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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포인트 오브 그레이스 Point of Grace [Girls of Grace] (2002)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9.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Nathan Nockels

(2002/Word)





이 앨범 [Girls of Grace]의 첫 곡인 "My Heart is Set on You"를 듣노라면 떠오르는 앨범이 있습니다. 이 앨범처럼 크리스천 여성들을 위해 기획된 다른 프로젝트 앨범이 생각날꺼라고요? 아니요. 그 앨범들보다는 에미 그랜트와 제니퍼 쿡이 함께 기획했던 93년 앨범 [Songs from the Loft]가 더 생각나요.


사실 정말 닮아있는 앨범이긴 합니다. 세미 라이브식으로 참가자들과 함께 부르는 진행방식, 앨범 구성의 소박함, 어쿠스틱 위주의 워십 앨범... 굳이 차이점을 들라면 [Girls of Grace]에는 기존 찬양곡들이 몇곡 수록되어 있고, 전 참가자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죠. (콰이어들까지도요)



물론 [Girls of Grace]라는 앨범 자체의 의의는 이런 스타일 보다는 이 앨범의 토대가 된 컨퍼런스 'Girls of Grace'에 더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Girls of Grace'는 포인트 오브 그레이스의 멤버들을 주축으로 기획된 여성들을 위한 컨퍼런스입니다. 미국 전역의 주요도시에서 여러 강사들의 세미나와 게스트 가수들의 공연으로 진행되어 어지간히 화제를 모았지요.


여성 혹은 남성들을 위한 행사 및 헌정 음반이 나온적은 이전에도 많지만, 'Girls of Grace'의 경우에는 포인트 오브 그레이스라는 후광효과가 강한 스타들이 그 뒷받침을 하고 있기에 더욱 화제가 모아졌던 셈이죠.


이 행사를 토대로 만들어진 앨범 [Girls of Grace]에는 여러 여성 아티스트들이 참가합니다. 대충 송리스트를 보면 아시겠지만, POG는 이 앨범의 그러니까.... 안주인같은 역할입니다. 앨범의 무게 전반은 아웃 오브 에덴, 니콜 노드먼, (워터마크의) 크리스티 녹클스, 레이첼 램파, 제키 벨라스퀘즈, 질 필립스, 조이 윌리암스, (FFH의) 제니퍼 다이블러 같은 게스트 싱어들에 의해 골고루 나뉘어져 있습니다.



앨범의 컨셉 자체는 독창적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이미 일단의 여성싱어들이 모여 만들어진 앨범으로는 [Along the Road]나 [Heaven & Earth]같은 프로젝트들의 선례가 있었지요.


하지만 이 앨범의 발단이 전국적으로 크리스천 여성들의 답지를 얻은 대규모의 컨퍼런스라는 점은 여러 선례들과 궁극의 차별을 가져다 줍니다. 또, 참가한 아티스트들의 인지도는 최근 크리스천 여성 싱어들의 일변도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정도로 발군의 리스트이고요.



그럼에도 이 앨범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여전히 소박합니다. 기라성같은 아티스트들이 전면으로 나서긴 했지만, 이 앨범은 본질적으로 워십 앨범이에요. [Songs from the Loft]와의 연관성을 이야기했는데, 메인 보컬의 리딩에 이어서 참가한 콰이어들의 합창으로 이어지는 수록곡들의 진행방식이야말로 이 두 앨범이 제일 닮아있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Songs from the Loft]의 주역들이 그 당시에 참가했던 'Grey Shirts'('다락방'에 모였던 청소년 콰이어 모임의 별명)였던 것처럼, [Girls of Grace]의 진짜 주역도 'Girl's Choir'로 함께한 테네시 찬양학교와 머시 미니스트리의 자매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가한 아티스트들은 실질적으로는 각각의 노래에서 워십리더 역할들을 했고요. 아주 주옥같은 백업들을 한 셈이죠. 이런 구성은 크리스천 여성들의 자존감 어린 고백과 화합이 있는 찬양이라는 모토에 크게 한몫을 합니다.


그 느낌들은 참으로 돈독하게 다가옵니다. 남성들의 끈끈하고 힘있는 우정과는 다른, 여성들끼리의 섬세한 유대감이 앨범에서도 느껴질 정도에요. 아티스트들 필두로 모든 콰이어들이 화합을 이루는 상승무드를 보였기 때문이죠. 만약 이 앨범이 참가한 아티스트들이 보컬 기교를 보이는 장의 역할 정도밖에 안되었다면 분명 이런 느낌은 흐려졌을 겁니다.



사실 어느정도 아티스트들의 개성까지 흐려진 것도 사실입니다. 일관된 어쿠스틱 사운드도 그렇거니와, 아웃 오브 에덴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포크나 어덜트 컨템퍼러리 쪽에 근거를 두고 있는 보컬들이니 그다지 차별이 느껴지지도 않고요.


개성적인 부분이 가라앉는 만큼 영속성과 일관성이 있는 경배와 찬양 앨범의 특징은 더욱 드러납니다. 참가한 스타들의 지명도가 앨범의 골격을 이뤘다면, 노래들을 이끈 여성 아티스트들과 모든 콰이어들의 열정은 그 골격 사이를 담백하게 채워 넣었습니다.


이 정도면 최선인 셈이죠. 적어도 '은혜의 자매들'에 맞는 모토만큼은 잘 살려냈어요. 무엇하나 과용되거나 부족하다는 생각이 안들어요.


(20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