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ed by
Superchic[k] and Bill Deaton
(2001/Inpop)
- 수퍼칙의 데뷔 앨범 [Karaoke Superstars]를 보다보면 난감한 점 이 한두가지가 아니야.그 별난 이름과 앨범 제목도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이 꽤 진지했던 그룹인 처치 오브 리듬의 맥스 수에게서 나왔다는 점도 웬지 안 맞물리는것 같고. 서프 뮤직의 부활일까? 하지만 처치 오브 리듬과 서프 뮤직 스타일은 웬지 안어울리거든. 맥스 수가 앨범 에서 차지한 비중이 생각보다 적었던 걸까?
= 그렇지 않을껄. 수퍼칙은 수가 처치 오브 리듬 활동 이후 새롭게 결성한 팀이라는데서 먼저 더 화제를 얻었거든. 음악적 스타일이 제각 기였던 처치 오브 리듬 두 장의 앨범에서 일관성있게 밀도 있는 음악 을 만들어온 싱어/송라이터가 새로운 팀을 구성해 놓고 팔짱만 끼고 있지는 않았겠지. 괴짜같은 앨범 컨셉이 익숙치 않아서 유사성이 느껴 지진 않을지 몰라도, 맥스 수는 여전히 수퍼칙의 핵심 인물이야. 팀에 서도 'Band Mom'이란 닉네임으로 통한다던데?
- girl-fronted라는 밴드 구성과 펑크라는 스타일도 이전의 COR을 연 상시키기 힘들게 하는 것도 사실이고. 처치 오브 리듬이라는 훌륭한 팀을 잊고 싶지 않아서 부리는 고집이긴 한데, 수퍼칙과 유사점을 찾 을만한 부분은 없을까?
= [Karaoke Superstars]의 곡들 태반은 리프로 울리는 약간 장중한 사운드로 시작되다가 갑자기 쿵짝쿵짝하는 펑키로 들어가는 구성을 갖 고 있는데, 이 서두부분의 연주들을 듣다보면 마치 COR의 음악을 듣 는듯한 느낌을 주지. 하지만 그뿐이야.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 COR 과 수퍼칙은 전혀 다른 팀이야. 연주의 부분이 비슷한 느낌을 준다해 도 리드보컬 자체가 여성싱어들이기 때문에 이런 느낌이 더하지. 되려 COR의 음악스타일을 기대하고 들었다가는 실망하는 경우도 생길껄.
- 그렇다면 음악 이외의 부분은?
= 일단 가사를 들 수 있지. CD-ROM이라는 매체가 한창 붐을 탈때 만 들어졌던 [Actual Reality]라는 교육용 시디롬 기억나? 청소년을 위 한 선교/문화 멀티미디어 프로그램이었는데, COR은 뉴스보이스, 제이 키 벨라스퀘즈등과 함께 이 씨디롬 제작에 참가했던 팀이었지. 그만큼 COR과 맥스 수는 청소년 선교에 대한 비중을 크게 잡았었어
수퍼칙의 가사에도 이런 마인드가 살아있어. 오히려 더욱 직설적인 방 법으로 증폭 되었다고 할 수 있지. 우선 수퍼칙이란 팀이름 부터도 메 일을 보낸 팬의 아이디에서 따온거라고 하더군. 가사면에서는 1인칭의 시점으로 고백과 다짐이 주가 되었던 COR의 가사와는 달리, 수퍼칙의 가사에서는 8명의 일당이 팬들에게 전해주는 메시지가 그대로 살아있 어. 따지고 보니 8명의 대가족 그룹이란 점도 COR과 비슷하구먼.
- 화자가 바뀐다고 해서 메시지의 경향이 틀려질 필요는 없잖아? 예를 들어 고백과 다짐을 '주는' 메시지가 될 수도 있겠고...
= 타이틀 곡인 "Barlow Girls"같은 경우부터 봐바. 이 노래의 가사는 수퍼칙의 남성 멤버들이 전하는 공개구혼의 메시지야. 그러나 그 안에 는 외모에만 무게가 실리는 여성상의 평가에 대한 일침이 담겨있지. "TV Land"같은 경우도 마치 외관상으로는 가사를 마치 카맨의 "Soap Song"처럼 티비쑈들의 제목으로 구성한 장난스러움이 보이지만, 이 또한 화면안의 세상처럼 살고싶어하는 무신경함에 대한 비판들로 담겨 있지. 기본적인 맥락은 우리가 많이 보던 충고와 첨언의 메시지들이지 만, 이 모든 것이 재미난 형식의 당의정으로 쌓여있어. 많은 요소들을 칭찬해 줄 수 있지만, 그중 가사는 이 앨범 최고의 발군이야.
