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ed by
Matt Bronlewee
(2002/Forefront)
타이틀이 [Worship God]입니다. 레베카 세인트 제임스의 두번째 앨범 제목이 [God]이었죠. 자신의 메인스트림 앨범들이 '하나님에 대해 말하는 앨범'이었다면, 이 앨범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앨범'이란...뭐 그런 해석까지 자의적으로 되네요. 뭐가뭐든 제임스의 음악에 있어서 일종의 사명이 담긴 앨범같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입니다. 꼭 최근의 워십붐을 끌어당기지 않아도 말이지요.
[Worship God]에서 특출난 점은 워십곡들을 다양한 스타일로 리메이크했다는 점이 아니라, 다양한 스타일의 워십곡들을 비교적 공통분모가 보이는 스타일로 수렴시켰다는 점입니다.
대부분 디스토션이 주가 되는 미들템포 분위기의 어쿠스틱 사운드지요. 물론 "God of Wonders"처럼 애초부터 이 스타일에 맞물리는 곡도 있지만, "Breathe"나 "Above All", "Better is One Day"같은 곡들은 어지간한 기량의 리메이크가 아니면 이도저도 아닐 시도로만 그쳤을 정도로 과감한 컨벼젼을 했습니다.
물론 결과는 좋습니다. 자연스러운 연주에 적재적소로 음악적인 요소를 집어넣는 프로듀싱, 이를 이끌어가는 제임스의 보컬까지. 모두 기성품에서 보여지는 매끈함을 갖고 있어요. 그만큼이나 앨범의 방향을 좌지우지하는 곡들이고요.
앨범이 표현하려고 하는 스타일을 분명히 잡고 있다는 점은 역시 최고의 미덕입니다. [Worship God]은 분명히 그런 앨범이고요. 그래서 주종을 이루는 분위기에서 약간 이탈하는 사운드들도 이질감보다는 천편일률적인 구성을 적시에 피하게 해주는 타이밍 좋은 변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처럼 변주를 주는 사운드들은 일렉이나 오케스트레이션으로 구현되는데, 특히 이 앨범을 위해 새로이 만들어진 신곡들 -"Lamb of God", "Quiet You with My Love", "Song of Love", "You"-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히든트랙인 "Omega"에서는 테드 티의 프로듀싱으로 이 앨범에서 유일한 유로사운드를 들을 수도 있고요.
스타일의 친숙함이 기존곡의 리메이크 송들에서 두드려졌다면, 신곡들은 이와는 다소 어긋난 셈이지요. 하지만 이 곡들은 오히려 제임스 자신이 진정으로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들을 다분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5곡의 신곡들 모두 제임스가 작사/곡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죠. (특히 피날레인 "You"는 전작의 "Wait for Me"처럼 제임스 혼자서 만든 곡입니다.)
전작들에서 간간히 보였던 제임스의 앨범 테마가 이 앨범에서는 '찬양'이라는 모토로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난 셈입니다. 수평적인 이슈에 대한 논의와 그에 대한 개인적인 고민, 그리고 고백의 메시지는 이 앨범에서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인정과 찬양이라는 새로운 틀로 바뀌어져서 음악들을 장식하고 있죠.
메인스트림 가수들의 모던워십 음반을 만나노라면 최근의 모던워십 붐을 연결짓지 않을 수가 없다는 느낌입니다. 이러다보니 가수 개인의 음악적 개성이나 메시지와는 별도로 이 앨범들을 '시류'에서 떼놓을 수 있는 요소들을 찾아보려는데 더 힘을 쓰게되죠.
[Worship God]의 경우에 이 요소들을 보여주는 키워드는 '확고함'입니다. 음악적인 향방의 '확고함'이 가수의 개인적인 '확고한' 메시지와 결합되면서, 모던워십 앨범이 갖춰야 하는 요소들을 모두 모았어요. 필요한 두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나 할까요.
레베카 세인트 제임스의 음반들중에서 제일 높은 판매고와 함께 출반되었다죠. 그녀의 골수팬이든, 새로운 모던워십을 기대한 사람이든... 기대치는 상이했어도 이 앨범의 감상끝에는 -마치 그녀의 여느 앨범처럼- 당찬 음악, 당찬 메시지를 만나게 될겁니다.
(20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