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ed by Brown Bannister
(1993/Warner Alliance)
[Hope]가 발표된게 1993년 중순이었습니다. 아직 [Michael English]의 열기가 채 식지도 않은 때였죠. 겨우 두 장의 앨범에서 커트된 싱글들이 차트의 수위를 차지하는 가운데, 94년 도브상은 잉글리시에게 무더기 트로피를 준비하고 있었고요. [Hope]의 승승장구는 예견되었지만, 곧이어 터진 스캔들 때문에 상업적인 단명을 해버린 앨범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짧은 기간동안이나마, "Holding Out Hope to You"가 CCM 카운트다운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무시못할 위력을 보였죠.
[Hope]의 음악적인 구성은 [Michael English]의 기본적인 흐름에 세련미가 더해진 것으로 보면 됩니다. 그렇다고 두 장의 앨범 중 딱히 우위에 놓을만한 것도 없고요. 하지만 앨범에 참여한 우군들에는 멤버 체인지가 다소 있었습니다. 신디 모건, (저스티스의) 브라이언 화이트, 바비 메이슨, 게리 채프먼, 밥패럴, (퍼스트 콜의) 마티 맥콜, 리사 베빌, 애쉴리 클리브랜드등이 작곡/백보컬로 참가했죠.
셀프 타이틀 앨범에서 RnB와 가스펠 콰이어가 앨범 흐름의중반을 잇는 양념역할을 했다면, 이 앨범에서는 "I've Got a Love"와 "A Place Called Hope"같이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곡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가스펠/RnB의 느낌에 앞서서 복고적인 인상을 더하는 이 곡들, 그리고 전반적으로 발라드 곡들이 많은 탓에 - 또, 그나마 있는 빠른 비트이 곡들은 모던 팝 보다는 빠른 매스콰이어의 분위기를 보이는 탓에 전체적으로는 60년대 태동한 소울/가스펠 앨범같은 느낌을 줍니다.
실제로 블루 아이드 소울의 영역에 적합한 CCM 가수를 꼽는다면 잉글리시만큼 적합한 사람도 없을 겁니다. 보컬의 색채보다도 그 성량에서 말이지요. [Hope]는 이후에 나온 가스펠 리메이크 앨범인 [Gospel]과 함께 그의 이런 특색을 가장 잘 나타낸 앨범입니다.
복고적인 음악지향과 세련된 편곡,연주가 결합된 결과는 매끄럽고 수려해보이지만 전작에 비해서는 다소 힘이 감쇄된 분위기입니다. 이런 이유로 잉글리시가 계속 활동을 했었다하더라도 크로스오버보다는 가스펠의 영역안에서 인기를 얻었을 겁니다.
하지만 가스펠도 메인스트림만큼 많은 앨범 구매층을 갖고 있었으니 이래저래 궁극적인 기대 유망주였죠. 게다가 "Message of Mercy"같은 곡은 잉글리시의 노래들 중에서 비교적 '번듯하게' 만들어진 최초의 뮤직 비디오이기도 했고요.
이런 모든 아쉬움을 생각하노라면 떠오르는 노래는 앨범의 마지막 곡인 "There's not a Crown without a Cross"입니다. 이 노래가 그의 진정한 고백이 된다면 분명 멋진 모습으로 재기할 그를 볼 수 있을텐데요
(20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