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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Various [Exodus] (1998)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4.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Michael W. Smith

(1998/Rocketown)





= 교회에서 부르게 되는 '워십'송과 'CCM'의 구분에 대한 논의는 그동안 수도 없이 있었지. 이럴때는 오히려 현학적으로 보는 구분법이 상당한 도움이 되기도 했는데, 말그대로 교회에서 예배를 위해 쓰이는 음악은 '찬양'이고, 아티스트리를 위해서 만들어지는 창작곡은 CCM이다라는 식의 구분법이야.


- 허걱. 말이 돼?


= 안될건 없지. 내 말은 단편적인 구분이라고.


- 그래...?그러면 교회에서 워크맨을 들을때는 오로지 W/P 만을 듣고 교회밖을 나가면 CCM 테이프로 갈아 끼워야 한다는 식인가?


= 그건 너무 극단적인걸.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워십과 CCM이 그 맥락을 같이 해왔음에도, 두 영역은 상당한 바운더리를 갖고 있다는 거야. 다만 그 기저가 어디에 있느냐를 따지자면 W/ P는 교회, CCM은 대중문화 속에 담겨져 있다는 거지.


- 그러나 90년대 들어서면서 그 경계는 희미해지지 않았어? 워십 리더의 솔로 가수화나, CCM이 교회안에서 자연스럽게 예배 음악으로 쓰이는 경우등을 비춰본다면...


= 그렇다면 80년대 들어서 CCM이 자체적인 스타일로 발전해간 것을 설명할 길이 없지. 그 차이점이 90년대에 와서 다시 뭉그러졌단 말이야?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과 '경계를 넘어서 교류가 있는 것'은 절대적으로 틀리지. 전자의 경우를 가정 한다면,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CCM의 '극단적인' 장르들에게까지 적용시키기가 힘들어. 하지만 후자의 정의를 따져본다면 이는 지극히 '의도적'인 것이기 때문에 '크리스찬 음악'이라는 양자의 측면에서 내실을 다진다는 개념으로 볼 수 있으니까....


-더 긍정적이라고?


= 그렇지. 그리고 실제로 그래왔어. 워십의 영역에서 보자면, 스캇 웨슬리 브라운, 레니 르블랑, 훼르난도 오테가 같은 사람들이 있겠고 대개의 경우가 보다 더 대중적인 영역을 구축해가는 과정이었지. 그러나, 예배에 더 초점을 맞추는 W/P의 성격 때문에 그 방향성이 크게 전환되지는 않았어.



- CCM의 경우에서는 아니였나?


= 한번 리스트들을 봐바. 스캇 블랙웰의 테크노 프레이즈 시리즈인 [Nitro Praise 1,2,3..] 스티브 힌달롱의 [At the Foot of the Cross] 시리즈, 찰리 피콕의 [Coram Deo] 시리즈.... 그리고, 그리고....암튼 이 경우에 이런 음반들은 그 성격에 있어서 각기 개성들이 있었지.


- 어떻게 보면 이런 시도들은 굉장히 '의식적'으로 보여.


= 물론이지.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크리스찬' 음악으로서 그 뿌리의 근원지는 경배와 찬양이야. CCM은 다른 대중 음악에서 스타일을 차용해 온 음악일 뿐이고. 따라서, 의미상의 뿌리를 갖고 있는 경배와 찬양에 대해 CCM 가수들이 향수(?)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지. 그래서 위의 음반들이 계속 시도되어 온것이고, 1998년의 새로운 시대적인 조명으로 태어난 앨범이 바로 마이클 W 스미스의 [Exodus]야.


- 헥헥..드디어 본론이 나오는군.


= 한 명의 아티스트로서 15년여간의 세월을 보내오면서 마이클 W 스미스는 데뷔당시에 워십과 AC의 중간자적인 역할에서 점점 더 후자쪽의 음악성을 취해 갔어. 그러나 그는 [Songs from the Loft]나 [Voice of Praise]같은 앨범에서 워십과의 경계선을 계속 이어갔고, 다양하고 새로운 음악장르들과 예배 음악의 연결고리를 찾으려 애써왔지. 그 증거로..1995년에 [I'll Lead You Home]이 발표될 즈음부터 그는 새로운 워십 앨범을 만들고 싶다고 공공연히 얘기를 해왔어. 96년에 만들어진 로켓타운 레이블은 그 도약대가 되기에 충분한 발판이었지.


