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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스테이시 오리코 Stacie Orrico [Genuine] (2000)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6.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Mark Heimermann,  Michael-Anthony Taylor,
Tedd T & Michael W. Smith

(2000/Forefront)



틴 팝스타들을 폄하하는 의견들중 제일의 요지는 그들이 음반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립적인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이걸 틴스타들의 문제만으로 한정 지어야 할까요? 음반의 제작에 프로듀서나 작곡가들의 역량이 가미되는 것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공통의 사실입니다. 보컬 앨범의 경우 프로듀서의 힘이 크게 작용되기는 제이키 벨라스퀘즈나 아발론의 앨범이나 별 다를게 없을 겁니다. 게다가 만들어진 음반의 음악들에게 최적의 보컬과 퍼포먼스를 입히는 것도 재능입니다. 바로 틴 가수들이 큰 역할을 맡고 있는 부분이지요.


그러나 이런 경향에 대해서 어느정도 책임을 느낀 것인지, 아니면 진짜 재능있는 이들이 양산되어서인지, 최근에는 틴 보컬들도 앨범에서 자신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



14살인 스테이시 오리코의 데뷔앨범 [Genuine]도 이런 점을 엿볼 수 있는 앨범입니다. 물론 오리코의 역량 만큼이나, 지원을 퍼부어준 이들이 많은 앨범이기도하죠. 무려 4명의 프로듀서가 합심한 앨범이니까요.


그만큼 많은 화제와 함께 출발한 앨범입니다. 그 화제에 원천의 반은 기라성같은 제작진들의 명성에서부터였고, 나머지 반은 콜로라도 세미나에서부터 부각을 나타낸 오리코의 보컬에 대한 소문에서 부터였죠.


여기에 간주트랙을 제하고도 무려 14곡이 담긴 [Genuine]의 방대함이 화제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몇년전 음악활동을 시작했던 오리코의 선배들과 비교하면 더 재미있습니다. 제이키 벨라스퀘즈의 프로듀서가, 레베카 세인트 제임스의 음반사 / 총제작자 지휘아래에서 만든 앨범이거든요. 하지만 [Genuine]의 음악적 색채는 벨라스퀘즈의 라틴팝이나, 제임스의 락지향과는 달리 R&B에 기반을 둔 그루브한 팝이 더 두드러집니다. 마케팅에서도 오리코를 다른 크리스천 틴 가수들이 아닌 일반 팝가수들-로린 힐이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 비교한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에요.


[Genuine]은 대단한 앨범입니다. "Don't Look at Me", "Genuine"같은 힛트 싱글들 이외에도 들을 만한 곡들이 많고, 더구나 이 힛트 싱글들 하나하나에 어린 가수의 잠재력이 배여있다는 점도 단순한 감상 이외에 놀라움을 안겨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앨범 전체에 대해서 무언가 만족할 수 없는 부분이 느껴진다면, 아마 십중팔구는 지나치게 큰 앨범의 스케일때문일 겁니다. 그때문에 앨범의 리듬이-특히 후반부에 가서는-다소 늘어지게 되거든요.


물론 트랙이 많거나 긴 앨범이 모두 다 이렇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Genuine]이 이런 면을 해소할만큼 구성이 첨예한 앨범은 아니에요. 특히 느린 곡들이 많은 부분에서 아쉬움이 더합니다.


이런 정도의 아쉬움을 제한다면, 곡의 요소요소에 있어서는 매우 좋습니다. 각각의 노래들은 마치 오리코의 보컬에 맞춰 재단된 듯한 리듬/멜로디를 내뿜고 있고, 오리코 또한 파도를 넘실넘실 타듯 각 노래의 흐름을 리드미컬하게 이끌고 있습니다.


"Genuine"같은 곡을 예로 보세요. 코러스 부분을 들어가기전 상당히 많은 가사들이 거의 랩수준으로 쏟아져 나오지만, 오리코의 보컬은 단순해보이는 흐름을 잡아가면서 전혀 무리없이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이런 테크니션만으로도 오리코의 보컬은 확실히 들을 거리입니다.


가사들도 좋습니다. 여느 틴 가수들이 주로 하는 테마들 대부분이 이 앨범에 담겨 있지만, 그 중에서도 자신의 한계점을 전면으로 보이고 이의 해답을 하나님께로 돌리는 가사들이 특히 두드러지는군요. 역시 대표적인 것은 "Don't Look at Me"죠.


"날 보지마세요. 완벽함을 원한다면.
날 보지마요. 아마 실망만 할껄요.
당신을 옳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그러니 날 보지마세요. 주님을 보세요"



느릿한 발라드 중 가장 맘에 드는 "Dear Friend"는 마이클 W 스미스의 프로듀싱과 피아노 연주보다도, 오리코 자신이 직접 작사/곡을 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만 합니다. (실제로 오리코 자신이 애착을 갖고 있는 듯해요. 동명의 제목으로 책까지 썼으니까요.) 앨범의 마지막에 위치하면서 그때까지 앨범을 끌어오던 다른 노래들과는 전혀 틀린 원솔로 발라드의 분위기로 주의를 환기시키거든요.


그외에 다소 지루한 구성속에서 아무래도 차트에 올랐던 "Stay True", "Without Love" 같은 노래들이 귀에 뜨이는 곡으로 꼽을만 합니다.



2000년도에 출발한 가수들 중에서 레이첼 람파, 플러스 원과 함께 틴 팝의 붐을 조성했던 가수였죠. 팀의 구성자체가 판이하니까 플러스원을 제외한다면, 레이첼 람파와는 여자 솔로라는 점에서 필연적인 비교대상이었는데요.


람파의 음악이 4년전 벨라스퀘즈의 음악을 연상시키는 무드를 갖고 있었다면, 오리코의 앨범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그만의 개성을 표출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더 가산점을 줄 만 합니다. 물론 그만큼 튀는 개성을 보임에 있어서 [Genuine]이 얼마나 원숙한 앨범인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많은 트랙에 따른 부담감 같은것도 분명 있으니까요.


하지만 몇몇 요소를 차치한다면 오리코의 첫 앨범은 분명 발군의 앨범입니다. 프로듀서들이 벌여놓은 향연에 보컬만 빌려준 수준의 앨범은 아니란거죠.


원숙함과는 별개로 틴 스타들의 앨범이 갖는 당당함이 이 앨범에도 잘 배여있습니다. 다음 앨범에서는 오리코의 역량이 좀 더 전면에 드러나도 될 법하고, 아마 오리코의 팬들도 그걸 기대하고 있을거에요.


(2001/08)


PS: 백보컬 크레딧에 명시된 'Mookie'는 프로듀서인 마이클 안소니 테일러의 애칭이랍니다. 그러니까 같은 사람이란 소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