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ed by
Monroe Jones
(2001/Rocketown)
지니 오웬스의 두번째 앨범은 정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은 프로젝트였습니다. 물론 그 기본적인 기대는 첫 앨범 [Without Condition]의 높은 완성도에 기인한 것이지만, 부가적인 것은 장애를 딛고도 공연 활동등을 꾸준히 강행한 그녀의 활동에 감명받은 팬들에 의한 것입니다.
지극한 열정으로 음악에 대한 오웬스의 재능을 감지했다면 개성만발했던 첫 앨범에 이어서도 좋은 앨범이 나오리라는 기대를 가질만 하죠. 그리하여... 두번째 앨범 [Something More]가 발표되었습니다.
뭐 두번째 앨범의 리뷰에서까지 시각 장애에 대한 언급은 다시 안해도 되겠지요. 이미 [Without Condition]부터 그녀는 이미 신체 장애를 딛고 일어난 경외로운 아티스트였고, 음악적인 완성도조차 너무 원숙했기 때문에 장애에 대한 재차의 언급조차 호들갑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음반의 완성도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가는게 더 낫겠군요. 간단히 말해서 [Something More]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비교적 다양한 스타일을 집약하고 있는 음반이지만, 좌나 우로 치우침이 없이 균형있게 앨범의 힘을 고르게 잡고 있어요. 지극히 감각적이죠. (장애에 대한 언급은 안하기로 했지만...) 정말로 악보에 담긴 음악을 눈으로 보기 보다 '느끼는' 아티스트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감각적인 음반에서 종종 보여지는 '뜬구름 잡는 느낌'도 말끔히 걸러냈고요. 오히려 골계미있는 가사와 조합을 맞춘 노래들은 정작 그 감상에 이르러서는 여느 음반보다 더 또릿또릿합니다. 상충되는 경향을 한곳으로 모은 셈이죠.
그 특징을 제일 잘 드러내는 곡은 믿음의 선조들의 이야기를 다룬 "I am"입니다. 에픽에 가까운 가사를 갖고 있지만, 오히려 음율은 마치 주일학교 아이들 앞에서 선보일 노래에 어울릴듯한 생동감을 보여주죠. 반복되는 가사속에서 믿음의 선조들이 만난 하나님의 모습이 점점 부각되면서 음악은 결정적인 클라이막스를 지나고요.
이 노래 하나가 갖고 있는 파워만도 대단해서 [Something More]의 앨범 전체의 힘에 비견할만 합니다. 여기에 "With Me" 같은 파퓰러 스타일, 재즈 분위기의 "This Road"나 "I Know Someone" 등 스타일의 다양함은 여기저기서 지지대를 박은채 앨범 전체의 균형을 팽팽하게 만들어 줍니다.
나머지 곡들의 가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부클릿을 한번 살펴보시길. 평균적으로 앨범의 가사들이 굉장히 긴 편입니다. 이는 오웬스의 노래들이 기본적으로 운문보다는 산문적인 형태를 갖고 있기 때문이죠. 오웬스가 작사/작곡을 모두 맡은 "Run to You" 는 그 대표적인 곡입니다.
이런 가사들이 감각적인 사운드와 매칭을 이루면서 한껏 앨범을 탄탄하게 만들어 줍니다. 단순한 '낭송'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요. 짧지 않은 가사들의 나열에서 꽤나 발군의 해결책을 찾았어요.
소포모어 컴플렉스에 대한 반추로 이 앨범에 대한 아쉬움을 언급하는 평론가들도 종종 있었지만, [Something More]가 전작 [Without Condition]에 비해 새로운 시도는 못했을망정 결코 떨어지는 앨범은 아닙니다. 오히려 [Without Condition]에서 엿보였던 개성적인 부분을 증폭시켰으니 더욱 잘 만들어진 앨범이죠.
증폭이라고 해서 음악적인 부분의 비트가 강해졌다는 의미만은 아닙니다. 전작이 지니 오웬스라는 아티스트 자신의 개성을 기본적인 틀위에서 안전하게 풀어놓는 상견례 작업이었다면, [Something More]는 그녀의 개성 자체가 하나의 기본적인 틀로 자리를 잡은 앨범이라는.... 그정도 의미죠.
프로듀싱을 한 몬로 존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런 발전의 수장은 전적으로 오웬스에게 돌려야 합니다. 프로듀서로서 존스도 서포팅 역할은 잘했겠지만 이런 음악감각은 천성적으로 오웬스 자신에게 속한 것일 수 밖에 없어요. [Something More]는 바로 그 증거가 되는 앨범입니다.
(2003/01)
PS : 이미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 앨범의 자켓과 CD 라벨은 RGB 컬러인 적,청,녹의 세가지 버젼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몇몇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세 종류의 부클릿 모두를 랩핑하여 판매하기도 했었죠. 독특한 기획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