- 레이블이 꼭 문제가 될 수 있을까?


= 옴니버스 앨범이란 것은 그 성격상, 주최가 되는 레이블의 아티스트들이 앨범의 주축을 이루게 마련이야. 그러나 로켓타운 레이블은 소속가수가 우리도 알고 있는 크리스 라이스와 부부 듀엣 윌셔, 이렇게 둘밖에 없을 정도로 신생 레이블이지.


[Exodus]에 참가한 9팀의 가수들은 리유니언의 마이클 W 스미스와 서드 데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각기 다른 레이블에서 참가했어. 워드의 신디 모간, 포어프론트의 디씨 토크, 엣센샬의 자스 오브 클레이, 스퀸트의 식스펜스 넌더리쳐, 머의 크리스탈 루이스, 고티의 카티나스, 그리고 로켓타운의 크리스 라이스. 8 개의 레이블에서 9명의 가수가 참가 했다는 건 확실히 흔치 않은 일이지. 그러니 그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신생 레이블에서 이런 음반을 제작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야.



- 정말 대단한 멤버들이야!!! 이 캐스팅만으로도 이 앨범은 반점은 따고 들어갈 수 있겠군!


= 이런 아티스트들을 모을 수 있는데는 역시 마이클 W 스미스라는 부동의 네임밸류가 크게 작용했지. 그리고 또 주지할만한 사실은 이 앨범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화제가 되었던 것-마이클 W 스미스가 처음으로 프로듀서를 맡은 앨범이라는 거야. 물론 자기 앨범 빼고.


- 그러나 이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에서 마이클 W 스미스란 이름을 찾아내기란 앨범 크레딧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는 힘든것 같애. 음반에서 '프로듀서'란 위치가 어찌보면 상당히 애매하기도 한데, 이 앨범에서 스미스는 '방향성'을 잡아주는데 더 비중을 둔 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 그런 느낌이 들었다면 그것은 아티스트들 각자가 너무나 개성들이 뚜렷한 점에 기인하겠지. 하지만 인스피레이셔널 스타일에서 모던락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가수들이 모인 상태에서 '워십'이라는 카테고리로 앨범의 분위기를 묶기 위해서는 진두지휘하는 제작자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한데, 마이클 스미스는 이 부분에서 '한 역할'을 한 셈이지.



- 앨범의 오프닝인 "Exodus"는 "Emmanuel"의 오프닝이었던 키보드 연주곡과 비슷한 느낌을 풍기는데.


= 일종의 'way of Smitty'같이 규정된 스타일의 음악이지. 사실 '워십'이라는 측면에 있어서 멜로디의 다양함 보다는 편곡에 크게 의지하는 연주곡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지. 결국 이런 편곡이 앨범의 전반을 차지하고 있어. 이는 신디 모간이 부르는 "Make Us One"이나 크리스 라이스의 "Nothin'" 같은 곡에서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지. 두 곡 다 지극히 평범한 멜로디의 반복이 이어지면서, 점점 변해가는 편곡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형태의 곡들이야. 또, 마이클 스미스란 사람이 원체 자기 앨범에서 이런 식의 노래들 부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지. (누가 마이클 W 스미스의 이름을 찾기 힘들다고 했지...?)


- 험. 그래서 그 연장선상으로 크리스탈 루이스의 "Salvation Belongs to Our God"이나 서드 데이의 "Agnus Dei"같은 리메이크 곡도 무리없이 앨범의 분위기에 맞출 수 있는건가?


= '워십'앨범이라는 규정에 있어서 더욱더 재확인을 시켜줄 수 있는 선곡이라고 할 수 있겠지. 특히 서드 데이의 "Agnus Dei" 는 마이클 W 스미스 의 [Go West Young Man]에 수록되어 있던 곡인데, 그 조용한 분위기의 노래가 락적으로 아주 멋지게 편곡된 경우지.


- "I See You"는 리치 멀린스가 [The World As I..]에서 불렀던 곡 아닌가?


