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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조애너 Joanna [Looking into Light] (1999)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5.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Dave Bainbridge

(1999/Forefront)




보컬팀의 멤버였던 사람이 솔로 앨범을 낼때, 이들이 기존 소속 그룹의 이미지를 생각하며 고민할 필요는 거의 없습니다. 그냥 노래를 부르면 되니까요. 그래봤자 보컬팀이란 여러 보컬의 화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고, 이 중 한명의 보컬이 자신만의 음악을 내놓는다고 해서 그것이 그룹의 음악에 묻힐 가능성은 거의 없지요.


오히려 음악적인 방향전환을 하면서 그룹 시절 못지 않은 반향을 불러 일으키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마이클 잉글리시나 브라이언 덩컨 같은 경우를 보면 알 수 있죠.


그러나 밴드의 리드 싱어일 경우에는 좀 다릅니다. 원래 리드 싱어의 목소리는 밴드의 음악을 대변하는 것이기에 이들이 솔로 앨범을 낸다 하더라도, 그들의 음악은 이전에 소속된 밴드의 음악과 끊임없이 비교되게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이들은 그룹 시절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최대한 달아나려 하지요.


가까운 예로 페트라의 리드 싱어 존 슐리트의 경우가 있습니다. 슐리트는 그의 두 장의 솔로 앨범에서 워십 스타일, 췰드런 콰이어, R&B 싱어들의 영입 등을 키포인트로 자신의 음악을 차별화 시켜 갔습니다. 음반도 나름대로 성공적이었고요, 그러나 그의 음악에 끊임없이 붙여진 레테르는 '페트라'의 존재 였습니다. 게다가 슐리트가 페트라의 탈퇴 후에 솔로 음반을 만들거나 한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더욱 컸습니다.



아이오나의 리더인 조앤 호그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물론 아이오나의 앨범들이 보컬이 배제된 연주 음악도 많이 포함하고 있기에, 보컬만의 앨범을 만든다면, 어느 정도 그룹 시절의 음악과 차별화가 가능 하겠지요.


하지만, 호그의 보컬은 최근에 미셀 툼즈나 모야 브레넌 같이 비슷한 성향의 가수들이 떠오르기 훨씬 이전부터 편향된 그녀의 개성으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개성은 총체적으로 '아이오나'라는 그룹의 음악으로 알려져왔고요.


자, 그렇다면 '조애너'의 음반에도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했다는 결론으로 귀결 됩니다. 그녀의 첫 솔로 앨범 [Looking into Light]에는 과연 어떤 것들이 가미 되었을까요?


제일 주요한 요소는 앨범의 부제로 붙은 'Celtic Hymns'라는 컨셉입니다. 그렇다고 이 앨범이 찬송가 앨범을 켈틱 스타일로 편곡한 앨범은 아니에요. 호그가 작곡한 다섯곡을 제외한 노래들은 모두 켈트지방의 전통 성가들이고, 호그가 작곡한 노래들의 가사도 모두 17,18 세기에 쓰여진 성시를 바탕으로 한 것들입니다.


호그가 작곡을 한 비중이 크다는 점을 우선 앨범의 개성적인 면모로 들 수 있겠지만, 앨범의 컨셉이 더 우선하는 요소입니다. 물론 아이오나의 앨범들도 고서나 민요를 바탕으로 한 컨셉을 잡아 왔기에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좀 부족할 수 있어요.


하지만 자켓의 후면에 쓰여진 호그의 이야기는 이 앨범이 그녀 자신이 사환을 걸고 기대했던 앨범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합니다.


"이 앨범은 나의 아버지인 샘 몰스 목사님의 아이디어로 그 분은 몇 년전 나에게 이것을 제안하셨다. 한때는 아버지의 충고를 어리석게 무시하고, 그 결과로 댓가를 치루며 고통을 받은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가 해주셨던 격려를 상기하고 있다.
이 음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여러 세대에 걸쳐져 있지만, 가사들은 모두 옛 교회 찬송으로 부터 차용한 것이다. 그 족적들을 살펴보며, 나는 하나님의 사랑과 경외의 영적인 표현, 그리고 그분의 자비로 인한 깊은 감사들을 찾았다. 이것들은 바로 내 유산의 일부이다. 그러기에, 끝없는 사랑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앨범을 나의 아버지께 바친다."


결국 기획적인 부분이 전적으로 호그 자신의 의지가 반영되어 있었던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앨범은 음악적인 구성으로는 마치 아이오나의 발라드 싱글 컬렉션같은 느낌이 듭니다. 동적인 부분보다도 음미될 수 있는 가사들, 그리고 묵상과도 같은 필을 주면서 더더욱 찬송가 앨범같은 분위기를 자아내지요.


또, 인스트루멘탈 트랙은 없지만 각각의 노래 자체가 절반은 보컬, 절반은 반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연주 부분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 주축은 (누구겠습니까?) 데이브 베인브릿지, 나이젤 팔머, 텔 브라이언트, 데이빗 피츠제럴드 같은 아이오나의 진영들이 가세했고요.


휘슬과 윌리언 파이프, 플륫, 바이올린, 비올라등의 악기가 일렉이나 어쿠스틱 기타 등과 어우러지는 연주는 아이오나의 음반에서 느껴졌던 느낌들의 연장이지만 언제나 감칠맛이 나고요.


이런 저런 이유로, 앨범 자체를 대변하는 이미지는 강하지만... 다만, 찬송가 앨범들이 갖는 특유의 지루한 느낌도 있는 편입니다. 그게 좀 아쉽네요.



그래도 앨범을 곱씹어 보면 재미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특히 전통곡의 편곡 버젼과 호그가 작곡한 새로운 노래들의 대비는, 지나친 과장을 빌리지 않더라도 시대를 넘나드는 느낌까지 듣는 이들에게 안겨준다는 평가를 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이 비교는 편곡과 연주의 분위기라기 보다는 전적으로 곡의 멜로디에 기인 한 것이기에 더욱 무리 없는 느낌을 주고요. 오히려 편곡과 연주의 분위기는 계속 일관됨을 유지함으로써 앨범의 흐름이 지나치게 흔들리는 것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이런 잇점을 타고 있는 호그가 만든 노래 "I Ask No Dream", "Almighty Father Who Dost Give" 들은 확실히 수작인 트랙입니다.



조애너의 첫 음반은 지극히 개인적인 기획을 경유해서 만들어졌고, 그 컨셉에 잘 부합한 앨범입니다. 하지만, 아이오나의 다음 앨범이 더 기대되는 마음도 전혀 지울 수 없군요. 이제 슬슬 나올 때가 되었죠?


(1999/10)


PS1: 이 앨범에는 아이오나의 앨범에 실렸던 "When I Survey" 가 다시 실렸습니다. 라이브 앨범까지 치면 세 번이 실린 셈이네요. 아이오나판 "Friends" 인가요? 하긴 유명한 곡인가봐요. [LA 컨피덴셜] 의 감독인 커티스 핸슨이 만든 영화 [River Wild]의 첫 장면에서도 이 음악이 나오죠.


PS2: 이 앨범의 가족적인 느낌은 자켓에 실린 아버지 샘 몰과 호그의 자매들인 헬렌, 도린, 뮤리엘 (셋은 앨범에서 게스트 보컬로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의 사진때문에 더더욱 강조됩니다. 네 딸들은 서로 어지간히 닮았는데, 아버지는 전혀 안닮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