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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필 케이기 Phil Keaggy [Majesty and Wonder] (1999)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5.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David Schober & Phil Keaggy

(1999/Word)



시즌앨범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기타 연주 앨범입니다. 게다가 필 케이기의 앨범이라니 더 바랄게 없겠죠!


그만큼 기대한 정도에 부합하는 앨범입니다. 13곡의 트랙중 9곡은 유명한 시즌 클래식의 기타연주이고, 지극히 모범적인 연주를 따라갑니다. 유별난 편곡이나 기교없이 기타가 낼 수 있는 최적의 하모니를 만들고 있어요. 메인 멜로디를 주로 어쿠스틱 기타가 이끄는 앨범의 전반부 - "What Child is This?", "Jesu, Joy of Man's Desiring", "Silent Night" 는 이런 느낌이 더하고요.


중반부를 넘어서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일렉이 약간의 변주를 주기도 하지만 ("O Holy Night") 그 느낌의 편차가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중반부를 지나서는 몇곡의 신곡이 있어서 이런 이질감을 묻어버리고요.



나머지 4곡의 신곡들도 참 좋습니다. "For Hearth and Home" 이 무난한 소품이라면 'Nativity Suite'로 명명된 트릴로지 구성의 서곡은 장중한 미를 줍니다. 특히 세번째인 "Flight into Egypt" 는 전반적으로 차분하게 일관하는 앨범의 흐름에서 큰 생동감과 클라이막스를 부여합니다.


은은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뒤에는 앨범의 진가를 내기 위한 증원군들이 보입니다. 우선 제일 큰 조력자들은 이 앨범에서 케이기와 함께 타이틀 롤로 올라온 런던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겠지요. 이 멋진 싱글들의 오케스트레이션 대부분은 칼 마쉬가 맡았지만, "Do You Hear What I Hear?" 같은 곡에서는 탐 하워드가 맡기도 했습니다. 앨범 종종 등장하는 투스클럼 힐 침례교회의 핸드벨 콰이어는 성탄의 분위기를 돋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요.


모던 인스트루멘탈 세션들중에서도 리듬 파트의 크리스 맥휴라던지, 에릭 다큰처럼 반가운 이름들이 보입니다. 또, 누가 아니랄까봐 미셀 툼즈도 종종 그녀의 장기를 발휘해서 인상적인 코러스를 선보이고요.


이렇듯 앨범이 일종의 올스타 세션같은 배치를 갖고 있어서, 케이기가 그냥 프론트 롤만 맡은 밴드세션 음반같다는 느낌이 짙게 들기도 해요. 하지만 성탄의 느낌을 배가시키는 맛깔스런 기타의 선율은 역시 이 앨범 최고의 요소입니다.



국내에서도 라이센스 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쪽 시장의 연주 앨범에 대한 반응도 좋고, 시즌 연주앨범은 더욱 드물잖아요. 게다가 살아있는 전설 필 케이기의 앨범이고요. 웬지 이 앨범의 패키지나 홍보는 케이기의 명성에 비해 너무 조용하고 간소하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하기야 이런 점이 더 성탄 앨범에 어울린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2001/12)


PS : 속지의 말미에 노만 밀러에게 바친다는 헌정의 글이 있어요. 이 앨범이 밀러의 숙원의 프로젝트였답니다. 모던 크리스마스 앨범의 선구자다운 염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