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ed by
Rodney Jerkins, Rod Wilson, R. Thicke, Pro-J, C.Cole, Dion Rambo, Jacques Richmond, Paul Anka, Bill Edwards, John Elefante, Dino Elefante & Marvin Winans Jr.
신인보컬 그룹 프라이머리 컬러즈는 일반 프로덕션인 Big 3 의 간판주자로 그들의 첫 앨범 [If You Only Knew]를 발표했습니다. 이 앨범의 기독시장 배급은 크리스천 배급사인 프로비던트에서 맡기로 했죠. 주 타겟은 일반 음악계쪽이었지만, 프로비던트의 활약으로 크리스천 매장에서도 이들의 음반을 만날 수 있게 되었고요.
이거 뭐라고 설명을 해야 되는건지.., 아무튼 대충 Big 3 라는 음반사의 성격을 규정해 보자면, 역시 컨트리 음악과 크리스천 음악을 함께 배급하는 레코드사인 커브 정도의 위치가 아닐까 싶어요.
다만 일반 음악계에서는 확실히 뉴비인 셈이고, 중소 배급망을 타고 있는 셈이니 이래저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확신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아무튼 제가 이 팀을 알게된 경로도 크리스천 매체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렇다고 이 팀을 크리스천 틴팝의 전형에 놓을 수 있느냐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적어도 가사의 분류로는 아니에요. [If You Only Knew]의 태반의 테마는 연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네, 러브송이 컨템퍼러리 크리스천 음악에서 터부시 되거나 그런건 아닙니다. 하지만 사회참여적인 메시지와 절충되어 종합적인 테마를 갖고 있는 크로스오버 그룹들과 프라이머리 컬러즈는 확실히 색깔이 틀립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중의적인 해석방법도 별로 끌어 당길만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려운 중의적인 분석에 매달리느니, 아예 온전히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받아들일때 프라이머리 컬러즈의 음악테마는 더 확연해 집니다. 전 이런 솔직한 면모가 더 플러스 요인으로 보입니다.
당연히 얄팍한 감정을 말하는 노래들만으로 채워진 것도 아닙니다. [If You Only Knew]의 가사는 고백과 헌신, 그리고 사랑이라는 대제를 위해 자신의 것을 포기할 수 있는 과감함과 패기까지도 다 담고 있습니다. 여느 크리스천 팝과 비교해서 신앙의 모습은 많이 엿볼 수 없겠지만, 이 팀의 경우는 차라리 일반 팝의 자극적인 가사들과 비교할때 더 빛이 날겁니다.
음악적인 부분은? 그것은 틴보컬 팝그룹하면 떠오를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집약하고 있습니다. 일단 무시무시한 프로듀서 군단이 눈에 띄는군요. 그중에는 크리스천 락아티스트인 존 엘레판테와 그의 형제 디노, 와이넌스 가문의 마빈 주니어, 팝계의 베테랑 로드니 저킨스 같은 이들도 있습니다만, 전설적인 팝스타 폴 앵카의 참여까지 이르게되면 정말 많이들 뜻밖으로 생각할 겁니다. 앵카 자신도 틴에이지 스타 출신이라는 점을 떠올려 보면 굉장히 고무적인 사실이죠.
물론 이 제작진영 대부분은 작곡진영으로 재투입 되고 있고, 여기에 가세하는 사람중에는 엔싱크 멤버였다가 솔로 앨범을 발표한 저스틴 팀버레이크같은 친구도 있습니다. 또, 레코딩 단계의 지원군까지 살피면 탐 하워드같은 연주가, 빅키 와이넌스같은 거물급 게스트 보컬도 있고요.
우와, 기획력을 바탕으로 등장하는 틴에이지 그룹에서 이런 막강지원을 처음 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갑자기 등장한 팀치고는 정말 대단하죠.
하지만 다양한 지원군들의 참여에도 이들의 전체적인 음악색깔은 비교적 고정되어 있습니다. 이게 칭찬이 될 수도 있죠. 그들의 음악적 특징이 프로듀서 진영의 느낌을 아우른다는 표현이니까요. 하지만 [If You Only Knew]에서 보여지는 곡들은 차라리 좀 '제한'되어 있다는 느낌에 더 가깝습니다.
한마디로 흑백 혼성보컬에게 기대할 만한 음악이 남습니다. 물론 이런 구성의 보컬팀이 흔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측은 할만하죠. 게다가 팝계에서 이미 똑같은 흑백혼성의 멤버구성을 하고 있는 영국 보이밴드인 블루가 선제를 터놓은 상태죠. 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프라이머리 컬러즈와 블루의 음악을 비교하지 않을 순 없을 겁니다.
리드미컬한 (가끔 랩도 어우러지는) 진행의 빠른 곡, 아니면 다정다감한 발라드로 쉽게 이분이 되는 앨범이지만, 더 꼼꼼히 뜯는다면 발라드 곡들이 나은 편입니다. "It's You"로 시작되는 앨범의 후반부는 거의 이런 곡들이죠. 게다가 후반부에 나오는 곡들 일부는 복음과 연관되어 있는 메시지를 담은 곡들도 있습니다. 팀의 의도가 어땠는지는 몰라도, 크리스천 음악으로의 관심을 필터로 갖고 있다면 확실히 후반부는 이 앨범의 핵심입니다.
특히 재밌는건 존 엘레판테의 노래 "That's Why God Made the Moon"의 리메이크입니다. 일반 음악쪽에서 이 노래를 리메이크한 경우가 이번이 최초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나 흥미로와요. 사실 원곡을 부른 엘레판테의 낭랑함과 프라이머리 컬러즈의 하모니는 곡의 느낌을 각자에 맞춰 보이기에 어느쪽이 더 낫다고 얘기하긴 힘들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그 시도가 아닐까 합니다.
[If You Only Knew]는 앨범 자체의 치장을 위해 특별한 시도를 감행한 앨범은 아닙니다. 그야말로 의도대로 우직하게 만들어졌죠. 크리스천 마인드를 담은채로 일반 음악계로의 양공을 시도하는 기획도 기세좋은 발상이고요.
하지만 이래저래 너무 우직함만 보이는것 같아서 불안한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마이너 레이블의 입장에서는 앨범의 저변확대를 위해 홍보면에서 한계점도 보일 수 있겠죠. 하지만 홍보의 단계를 넘어 이들의 음악이 알려졌다고 쳐도, 그 순간에 큰 느낌을 줄만한 곡들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여러모로 음악적 시도의 자체에만 무게를 실은 결과가 아닐까 싶어요.
(20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