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ed by
김명환
(2004/Worshipcom Music)
워십컴의 두번째 앨범 제목인 [Communication]은 워십컴의 뒷부분 'Com'을 풀어쓴 것이라고 합니다. 우회적인 의미의 셀프 타이틀 앨범인 셈이죠.
그만큼 지난 앨범 [Perfect Love]보다 더 그들의 본령에 가까운 음악들을 풀어낸 소포모어 앨범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번안곡이 대폭 줄어들고 신곡이 늘어난 구성에서 이런 느낌을 제일 강하게 받는 것일테고요.
이런 변화는 굉장히 모범적입니다. 전작인 [Perfect Love]때부터 영국을 필두로한 모던워십의 흐름을 답습했음을 공식적인 언급, 혹은 앨범에 담긴 음악들로 직접 드러내 보였던 워십콤에게, 두번째 앨범에서 새로 만들어진 노래들의 비중을 늘리는 것은 어느정도 수순에 따른 선택입니다. 첫 앨범에서 모델링의 방향을 보여주고, 두번째 앨범에서는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그 모델의 틀에 붓는 그런 과정이요.
이런 신곡들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한국적인 예배음악으로의 컨버젼이 잘 이뤄졌는지는 다소 의문스럽습니다. 노래들은 상당히 잘 만들어졌지만, 오히려 그 깔끔한 만듬새가 밴드음악으로서의 특징을 더 두드러지게 하거든요. 대부분이 스튜디오 레코딩이라는 점도 이런 면에 일조하고 있고요.
하지만 이런 부분이 본래 의도의 어긋난 결과인것 같지는 않습니다. 앨범은 전체적으로 무척 잘 만들어졌거든요. 전작에서의 음악적 기량이 꼭 '증폭'된 앨범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도 그 기량을 갖고 훌륭하게 방향선회를 한 앨범으로 기록할만 합니다.
선구적인 모던워십의 스타일을 모토로 갖고 있는 팀이기 때문에 새로운 앨범에서 번안곡이 지나치게 많았다면 오히려 동어반복의 뉘앙스만을 남기게 되었을 테니까요. 이런 이유 때문에서라도 우직하면서 영리한 이 앨범의 방향전환은 더욱 빛이 납니다.
특히 "Here I am to Worship"과 "God of Wonders" (이 노래는 이 앨범에서의 번안이 공식적인 첫 번안이라고 하네요)라는 걸출한 워십 명곡의 리메이크들을 전중에 배치하면서도, 정작 이 곡들이 앨범의 기둥이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워십컴이 음악전체를 높은 완성도 위에서 관망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번안곡들이 그저 청자들에게 익숙하게 들려지기를 꾀하는 부록 수준으로 삽입된 것도 아닙니다. 원곡과 달리 키연주로 리드되면서도 자연스레 들리는 "God of Wonders", 라이브 녹음으로 유대감을 살린 "Here I am to Worship" 모두 앨범 전체와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주목할만한 노래들은 앨범을 통해 새롭게 선보인 곡들입니다. 노래들도 좋지만, 송라이팅에만 의지하지 않고 편곡에도 공을 들인 연주들은 각각의 노래와 아주 잘맞아 떨어집니다.
각 노래들에 담긴 비트의 강도는 첫 앨범 [Perfect Love]때보다는 떨어지지만 그 못지 않은 섬세함이 담겨 있고요. 이러다보니 후반부의 연주곡인 "Contemplation"은 워십컴의 세션기량을 보여주는 하나의 데모같이 보이기도 할 정도입니다.
안타까운 점은 위에서 이야기했던 '만듬새'에 제일 큰 공헌을 한 연주때문에 예배음악으로서의 공유가 차짓 흐려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작곡된 노래들 각각의 비트나 리듬이 그다지 보컬의 기교를 요하는 노래들이 아니기에 이런 아쉬움이 더합니다. 물론 이런 아쉬움은 워십컴의 앨범보다는 우리나라의 음악적 풍토에 책임이 있긴 하지만요.
하기야 이런 점은 앞으로도 계속 지켜볼 일이지요. 그 유명한 "God of Wonders"도 유명 CCM 그룹들의 보컬이 함께 부른 힛트 싱글로 시작된 노래였으니까요. 이런 사례는 많습니다. 그 과정의 진행이 꼭 원곡을 부른 사람들에게 달린 것도 아니고요.
어쨌든 이런 과정의 출발을 위한 기본기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메시지가 살아있는 좋은 노래'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제1명제인데.... 워십컴의 [Communication]은 그 몫까지는 충분히 해낸 앨범입니다. 끈끈하게 좋은 반응 얻길 바랍니다.
(20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