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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트루 바이브 True Vibe [True Vibe] (2001)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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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Essential)







1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트루 바이브가 출범때부터 의식할 수 밖에 없었던 그룹은 역시 플러스 원입니다. 그나마 플러스 원은 데이빗 포스터라는 거물의 후원이 홍보의 축이 되었죠. 트루 바이브의 경우에는 98 Degree의 멤버였던 조나단 립맨이 팀을 떠나고 나서 하나님을 영접한뒤 창팀한 그룹이라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사실 앨범 전반에서 립맨의 역할이 크긴 컸습니다. 프로듀서로도 활약했고, 수록곡의 작사/작곡의 참가빈도도 다른 멤버들보다 더 잦았고요. 물론 "Never Again"에 모든 멤버들이 공동으로 작사/작곡을 맡은 것은 보이밴드 앨범에서의 통산관례에 따른 느낌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또, 메인스트림에서 화제가 되었던 팀의 멤버였으니, 보컬리드의 측면에서도 다른 멤버들보다 더 나았겠지요.


하지만 새로 출범한 이 보이밴드에 대한 관심에서 뒤로 조금 물러서 보면 앨범안에는 더 재미있는 이름들이 보입니다. 일단 프로듀서 라인업에 있는 글렌 로젠스타인이나 댄 무캘러, 빌 바움거트 같은 사람들이 보이죠. 로젠스타인은 플럼의 앨범을 프로듀싱했던 사람이고, 메탈그룹 라이아슨의 멤버였던 바움거트도 벤슨이나 엣센셜 레이블에서 프로듀서로 활동해왔던 사람이죠.


작곡/작사 라인업으로 들어가면 자크 포터나 마크 해먼드, 그리고 스티브 힌달롱 같은 이들이 눈에 띕니다. 이 모든 지원군들이참으로 재미있죠. 왜냐면 포터나 해먼드를 제외하고는 댄스/팝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보이는 모던락의 필드에서 활동해왔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댄스/팝의 스타일과의 중추점을 잘 찾는다면 뭔가 새로운 경향이 보일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가 되지만, 실상 결과는 평범합니다. 그냥 여느 보이밴드의 음반에 크게 다를 바가 없어요. TV의 멤버들이 내뿜는 보컬이 압도적으로 곡의 분위기를 이끈것도 이유지만, 애초에 이 지원군들이 TV의 앨범에 맞는 흐름으로 곡을 재단한 것이 더 큰 이유일듯 하군요.


스티브 힌달롱이 곡을 써준 "You are the Way"같은 곡을 보면 이런 점이 크게 느껴집니다. 베테랑 모던락 그룹인 콰이어의 리더가 써준 곡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아주 전형적인 댄스/팝의 멜로디를 보이고 있거든요. 이런 지원의 라인업이 결성된 데는 레이블인 엣센셜의 성격이 큰 영향을 주었겠지만, 실상 밴드의 스타일이 레이블의 성격에 끌려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보이밴드라는 모토만 보면 TV의 첫 앨범은 플러스 원과 충분히 견줄 수 있을 정도로 흥미롭습니다. 개성적인 보컬들이 결합되는 흐름이 플러스 원의 매력이라면, TV의 앨범에서는 비슷한 톤의 보컬들이 자연스런 화음을 구성해가는 흐름을 매력포인트로 찾을만 합니다.


이런 일관됨이 앨범을 차짓 지루하게 만들 수 있기도 하지만, 각각의 노래들이 꽤 괜찮은 멜로디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을 어렵지 않게 극복합니다. 또 노래들이 갖고 있는 전반적인 스피디함도 이에 한몫하죠. 굳이 연관시킬 필요는 없지만, 립맨이 몸담았던 98 Degree도 이런 스타일이 장기였죠. 디즈니 애니메이션이었던 [Mulan]의 수록곡인 "True to Your Herat"를 스티비 원더와 함께 불렀을때도, 그 넘실넘실 넘어가는 보컬을 듣고 이들을 흑인 보컬팀으로 착각한 사람들도 있곤 했으니까요.


여러명이 뭉친 보컬밴드로서의 이점은 오히려 플러스 원보다 한 수 위라는 생각도 들 정도입니다. 적어도 플러스 원의 성급한 모사라는 오명은 가볍게 떼어버릴만한 수준입니다.


마지막 곡인 "I Live for You"를 아카펠라 트랙으로 처리한 것도 보컬밴드로서의 특출함을 보이기 위한 확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구태의연해 보이기는 하지만, 초짜의 어눌함은 없군요. 예전에 아발론의 데뷔앨범에 있었던 찬송가의 어색한 아카펠라 버젼이 생각나네요.


플러스 원의 앨범에서 슬쩍 보였던 라틴풍의 연주가 이 앨범에서도 타이틀 곡인 "Jump, Jump, Jump"의 전주부에서 살며시 보이기도 하지만 실상은 그게 전부에요. 주위 환기를 시키는 역할을 하긴 했지만, TV의 앨범은 하이브리드한 성격보다는 지극히 모범적인 댄스/팝의 경로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가사 또한 모범적입니다. 역시 레이블의 성격보다는 음악의 특성을 더 고려한 결과인 셈이죠. 찬양과 고백, 그리고 감사의 메시지가 앨범의 태반을 싸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보이밴드가 구사할 만한 댄스/팝의 보편성에 있어서는 플러스 원보다 더욱 정도를 걷는 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차대조를 한다면 각각 일장일단이 있겠죠.


이렇게 두 팀의 진영에서 개성적인 부분이 눈에 띄는게 참으로 마음에 듭니다. 보이밴드라는 특성때문에 필연적인 비교가 되긴 하지만, 사람들이 기억하게 될 음악을 고르는데는 많은 수선을 떨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연령대의 그룹으로는 벌써부터 팻 챈스를 비롯하여 많은 팀들이 양산되고 있고, 어짜피 대중들은 좋은 음악만을 기억할테니까요.



TV는 그 함량에 충분히 도달할만한 팀입니다. 세큘러 보컬리스트의 영입을 홍보의 필두로 한 것에 너무 큰 의지를 한듯 하기도 하지만, 앨범의 완성도에까지 그 단서가 따라오지는 않았습니다.


내막을 일일이 알 수는 없지만, 조나단 립맨의 노력이 어지간했다는 느낌이 여기저기 묻어나는 앨범인건 사실입니다. 이 또한 완연한 믿음의 깨달음 없이는 불가능했겠지요.


(20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