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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마이클 잉글리시 Michael English [Michael English] (1991)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4.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Brown Bannister

(1991/Warner Alliance)





마이클 잉글리시의 음악생활, 사생활의 행보는 참으로 보기에 가슴아픈 과정들이었습니다. 외람된 표현을 빌리자면 다소 극적이기도 했고요. [Michael English]와 [Hope], 두 장의 앨범이 모두 성공을 거두면서, 음악적인 역량에 있어서는 더 이상의 절정이 없을 것 같아보이던 그에게 닥친 일은 너무나 어이없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만큼 [Michael English]는 대단한 앨범이었습니다. 게이서 보컬 밴드에서 7년간 활동한 뒤, 솔로로 시작한 잉글리시의 보컬은 물만난 고기처럼 곡들의 흐름을 따라 뻥뻥 터져나왔고, 고백과 선포의 메시지들은 각 노래들의 고저를 따라 넘실넘실 흘렀습니다. 무엇보다도 처녀작다운 신선함과 당참이 있는 앨범이었고요.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에 이르도록 인스퍼레이셔널과 AC의 가교가 되는 역할은 대부분 샌디 패티에게 치우쳐져 있었는데, 남자 가수중에서 잉글리시가 그 물꼬를 튼 셈입니다. 물론 레이 볼츠나 스티브 그린같은 가수들도 있었지만, 그들 모두 보컬 파워에 있어서는 잉글리시에게 비견할 바가 아니었죠.


사실 잉글리시의 초창기 앨범들은 인스피보다는 팝적인 성향이 강했죠. 하지만 수직적인 메시지와 점잖은 외모 때문에 팝의 분류에 딱히 놓기도 힘들었고요. 이런 특색은 폭넓은 선호도를 얻는데도 일익을 했죠. [Michael English]의 제작진에 가서는 더욱 확고합니다. 브라운 배니스터 역시 이 시기즈음에 대중적인 인스퍼레이셔널 앨범분야에서 열성을 보였고요 (도브상 수상곡인 "God is in Control"이 수록되어 있는 트와일라 패리스의 [Where I Stand]를 제작-힛트시키기도 했죠.)


폴 라임, 타미 심즈, 블레어 마스터즈, 크리스 로드리게즈, 배리 그린, 재키 스트리트의 화려한 세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작사/작곡 파트는 더욱 현란합니다. 그때 즈음부터 도브상의 후보로 자주 올랐던-비록 수상은 못했지만- 돈 코치를 비롯해서, 필립스 크렉앤 딘의 멤버인 숀 크렉, 웨인 커크패트릭, 크리스 이튼, 심지어는 GVB 동료였던 마크 로우리 (이 친구가 얼마나 진지한 양반인지 사람들이 좀 알아 줘야할 필요가 있어요.)까지!


잉글리시의 앨범은 그의 보컬 타이틀 휘하에 대군이 지원이 뭉친 그랜드 프로젝트 같아 보입니다. 마치 팬들이 기다렸던 앨범처럼요.


그 응답은 곧이어 왔습니다. AC와 인스피 차트를 모조리 휩쓸고, 94년 도브상에서도 6개부문을 수상했죠. 신인이 데뷔한 이태에 이 정도의 돌풍을 일으켰던 경우는 거의 전무후무했죠.


두 번째 앨범인 [Hope]와 비교해서 이 앨범은 더 '신나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는데, "Solid as the Rock", "Start a Party", "Let's Build a Bridge"같은 곡이 이런 무드를 완전히 이끄는 리스트라고 한다면, "In Christ Alone", "Heaven" , "Do You Believe in Love", "Heaven" 같은 곡들은 깊은 감동을 주는 발라드들입니다. 특히 "Start a Party"에서는 도나 멕엘로이, "Let's Build a Bridge"에서는 브루클린 태버너클 콰이어등이 가세해서 RnB와 블랙 가스펠의 역동적인 파워를 가미해주기도 했고요.


수록곡의 전반적인 느낌도 좋은데다가, 이 앨범에는 핵을 이루는 싱글인 "In Christ Alone"이 있습니다. 고전적인 스크립트와 개인의 고백이 어우러진 이 곡의 감동은 한동안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아 있기에 무리가 없었고, 당연히 도브상에서 올해의 노래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김명식이 이 곡을 번안한 것은 다 아실테고..)


주변 이야기를 제외한다면 이 앨범의 평가는 극찬을 받을만합니다. 주변적인 이야기가 꼭 앨범의 평가에 결부될 필요를 크게 느끼지도 않고요. GVB의 수상을 제외하면, 그가 순수하게 이 앨범만으로 수상한 도브 트로피는 5개입니다. 그는 스캔들 폭로후 이 트로피들을 반납하려했지만, 주최측인 GMA는 도브상이 음악에 대한 상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이 반납을 수리하지 않았죠. 이후에 이 앨범의 판매권과 계약에 있어서 수많은 잡음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시사하는 바는 큽니다. 아무튼 음악적인 부분만 따로 떼어놓는다면 이 앨범은 (재차 말하건데) 명반의 대열에 올릴만 합니다.


리뷰에서 앨범 이야기를 많이 안했네요. 하지만 잉글리시의 앨범이야기가 이런 방향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는 것은 어찌보면 필요악일 수도 있어요


(200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