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ed by
Mark Hammond, Doug Beiden, David Browning, Dan Muckala, Tedd Tjornhom
(2001/Sparrow)
12에서 15살의 멤버들로 구성된 로우틴 팝그룹이라고 해서 그간 등장했던 틴스타들과 별다르게 볼 필요는 없겠지만 점프5의 데뷔앨범은 다시금 '이렇게 어린 애들이?'하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그 원인이 무엇일까요?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봐도 얘네들의 스타일 때문인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 친구들보다도 어린 마라나타 키드의 아카펠라 프레이즈같은 곡들을 들으면서, 어떠한 논란없이 그저 귀엽다 장하다 뭐 이런 얘기들을 했었죠. 재키 벨라스퀘즈나 레베카 세인트 제임스도 이 친구들보다 겨우 한두살 많은 나이에 데뷔했지만, 그때에도 우리는 놀랍다 대단하다 이상의 별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로우틴 가수들이 댄스팝이라는 장르를 표명하게 되면 문제가 틀립니다. 일단 굉장히 많은 부분을 비쥬얼한 파트에 치중을 해야되죠. 결국 듣는 이미지보다는 보는 이미지가 많아지고 이런 느낌은 지나친 상업성과 연결되게 되는 셈입니다.
아마 벨라스퀘즈나 제임스가 얘네들처럼 기기묘묘한 유니폼을 입고, 공중제비를 돌며 온갖 춤을 추는 댄스팝 아티스트였다면 우리도 상당한 이질감을 느꼈을 겁니다.
그러나 통통튀는 팝싱글들에 맞춰 방방 날라다니는 댄스 퍼포먼스를 보이는 점프5의 이런 '애들다운' 모습에는 선배 틴 아티스트들이 보이지 못한 또다른 솔직한 면모가 있습니다.
벨라스퀘즈나 제임스가 어린 나이에 비해 성숙한 모습을 의도적으로 표현하려 했다면, 점프5의 멤버들은 그 정반대입니다. 지극히 나이에 맞춘 모습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고 있죠. (그렇게 생각하니 자켓사진에 치열교정기를 낀채 찍은 사진까지도 웬지 의미심장해 보이는군요.)
이는 음반에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이들의 첫 싱글이었던 "Spinnin' Around"를 들어보시길. 만약 콰르텟 구성 이상의 성인 보컬그룹이 이 노래를 불렀다면 그 분위기를 충분히 살릴 수 있었을까요?
아마 그렇지 못할겁니다. [Jump 5]는 틴팝 음악의 마이더스들인 댄 무캘러, 스테파니 루이스를 위시하여 이 장르의 노장들인 테드 티나 마크 해먼드(데뷔당시의 신디 모건에게 완연한 댄스팝의 음악들을 만들어줬던 드러머 출신 프로듀서죠.)까지 가세하여 만든 음반이지만, 그 산물은 정말 10대 초반의 아이들에게 너무나도 잘 맞는 음악이 되었습니다.
틴팝의 레벨에 눈높이를 맞춘 제작자들의 역량도 있었지만, 이를 잘 구현한 점프5 멤버들의 역량도 무시할 수 없고요. 장단이 아주 잘 맞아 떨어진 셈입니다. 특히 보컬파트를 맡고 있는 브리타니와 브랜든 하게스트 남매의 역량은 따로 기억해둬야 할 정도의 수준입니다.
"Spinnin' Around"에 엄청난 무게가 실려있는 앨범이지만, 유로사운드의 가벼운 무드로 진행되는 곡들도 충분히 즐길만 합니다. "Change a Heart, Change the World"나 "The Meaning of Life", "Wish That I Could Read Your Mind", "I Belong to You" 같은 곡들이 이에 속하죠.
장르의 특성상 인스트루멘탈은 댄스팝 특유의 스피디한 진행을 계속 유지하지만 진루함보다는 확연한 일관성이 느껴집니다. 하기야 보너스트랙까지 11트랙임에도 앨범은 40분을 넘기지 않으니 지루해질 여지가 별로 없죠.
게다가 후반부에 "Love Ya Too Much"같은 곡은 앨범의 진행에서 완전히 일탈하는 어쿠스틱한 느낌의 발라드임에도 자연스레 앨범과 어우러집니다. 실제로 이 곡을 비롯한 몇몇곡은 어느정도 의도적인 어덜트 컨템퍼러리한 느낌의 발산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기성팝과 비슷한 필링을 갖고 있다는 의미지요.
오히려 기대를 깨는 것은 가사입니다. [Jump 5]의 가사가 깊이가 있거나 어렵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그래도 멤버들의 연령정도에 눈높이를 맞출만한 가사는 아닙니다. 세상을 구원하실 수 있는 절대의 힘에 대한 간구, 한사람의 신앙인으로서 온전히 주님께 속함을 고백하는 메시지 등등...
그냥 평균적인 틴팝의 앨범에서 나올만한 가사들이긴하지만 제목에서도 보여지는 '가상현실', '인생의 의미' 같은 표현들은 좀 완급하군요. 뭐 이들이라고 이 정도의 가사를 쓰지 말란 법은 없지만... 흠, 제가 이 친구들을 너무 무시하는 것일까요?
그래도 좋아보입니다. 이 정도 연령의 틴그룹의 활동에서는 동년배의 팬들이 느낄 수 있는 교감과 공감대 형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 면면으로만 따지자면 [Jump 5]의 앨범은 더 이상 바랄게 없을 정도입니다.
정말로 관건은 향후의 활동입니다. 틴그룹으로서 이 멤버들이 점프5를 몇년동안 유지할 수는 없겠지요. 그렇다면 성인그룹으로 점프5가 성장한다던가 (에구, 근데 팀이름이 너무 유아틱해서...) 아니면 기수제로 멤버를 바꿔서 팀자체를 유지하는 방법, 두 가지중 하나일텐데 그 어느것도 맘에 들지 않네요. 아마 이 다섯명의 멤버들만으로 만들어진 [Jump 5]가 너무 맘에 들어서인가 봅니다.
하긴 너무 이른 걱정을 하는거 같네요. 주님이 이 팀을 어떻게 쓰실지 기다려 보는게 수순이겠지요. 기대가 됩니다.
(20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