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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점프 파이브 Jump 5 [All the Time in the World] (2002)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9.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Mark Hammond & Dan Muckala

(2002/Sparrow)





해가 한해 지나 점프5의 멤버들도 한살씩 더 나이를 먹었지만, 이들의 행동반경은 여전히 니켈로데온이나 디즈니 등 미국의 어린이 채널을 중심으로 잡고 있습니다. 이 친구들은 여전히 'Go for It!!' 같은 스타서치 프로그램에 나와 노래하며 춤춥니다. 댄스 퍼포먼스가 중요한 노래일 경우에는 립씽크도 떳떳하게 하고요. 물론 그래야겠죠. 공중제비를 돌고, 서로를 집어던지는(!) 춤을 추는데 노래가 제대로 될리가 있나요.


점프5라는 그룹의 성격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겠지만, 적어도 뮤지션이나 보컬가수로서 생각하자면 이들의 활동 스타일과 음악은 분리되어 평가하는게 속편합니다. 보편적인 잣대로 이들의 음악성을 평가하자면 세세한 퍼포먼스부터 수많은 꼬리표가 달릴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Jump 5]는 잘 만든 음반이었죠. 재능있는 프로듀서와 송라이터들의 후광이 쎈 앨범이었지만, 음악도 점프5 고유의 것으로 잘 섭취했어요. 이 데뷔 음반의 탄탄함은 이후 이들의 활동에 좋은 스테이지 역할을 했냈었습니다.



이들의 두번째 앨범 [All the Time in the World]도 마찬가지입니다. 데뷔앨범 못지 않은 지원군들 -크리스 오마티언, 자크 포터, 미셀 툼즈, 린다 엘라이어스 (릭 엘라이어스의 부인입니다), (고티 브라더스 중 한명인) 타드 콜린스 등등 -의 역량을 등에 업고 멋진 곡들로 채워진 앨범입니다.


그외에 프리틴 팝 그룹으로서의 요소도 잘 이어나갔습니다. 8곡의 짧은 분량 (3곡은 리믹스 버젼들입니다), 멤버들의 연령대에 맞는 보컬링... 여기에 지나치게 조숙해보여서 좀 난감했던 가사들의 내용도 한껏 가벼워졌습니다.


네, 그 '가벼워짐'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마치 서프뮤직류에 어울릴 것같아 보이는 내용의 "Summer Song" (미셀 툼즈가 만든 곡입니다!)이라던지 "Joyride" 같은 곡들은 정말로 신이 날 정도입니다. 노래의 흥겨움도 그렇거니와 자동차를 타고 신나게 휴가를 떠나는 느낌의 가사들도 마찬가지고요. 총체적으로 점프5의 음악에서 바랄만한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요?


전작의 "Spinnin' Around"가 갖고 있던 축을 이어받기에 "All I Can Do"는 약간 부족합니다만, 강하게 잡아주는 일렉사운드 등은 여전히 들을 거리입니다. 여기에 "Joyride", "Throw Your Hand"도 탄탄한 사운드를 받쳐주고 있고요.


"Change a Heart, Change the World" 같은 곡의 대칭점이라고 할 수 있는 "Angel in My Heart"같은 싱글도 사실 다소 약합니다. 하긴 이런 감쇄된 느낌은 두번째 앨범이 갖는 종속성의 한계라고 할 수도 있겠죠.



따지고보면 데뷔앨범의 강렬함보다 다소 수평적으로 풍성한 프로듀싱을 보이는 이 앨범을 오히려 더 좋게 보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틴팝사운드 특유의 경외로움이 주는 기특함(?)이나, 댄스사운드로서의 기능성만으로 이 앨범을 폄하하기엔 노래들도 좋고, 아이들도 노래를 잘 부릅니다.


로우 틴에이지 스타일이라는 독특함에서 활동의 모티브를 갖기 시작한 팀이지만, 이제 점프5 고유의 스타일은 이 앨범으로 어느정도 그들만의 본령에 올라갔다고 봐도 과언은 아닙니다.


예, 이 친구들이 더 자라고 난 뒤 그룹의 방향성에 대한 걱정은 어느정도 계속 되긴 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양질의 앨범을 계속 내놓는 절차가 향후를 위한 초석이 될 수 있겠죠. 이정도면 충분합니다.


(2002/12)


PS: 가사들이 어린 나이에 맞게 한껏 가벼워졌다고는 하지만... 생각해보면 "멋진 여름휴가에요. 신나는 여름 노래를 불러요" 라는 내용의 "Summer Song"은 오히려 직장인에게 더 맞아 보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