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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플러스 원 Plus One [Obvious] (2002)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9.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Peter Kipley, Mathew Gerrad, Guy Roche, Tedd T., Klaus/Jeeve & Miklos Malek, Gabe Combs, Bernie Herms, Peter Zizzo

(2002/143/Atlantic)






플러스 원의 새 앨범의 평에 대해서 견해차이가 좀 있는듯 하네요. 물론 앨범이 나오기 전의 기대차에 기인한 것이 겠지요. 그리고 그 기대치는 데뷔앨범 [The Promise]에 대한 만족도와 연결되어 있을테고요.


전반적으로 보이밴드가 보여줄 수 있는 무난한 사운드에 만족했다면, [Obvious]에서 보여지는 다소의 과격함이 분명 낯설 것입니다. 게다가 멤버들의 보컬도 유별나다싶을 정도로 레이브 팝, 혹은 흑인풍의 보컬을 모사하고 있어요.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려고 했었는지만큼은 확실히 알만하죠.


첫 싱글 "Camouflauge"는 이런 모든 시도들의 요약본입니다. 단선적으로 발해지는 힘있는 보컬, 툭툭 끊기는 듯이 강렬하게 진행되는 일렉 사운드... 강약의 차이는 있지만 [Obvious]의 강한 파트를 이루고 있는 싱글들은 대부분 이런 흐름을 담고 있어요. 발랄한 싱글이면서도, 곡의 흐름에서 발라드틱한 감성을 담았던 전작의 "Written on My Heart"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죠. 훨씬 시니컬하고 차갑고 건조한 느낌입니다.


물론 '가식 어린 고백'의 타파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곡의 내용부터가 이런 차가운 사운드에 어울리기도 하죠. 여하튼 프리미어 싱글로서 "Camouflauge"의 느낌은 "Written on My Heart"의 그것보다 훨씬 뒤집니다. 너무 스타일의 변용에만 무게를 뒀어요. 10대들이 좋아할정도로 애창하기도 쉽지 않고요. 보컬을 따라해 볼만은 하겠지만, 즐겨 부를만한 노래는 아닙니다.


그러나 싱글이 주는 미약한 체감도는 그만큼 앨범안의 다른 곡들을 더욱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활로를 열어준 셈이 되었습니다. 스트링을 비롯한 다른 인스트루멘탈들의 효과적인 사용들과 함께 앨범의 곡들은 뭐랄까요...더 '달콤한' 곡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마케팅으로 밀려진 "Camouflauge"와는 별도로 라디오차트의 수위를 차지한 "Forever"같은 곡이 이런 스타일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지요. "Let Me be the One"이나 "You" 같은 곡들도 좋습니다. 그 필링이 [The Promise]의 발라드 곡들보다 훨씬 차분하고 아름다와요.


이렇게 스타일이 갖는 극한의 정점을 닫는 앨범이다보니 [The Promise]보다는 전체적인 감상이 훨씬 즐겁습니다. 하지만 그 스타일의 분리가 프로듀서들의 지휘와는 그렇게 연결되는것 같진 않아요.


재밌는 것은 멤버중 한명인 게이브 콤즈가 "Start to Fly"를 프로듀싱했다는 점인데 참 잘했습니다. 스트링 연주에 추진력을 얻어 오히려 여느 트랙보다도 멋진 곡이 되었어요. 이런 경력들이 그들의 음악 캐리어에 큰 거름이 되겠지요. 곡들의 연결은 무난하게 잘 이뤄집니다.



메시지적인 측면에서 크리스천 밴드로서의 자각은 이어집니다. 크로스오버의 성공사례에 둘만한 팀이지만, 이 성공의 연장을 위해 예전 선배들처럼 중의적인 메시지를 택하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Who am I"같은 피날레는 이런 총체적인 자각의 백서같아 보이는 메시지까지 담고 있고요.



다이나믹한 사운드에 맞춘 "Camoufluage"나 "I Don't Care", "Going Crazy"같은 노래들의 가사는 조금 더 고집스러운 신앙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요. '어찌되었든 주님의 길만 가겠다..', '주님의 뜻대로 할 수 없다면 아마 미쳐버릴걸요..' 이런 가사들 말이지요.


오히려 이런 가사들이 보이밴드의 전형에 더 맞다고 볼 수 있겠죠. [The Promise]에서 보여져왔던 신앙인으로서의 순진한 모습이 조금 더 굳어져 가는, 그래서 세상을 향한 목소리에 조금 더 힘을 집어 넣은 듯한 이런 가사들은, 밴드멤버들의 신앙의 성장과도 연결시킬 수 있는것 같아서 좋아보입니다. [Obvious]에서 강해진건 단지 사운드 뿐만이 아닌 셈이죠.



[Obvious]를 [The Promise]와 비교하여 절대적으로 떨어진 앨범이라곤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앨범이 갖고 있는 방향성이 달랐을 뿐이지요. 선호도의 차이를 가질만은 하지만, 새로운 시도에서 느껴지는 것들이 바로 전작에서 얼핏 보였던 아쉬움들과 연결된다는 점을 부각시킨다면 평가는 긍정적입니다.


싱글이 주는 느낌이 더 강렬했으면 (비트가 더 강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곡이 주는 인상말이에요)하는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다음 앨범을 기대해 봐야죠. 가사들도 잘 써졌고요. 이모저모로 생각해 보면 두번째 도약으로는 이 정도로도 만족할만 합니다.


(20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