물론 맹점은 있어. 그 당의정들이 모두 동시대적인 미국문화를 반영하 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즐기기에는 한계가 좀 있다는 점이지. 하 지만 [미녀삼총사]라던지 [A-특공대]의 '미스터 T', [비버리힐즈 90210] 이나 '리키 마틴' 같은 인용 태반이 우리에게도 익숙하기 때 문에 전혀 즐길 수 없는게 아니긴 하지만.
- 보컬이 어떤 무드를 타고 크게 기복이 느껴지는 음반은 아닌데.
= 사실 펑크 스타일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여성보컬을 통해 발산되다보니 다소 생소한 느낌이 드는걸꺼야. 하지만 펑크보컬 의 평이한 느낌을 극복하기 위해 트리샤와 멜리사 자매의 보컬은 스피 디하게 결합되는 하모니를 새롭게 구사하는데 꽤나 성공적이지. 앨범 수록곡의 태반이 이들에게 의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 그외의 밴드 멤버들의 개성은 크게 안느껴지나?
= 처치 오브 리듬때는 다국적 구성이라는 모토라도 있었지만, 수퍼칙 의 남자멤버들은 중국인인 수를 제외하고는 누가 누군지도 잘 모를 정 도야. 하긴 수는 수퍼칙의 이런 대가족 구성에 대해서 '마구 모았다' 라는 표현까지도 쓰고 있는걸. 실제로 수퍼칙은 '밴드를 위해 뭉친다' 라는 개념에 대해서, 음악을 좋아하는 젊은 크리스천들에게 일종의 독 려를 해주고 있는 듯하기도 해. 심지어 부클릿에는 이런 말도 쓰여있 는걸.
"Superchic[k] is not about us. We hope that many many people come to the realization that creative expression is within everyone's reach.. (중략) ...and how to start your own band (and do your own record), we invite you to join the dialogue at www.superchick.net."
- 수퍼칙의 멤버들이 다음 앨범에서 대규모로 바뀔 가능성도 있겠네?
= 멜리사와 트리샤 자매를 제외하면... 그렇지. 아쉽지만.
- 스피디하게만 지속되는 스타일때문에 음반이 좀 평이하게 느껴지지 않아?
= 차라리 앨범의 곡들보다는 한곡 자체에서 변주되는 흐름이 이를 극 복했다고 봐. 차분한 시작에서 갑자기 빠르게 변화되는... 이런 흐름 을 더 드러내는 곡으로는 "Get Up"같은 곡이 있지. 이와는 별개로 "Help Me Out God"이나 "Let it be"같은 곡들은 곡 자체로도 차분한 발라드로 남고 있고. "Let it Be"같은 노래는 참 좋지. 마치 존 레논 의 "Let it be"같은 (노래의 멜로디까지도) 케세라세라 분위기중에서 도, 우리가 단 하나 가져야 할 진중한 믿음에 대해 말해주는 가사는 참 감동적이지.
- 몇몇 곡은 메이져 영화의 사운드트랙으로 쓰이기도 했다며?
= 리스 위더스푼이 주연한 [Legally Blonde] (우리나라 제명 "금발 은 너무해")에 "One Girl Revolution"이 쓰인게 첫 시작이었지. 남 자친구에게 채인 금발의 미녀가 법대에 입학해서 학교를 뒤집어 놓는 다는 내용인데, 노래의 제목과 꽤 재미있게 맞물리지 않아? 그래서 그 런지 화제도 많이 되었었어. 아무튼 저간의 로비와 음악성에 대한 주 목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지.
- 데뷔앨범치고는 큰 성과를 올린셈이네. 하지만 워낙 발군의 신인들 이 많으니까. 수퍼칙만의 성과로 들만한 요소들은 뭐가 있을까?
= [Karaoke Superstars] 최고의 미덕은 '새로움'이야. 여성보컬과 결합한 스피디한 펑크스타일.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 듯한 톡톡튀는 앨 범의 요소들. 재기발랄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가사들. 이 모든 것들 이 어눌하게 결합되었다면, 크나큰 실망만을 남기고 사라졌을 법한 팀 이지만 맥스 수의 연륜있는 캐리어에 힘입어 엄청난 상승효과를 불러 일으켰지.
- 다음 앨범에서도 지속될까?
= 지속되리라는 확신에 앞서서,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더 간절한 게 사실이야. 깊이 있는 가사와 풍자가 음악과 멋지게 결합된 앨범은 많지 않거든. 이런 음반을 또 만날 수 있는 보장만 있다면 뭔들 못 바라겠어?
(20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