= 그렇지. 또 하나의 리메이크 버젼이고, 그 곡의 존재 자체 만으로도 마이클 W 스미스에게는 감회가 새로울 노래겠지. [Exodus]의 앨범 기획 자체에서 리치 멀린스의 노래를 삽입시키는 건, 그의 사활을 걸만큼 열정이 담겼던 일이 아니었을까 싶어. 절친한 친구였으니까.


- 모던 락의 중심점에 있는 세 팀의 곡들은 어때?


= 일단 자스 오브 클레이의 "Needful Hands"와 식스펜스 넌더 리처의 "Brighten My Heart"는 그들의 앨범에서 들을 수 있던 곡들의 연장선상에 놓인 것 같은 느낌의 곡들이야. 물론 이 앨범의 개성이 아티스트들의 각개적인 음악성에서 비롯되는 것이 긴 하지. 그러나 이런 고정 관념은 디씨 토크의 "My Will"같은 곡에서는 오히려 예외로 작용해.


밝은 느낌의 이 노래는 디씨 토크의 이전 스타일과는 많이 틀려져 있고, 스타일의 변용에도 무리수를 하지않는 그들의 역량과 더불어 새로운 느낌을 주는-그래서 CCM 차트 1위 탈환이 전혀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곡이야. 특히 후반부의 아이들의 코러스는 디씨 토크의앨범을 다 뒤져 봐도 찾기 힘든 진행이지. 개인적으로는 이런 코러스의 동반이 참으로 맘에 드는데, 작게나마 자스 오브 클레이의 "Needful Hands"에서도 이런 부분을 들어볼 수 있어. 이 두 팀의 곡들은 역시 [Exodus]에서 큰 이름 값을 하는 곡들이야.



- "Draw Me Close"를 부른 캐티너스(Katinas)는?


= 아직 앨범도 발매되지 않은 신인이야. 고티 레이블의 신인들은 데뷔전부터 주목을 받는 경향이 있는데 제니퍼 냅과 더불어서 98년에 고티 레이블의 큰 물고를 틀 가능성이 있는 팀으로 여겨지고 있지. 특히 흑인 남성 중창 팀이 팝/재즈를 하는 사례는 테이크 식스라는 부동의 존재때문에 대개 피해졌던 것이 사실 이었는데, 이런 상황의 CCM 계에서 흑인 남성 5인조 팀이 어떤 반향을 몰고올지는 모르겠어. 아무튼 카티나스의 첫 '신고식'은..."Draw Me Close"가 어떤 보컬의 다양함을 보여주기에는 너무나 차분했던 찬양이기 때문에 가능성 여부에 대한 충분한 타진을 하기 좀 힘들다는 결론 정도에 그쳐야겠어. 다만 노래들은 정말 잘하는거 같지?



- 기획력으로 따지자면 정말로 그랜드 프로젝트인데....트랙 타임은 너무나 짧지 않아?


= 연주곡 하나에 노래가 아홉곡이니까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지. 게다가 이 앨범이 '워십 앨범'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 있어서도 이전의 대규모 프로젝트들과는 그런 차이점을 느낄 수 있을꺼야 . 아까 처음에 워십과 CCM의 차이점을 얘기하면서 언급한 것이긴 한데, 이 앨범의 곡들은 (물론 기존곡들도 많지만) 대부분 이 교회에서 쓰이는 찬양으로의 '이식'이 용이해야 한다는 전제들을 두고 만들어진 노래야. 그런 면에있어서 탑 CCM 아티스트들이 교회와의 유대감, 연결감을 모토로 부르는 일종의 '선물'과도 같은 고백이라고 할 수 있겠지.


- 거물급 가수들의 워십앨범이라...흐흐...빌보드 일반차트에 오르기만 하면 '세상으로 가버렸군~'하고 생각하는 이들을 위한 일종의 변호거리도 되겠지?


= 물론 하나님께 드리는 '경배'가 고작 사람들을 위한 변명거리로 만들어 진것이라고는 절대로 생각친 않지만, 뭐 그런 점이 작용한다고 해도 부정 적이지는 않겠지. [Exodus]의 상업적인 성과는 추이를 좀 두고봐야겠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이 앨범은 그 존재자체로도 큰 자취를 남기기에 무리가 없는 앨범이야.


(199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