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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크리스탈 루이스 Crystal Lewis [See] (2005)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9.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Crystal Lewis & Jyro Xhan

(2005/Metro One)





오랜만에 만나는 크리스탈 루이스의 앨범입니다. 2002년의 찬송가 앨범을 제외한다면 거의 5년만의 앨범이죠. 아쉽게도 그 5년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이 그렇게 많아 보이지는 않은듯 합니다. 최근까지도 루이스는 여전히 "People Get Ready... Jesus is Coming"의 가수로 알려지고 있었으니까요.


워낙 곡이 준 후광이 컸던 셈이죠. 그리고 루이스가 장기로 구사하고 있는 알앤비 장르는 백인 싱어들 사이에서 아직 주류 장르라고 하기도 힘들고요. 결정적으로 루이스도 이제 나이가 꽤 되었습니다. 앨범 부클릿에서 루이스가 직접 언급했듯이 올해는 그녀가 활동한지 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사실 크리스탈 루이스의 보컬은 그 가치를 최근에 더 보이는 듯 합니다. 블루 아이드 소울 특유의 진한 목소리는 그녀의 나이가 어렸을 때는 웬지 안어울렸죠. 심지어 10대의 나이로 와일드 블루 욘더의 보컬로 활동 했을때에도 30대의 목소리 같아 보였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나이에 걸맞는 보컬이 되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절정을 잘 맞이한 때가 "People Get Ready.."가 수록된 [Beauty for Ashes]와 다음 앨범인 [Gold]였고요. 그 뒤에 꽤나 바쁜 디스코그래피를 거쳐왔지만 여전히 약간의 비주류에 속해있는 흐름을 벗어나지는 못했어요.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해를 거듭할수록 발표된 최근 앨범들이 더욱 루이스의 기량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업적으로 어필하는 음악들이 분명 적어지긴 했어도 현재까지 CCM계에서 루이스만큼 블루 아이드 소울의 정통을 들려주는 가수는 찾기 힘듭니다. 이 사실 만으로도 그녀의 최근 음반들은 가치가 있습니다. 출반이 뜸해진건 어쩔 수 없다 쳐도요.



새 앨범 [See]는 참 조용히 발표된 앨범입니다. 그래도 가장 최근의 스튜디오 프로젝트였던 [Fearless]보다는 괜찮은 앨범이었어요. 나이가 든 아티스트들의 수순처럼 뭔가 질러대는 강한 느낌은 확실히 감소했습니다. 그녀도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이 어느정도 슬쩍 엿보이는 셈이죠.


하지만 폭이 크지 않은 보컬의 반경내에서 루이스는 앨범의 노래들을 굉장히 세련된 분위기로 이끌어 갑니다. 알앤비와 팝, 라운지 분위기까지 다양하게 동원하면서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이 앨범도 정통 흑인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크게 어필할 겁니다.


특히 "Just Sing" 같은 트랙은 아주 발군입니다. 여유만만한 루이스의 보컬과 꽤나 앞서 나오는 연주의 호흡도 잘 맞고 곡의 분위기도 이 호흡을 잘 드러내 줍니다. 앨범 안에서 제일 베스트로 꼽을 만해요.


앨범의 프로듀싱은 자이로 잰이 맡았는데, 그는 예전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락 그룹이었던 폴드 잰두라의 리더였던 사람입니다. 예전 활동상만으로는 그림이 안그려지지만 사실 비트 중심으로 펼쳐지는 전자 음악의 분위기를 듣고 있다보면 납득이 갑니다. 오히려 크리스탈 루이스의 음악에 맞는 최적의 프로듀서인 셈이죠. 물론 전자음의 연이어짐이 단조로울 수 있는 분위기로 흘러가기도 하지만, 이를 보컬의 다채로움으로 커버한 것은 역시 루이스의 보컬의 역량입니다.


[See]는 아주 귀에 착 붙는 앨범은 아닙니다. 몇몇 곡을 제외하면 그렇게 노래의 큰 개성이 잘 느껴지지도 않고요. 하지만 오랜 기간을 활동해온 이 역량있는 여성 보컬의 여유로움이 앨범을 잘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크리스탈 루이스라는 음악인 자신이 피로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아요. 조금 더 대중적인 느낌에 부합한 앨범을 만들어 본다면, 충분히 여러모로 주목받을 작품이 될 겁니다.


(20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