변형이 거의 없는채로 빠르게 보컬을 부르는데, 어찌보면 기계적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결국 이 부분도 개인 기량보다는 전체의 팀웍이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런 이유로 발라드인 "Open Up Your Heart" 와 "Draw You Near" 에서는 위의 곡들에서 느낀 느낌들이 좀 희석되고, 각 멤버들의 차분한 보컬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Here's My Heart" 에서 캐티너스와 함께 조성해가는 분위기는 압권입니다.



[No Turning Back]의 가사들은 지극히 평범하고 개인적입니다. 심지어 이 앨범의 송타이틀들만 보더라도 별 어려움 없이 곡의 내용들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죠. 랩이 잔뜩 들어가는 노래인 "No Turning Back" 같은 경우에도 꽤 많은 분량의 비유가 들어갈 뿐 그렇게 낯선 가사들은 아니에요.


제목만으로 뭔가가 좀 다른 느낌이 있는 곡은 마지막 곡인 "Sarah Jane" 인데, 뭐...예상할만 하겠지만 이 곡에서 등장하는 새러 제인이라던지 마커스 브라운은 믿음의 기로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보기위해 애쓰고 있는 외로운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러고 보면 이 노래 역시 낯선 가사는 아니지요. 우리는 CCM 가수들이 자신의 노래에서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며 그들에게 격려와 충고, 그리고 애도의 메시지를 들려주는 걸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 중에는 실존 인물도 있고, 심지어 그들의 실명을 쓴 경우도 종종 있었지요.


"Sarah Jane"에 나오는 두 사람-새러 제인과 마커스 브라운도 실명을 대상으로 한 것인지 궁금해지네요. 패밀리 네임까지 나오는 것이, 이름만 부르는 여타 노래들의 경우와 다르고, 또 중간에 그리츠의 커피가 읊는 랩에서는 스티비 원더의 비유까지 나올 정도로 일상적인 분위기를 풍기거든요. 하지만, 앨범 내에서나 현재 제가 취한 정보의 한계에서는 알 수가 없군요. (아참. 이 노래에서는 리사 킴미의 랩이 나옵니다. 꽤나 수준급이에요.)



오토 프라이스, 제이슨 할버트같은 고티 패밀리들부터 조지 코치니, 마이카 윌셔 (이 친구는 부인과의 활동 보다는 세션에 더 열심히군요.) 같은 수준급의 연주들이 이 앨범을 더욱 값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연주의 감칠맛은 굳이 보컬과 분리됨이 없어도 쉽게 느낄 수 있을 정도고요. 이런 배합이 결코 쉬운건 아니죠.


[No Turnung Back]은 개인적으로 OOE 최고의 음반이란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많은 분들이 같은 평일 것이라는 예상이 들 정도로 이 느낌에 자신감까지 더해지는군요. OOE도 소포모어를 걱정할 수준에 오른 셈이지요.


이런 성장이 그들의 병아리 시절, 선배들의 화려한 지원에 이어서 자성적인 노력으로 무리 없이 이어진 결과라는 점이 더더욱 맘에 듭니다. 그들의 선전을 기대하며!


(199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