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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니콜 노드먼 Nichole Nordeman [Brave] (2005)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9.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Jay Joyce

(2005/Sparrow)





우리가 니콜 노드먼에 대해 크게 주목하게 된 것은 아무래도 [Woven & Spur] 이후입니다. 전작의 "Every Season"이 도브상 후보에 올랐었고, 이 앨범에서도 "Holy"가 연이어 후보에 올랐으니까요. 그리고 그 주목에 이어진 도브상 수상은 노드먼의 경력의 도약이 되었고요. 재즈에 기반하면서도 팝적인 뉘앙스를 잃지않는 노드먼의 음악은 여기저기서 회자가 되었죠.


물론 노드먼은 이런 평가를 받기에 마땅한 가수입니다. 하지만 굳이 아쉬운 점을 들쳐내자면 [Woven & Spur] 이전의 앨범들이 너무 상대적으로 축소되어 보인다는 점입니다. 첫 앨범인 [Wide Eyed] 부터 노드먼은 자신만의 음악에 대한 기본기가 잘 잡혀있는 아티스트였습니다.


조금 더 딴지를 걸자면 오히려 [Woven & Spur]가 오히려 노드먼의 색채를 잘 드러내지 못한 앨범이었습니다. "Holy"나 "Legacy"는 분명 명곡이었지만 그외의 곡들에서는 파퓰러한 느낌을 너무 의도적으로 집어넣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편견이 아니냐구요? 그렇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Brave]는 상당히 잘 만들어진 앨범이거든요. 전작처럼 어덜트 컨템퍼러리의 분위기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리듬이나 하모니의 흐름은 노드먼 특유의 자유분방하면서도 물흐르는 듯한 느낌과 잘 결합했고, 시작의 "Brave"와 "What If", "Real to Me" 모두 이런 흐름과 잘 연결됩니다.



주관적인 부분으로 만족할 만한 이런 지적들을 떠나서라도 인상적인 트랙들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특히 맘에 드는 것은 연결된 곡인 "Crimson"과 "Hold on" 이었습니다. 쇼팽의 음악에 가사만 붙였기 때문에 "Crimson"이 마치 전주처럼 들리지만 나름대로 완결성이 있거든요. 단조(minor)로 단조롭게 진행되던 "Crimson"과 이어지는 "Hold on"은 그런 느낌을 이어가면서도 뭔가 본론을 이야기하는 곡처럼 느낌을 자연스레 연장시킵니다. "Hold on" 곡 자체도 좋지만 "Crimson"과 이어진 곡이 뭔가 제대로 된 버젼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두 곡을 시작으로 앨범 중후반부에는 비교적 단조로운 곡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지만 그래도 앨범의 균형은 잘 유지됩니다. 각각 곡의 연주들도 한 곡이 진행되는 동안 점차로 다채로와 지고요. 단조로운 리듬에서 앨범의 힘을 유지하게 한 일등공신은 노드먼의 보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Lay It Down", "No More Chain", "Live" 모두 이런 완성도의 범주에 속하는 곡들입니다. 특히 복고스런 느낌에 중간의 파격적인 간주가 돋보이는 "No More Chain"은 특히 멋지군요.


남편을 위한 사랑 노래인 "We Build"는 이런 흐름에서 살짝 벗어나지만, 차분하게 앨범의 대미를 맺는 것으로 앨범안에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잘 맡고 있고요.


밥 딜런의 "Gotta Serve Somebody"의 다소 강한 리메이크는 선곡자체로는 신선하지만 웬지 앨범의 흐름을 깬다는 느낌도 듭니다. 차분한 흐름의 곡들이라도 앨범의 느낌을 잘 이어가는 [Brave]의 장점을 생각한다면 더 그렇고요. 차라리 마지막 곡인 "We Build"의 바로 앞에 넣었으면 나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드네요.



[Brave]의 모든 곡들은 타인을 위한 노래입니다. 용기를 주신 하나님, 그리고 그 용기를 바탕으로 얻게 되는 힘, 그 힘으로 바라볼 수 있는 미래, 그 힘으로 붙잡을 수 있는 인내, 이 모든 것을 찾기 위해 누군가를 섬겨야 된다는 독려의 메시지... 모두 가사 안에서 특정한 대상을 향해 들려지는 이야기 들입니다. 이것 또한 [Brave]의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그런식으로 따지면 마지막 두 곡인 "Live"와 "We Build"가 붙어 있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앞의 곡은 노드먼 자신의 고백이고 뒤의 곡은 남편을 위한 곡이지만, 노드먼의 시점에서는 결국 '우리'의 이야기니까요.


이런 메시지들이 다양한 음악의 색채를 입고 누군가를 위해 들려진다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에요. 노드먼은 [Brave]의 앨범 전반을 통해 이를 잘 해냈습니다.


(2005/08)


PS : 게시판에서도 꽤나 회자된 얘기지만, 스페셜 에디션을 들어보고 싶군요. 몇개의 가치있는 어쿠스틱 버젼은 물론이고, 아예 새로운 노래들도 두어곡이나 들어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