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REVIEWS/음반 ALBUMS

숀 맥도날드 Shawn McDonald [Live in Seattle] (2005)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9.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Christopher Stevens

(2005/Sparrow)





숀 맥도날드의 두번째 앨범은 2005년 가을에 발표될 예정이었습니다. 아마 별일없는 한 예상대로 가을에 출반될듯 해요. 확실한 것은 [Live in Seattle]이 예정된 두번째 앨범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 결과 [Live in Seattle]은 두 장의 정규 앨범 사이에 발표된 작은 앨범이 되었습니다. 별 대단한 야심이 없는 그런 소품말이죠. 간소한 부클릿도 그렇지만 첫앨범만 발표한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레퍼토리도 얼마 없을 공연 분위기나 단촐한 세션들, 여러 방면으로 정말 '작은' 앨범이에요.


하지만 의외로 그 속내는 알찹니다. 무명의 신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쏠쏠한 들을거리를 던져주었던 맥도날드의 첫 앨범 [Simply Nothing]처럼, 이 라이브 앨범도 의외의 부분에서 굉장히 깔끔한 진행을 보여줍니다.



이 실황은 2005년 1월 18일 시애틀의 마스힐 교회에 있는 패러덕스 홀에서 있었던 공연입니다. 시애틀은 맥도날드의 고향이기도 하고요. 전형적인 금의환향 라이브인 셈이죠. 분위기를 보아하니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공연같지도 않고, 맥도날드를 포함해 네명의 세션이 전부인 단촐한 구성은 그야말로 커피하우스 어쿠스틱 라이브 분위기의 전형을 들려줍니다.


전작인 [Simply Nothing]은 유별난 앨범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자신이 발할 수 있는 스타일의 반경 안에서 다양한 음악의 믹스를 들려줬던 앨범이었죠.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의 틀이 잡힌 이 라이브에서 [Simply Nothing]에 수록되었던 모든 곡은 어쿠스틱이라는 최종 필터를 거쳐서 들려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제한된 세션들을 통해서요.


그럼에도 노래들은 여전히 알찹니다. "Take My Hand"나 "Open Me"처럼 애초부터 원곡이 어쿠스틱의 느낌이 짙은 곡들은 물론이고, "All I Need"나 "Gravity"처럼 원곡에서 꽤나 많은 연주가 동원된 곡들도 자연스레 차분한 어쿠스틱의 분위기를 끝까지 일관시킵니다.


이처럼 일관성이 잘 유지된데는 [Simply Nothing]에 있는 거의 모든 곡들의 시작이 단선적인 기타 연주로 시작되는 곡들이라는 구성에 힘입은 바가 큽니다. 라이브의 노래가 시작될 때마다 음반에서 들었던 그 노래의 친숙함이 쉽게 다가오는거죠.


하지만 이 때문에 노래의 후반부에서 다양한 연주의 앙상블이 이뤄지는 음반 버젼에 비해, 끝까지 어쿠스틱 분위기로만 이어지는 라이브 곡들의 힘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지만 맥도날드는 이를 다른 방법으로 잘 보완했습니다.


사소한 요소로는... 우선 라이브의 곡들을 약간씩 빠르게 연주했습니다. 미드템포의 곡들을 약간씩 빠르게 연주함으로서 음반 전체로서는 하나의 메들리같은 간소함이 더해지지만, 반면 연주나 보컬의 리드미컬이 더욱 두드러져서 앨범이 지루하지 않게 되었죠.


여기에 맥도날드의 애드립, 세션과 보컬의 강조된 활용은 여유있게 화룡정점을 찍습니다. "Take My Hand"에서의 스캣, 여성보컬인 카라 플로리, 첼로의 강조된 연주등이 이런 요소에 속합니다. 라이브 무대에서 갖춰진 여건들을 100% 넘게 활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영어와 친숙한 사람들이라면 노래 중간에 이어지는 맥도날드의 신앙고백도 이 라이브의 큰 부분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는 마약과 폭력전과로 얼룩진 자신의 과거를 여과없이 드러내는데, 과장이나 신파없이 (마치 그의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주루룩 펼쳐지는 이야기는 분명 인상적입니다.


'나는 이랬던 사람이었고, 하나님의 구원으로 이렇게 되었다'고 떡하니 이야기를 던진 뒤, 곧장 그 무대에서 구원이후 만들어진 멋진 노래를 부르는 것만큼 큰 도전이 되는 일도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출반한 앨범이 한장뿐이지만 레퍼토리도 최대한 다양하게 선곡했습니다. 그가 독립 활동 시절에 불렀던 "Without You", 그리고 곧 나올 앨범의 수록곡인 "Home"과 "Perfectly Done"이 그 좋은 예죠. 여기에 여러 아티스트들에 의해 단골로 불려진 올드팝 "Over the Rainbow" (네, 디즈니 영화 '오즈의 마법사'의 주제가인 ' "Somewhere Over the Rainbow" 입니다.)는 멋진 클로징으로 여운을 남기고요.



[Live in Seattle]은 신인 아티스트가 만들기에 다소 때이른 라이브 앨범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정작 그 훌륭한 완성도때문에 다음 앨범에 대한 기대치까지도 높여준 수작입니다. 첫 앨범에서의 창의성과 라이브 앨범의 감각이 잘 배합된다면 두번째 앨범도 정말 멋진 앨범이 될것 같네요.


(20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