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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비.라이스 B.Reith [Now is Not Forever] (2009)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9. 16.


비.라이스 B.Reith
[Now is Not Forever]
(2010/Gotee)

produced by
Brian Reith, Sal Oliveri, Michael Gungor, Jamie Moore, Bryan Lenox



신인 보는 눈 만만찮은 토비맥이 키워낸 또 한 명의 신인 비 라이스입니다. 하지만 정작 이 앨범 [Now is Not Forever]를 듣노라면 힙합적인 요소가 있다 뿐이지, 토비맥과는 굉장히 다른 뉘앙스입니다. 힙합의 비중이 중요하지만, 오히려 힙합보다는 어쿠스틱한 부분이 더 크게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그리고 이 특징이 비라이스의 음악을 실질적으로 규정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괴상 쩍을듯한 어쿠스틱과 힙합의 이 조합을 비라이스는 과감히 처리합니다. 사실상 안트로와 첫 곡인 "The Comeback Kid"를 지난 이후의 곡들은 진작에 이런 스타일의 본령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죠. 치장없는 어쿠스틱을 시작해서 흥얼거리는 라이스의 보컬로 이어지는 이 구성들은 앨범이 끝나기도 전에 벌써 익숙해집니다. 힙합 느낌의 교점이라고 할 수 있는 랩은 많은 가사들을 넣기 위한 충분한 그릇 역할을 하고 있고요.


오프닝인 "The Comeback Kid"는 인상적인 곡입니다. 힙합과 락을 결합시키는 토비맥과는 다른 양상이지만, 연주의 강렬함은 감쇄되고 래핑이 강조되는 것읻 더 웨스트코스트 힙합에 가깝게 느껴지죠. 다만 그 다음 곡인 "I Know"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더욱 더 메인쇼를 보여주는 느낌입니다. 히트 싱글인 "Mess"를 비롯해, "Antidote", "Wish That" 같은 곡들이 오히려 더 앨범의 색깔을 드러내는 대표곡입니다.


첫 메이져 음반이지만 거의 유년기부터 음악을 해왔던 사람이어서 그런지 [Now is Not Forever]에서 드러나는 가사들은 라이스 자신의 인생에 대한 회고와 낙천적인 관조입니다. "My Story" 같은 곡이야 노골적이지만, "I Know"같은 곡도 그런 테마에 속해있는 가사에요. 가사들은 결국 대부분 인간적인 한계를 말합니다. 뜻대로 가지 않는 인생, 뒤엉킨 삶, 해독제를 찾는 중독자들, 그저 바라기만 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속성.... 그럼에도 이 앨범의 테마가 낙천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흥겹게 흘러가는 음악덕분이기도 하지만, 어찌되었든 이 뒤엉킨 상황을 자신이 해결하려고 헛된 노력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힙합퍼 답게 목소리가 뚜렷하고 진취적이기도 합니다. "Old School"같은 곡은 전형적인 예죠. 태생적인 삶이 어떻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고 보호의 껍질을 깰 수 있다는 것은 그냥 좋은게 좋은거다라는 식의 관조주의보다는 좀 더 나아가는 가사를 들려줍니다. 이쯤되면 [Now is Not Forever]에서 라이스가 들려줄 이야기들이 모자랐다는 생각마저도 들어요. 미국의 대중문화와 연결된 본격적인 풍자의 이야기들을 라이스는 아직 더 아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힘 하나 안들인듯 유려하계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낸 비 라이스의 스타일은 오히려 비슷한 느낌으로 양산되는 여느 신인 락밴드들보다 더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그런 점에서 존 루벤이나 KJ-52 만큼의 일취월장을 기대할 법한 신인이기도 하고요. 국내에서의 라이센스는 실제로 출반된지 1년만의 일입니다. 이제 그의 성장세를 확인해 볼수 있는 두번째 앨범을 곧 만나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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