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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뉴스보이스 Newsboys [Step Up to the Microphone] (1998)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4.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Peter Furler

(1998/Starsong)





뉴스보이스의 98년 앨범 [Step Up to the Microphone] 의 출반 직전의 가장 큰 뉴스를 들자면 역시 리드 싱어인 존 제임스의 탈퇴였죠. 또, 새 앨범을 스티브 테일러가 프로듀싱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이 사건에 한 몫 했고요.


전에도 이런 경우 있었습니다! 페트라의 86년 앨범인 [Back to The Street] 발표 전에도 리드 싱어였던 그렉 볼즈와 프로듀서였던 조나단 데이빗 브라운이 페트라를 떠났었죠. 물론 프로듀서에게 '팀을 떠났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지만, 테일러나 브라운이 그만큼 오랜 기간동안 NB나 페트라의 음악을 컨트롤 해왔던 것만은 사실이니까요.


테일러는 92년 [Not Ashamed] 이후 6년동안 그들의 앨범에서 함께 해왔고, NB의 실질적인 전성기가 그때부터 였다는 점 - 바꿔 말하면 그 전에는 그리 주목받지 못하는 팀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참으로 신경이 쓰일만한 이야기였지요.



새 리드싱어와 프로듀서를 영입했던 페트라의 선례와는 다르게 NB는 자체적인 해결책으로 이를 이어갔는데, 제임스와 함께 보컬을 맡고 있던 피터 펄러가 리드싱어를 이었고, 퍼커션과 리듬 담당이었던 덩컨 필립스가 펄러의 뒤를 이어 드럼 담당을 맡았죠. 별로 무리 없는 대물림이죠? 투어 세션도 아닌 메인 팀에 드럼 담당과 퍼커션 담당이 따로 있는 형태는 아무래도 과포화 같아 보였거든요.


프로듀서는 펄러가 맡았습니다. 역시 자체적인 해결이죠.


표면적으로 세션 이동이 있게 된거지만, 그래봤자 입니다. 어짜피 이들은 기회가 허락하는 대로 아무나 보컬을 하잖아요. 몇달전 나온 펜실바니아에서의 라이브 비디오를 보니 펄러도 예의 그 드럼 솜씨를 보여 주더군요. 스틱을 놓은 펄러의 모습은 아무래도 상상하기 힘들잖아요?


게다가 이 앨범의 싱글 비디오인 "Entertaining Angels" 에서는 곡의 메인 보컬을 베이스 담당인 필 조엘이 맡았고, 펄러는 전에 본적 없던 메인 기타를 한대 들고 나와서 연주하는 모습까지 보여 주었습니다. 완전 중구난방이에요!



그러나 이런 중구난방의 모습이 오히려 NB의 이미지와 맞아 떨어져 보인다는 느낌도 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옛날 부터 느꼈듯이 제임스와 펄러의 보컬 톤은 상당히 비슷하고, 이번 앨범에서 상당히 많은 노래를 부른 조엘의 보컬톤도 의식적으로 두 선배의 스타일을 따라하고 있으니, 약간의 차별성을 보이면서 그를 따라서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어찌보면 좀 어린애들 (Boys!) 처럼 제멋대로인 구성을 보이는 면모가 이들의 개성같이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한마디로 약간의 난장스러움(?)은 뉴스보이스를 말하는 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그럼에도 [Step Up to the Microphone]은 무척 잘만들어진 앨범입니다. 그런 난장스러움에 그들의 캐리어가 능글맞게 잘 배합된 앨범이에요.


첫 싱글인 "Entertaining Angels" 나 "Woo Hoo" 같은 곡은 그들의 보컬톤에 맞춰진 나이브한 새로움을 주지만, "Tuning in"이나 "Deep End" 같은 곡은 그들의 이전 분위기들과도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각 곡들이 이런 대차 대조를 이루면서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지루하지 않게 한 것은 이 앨범의 큰 미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NB 특유의 당기는 리듬의 반복이 계속되는 곡이 상당히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런 지루함을 감쇄했다는 것은 상당한 성과입니다.



전작인 [Take Me to Your Leader] 부터 잦아지기 시작한 디스토션과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다소 맘에 안들어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이들은 대부분 [Not Ashamed] 부터 두터워진 키위주의 단순한 일렉 사운드를 더 좋아했죠. 그러나, NB 가 이 앨범에서 그들의 음악적인 경계를 희석시킨건 아닙니다. 보컬에 기반을 두고 있는 (물론 잘 부르는 보컬은 아니지만) 특유의 리듬감은 그들의 음악이 진정으로 뉴스보이스화 되어 있음을 천명해 왔고, [Take Me to Your Leader]에서 이런 부분이 다소 감쇄되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치더라도, 이번에 나온 [Step Up to the Microphone] 은 오랜만의 좋은 컴백 앨범으로서 팬들에게 보상을 해줄 겁니다.


헤드 타이틀인 "Woo Hoo" 부터 앨범의 후반부까지 발랄하고 밝은 분위기의 싱글들이 이어지는 편입니다. 이들 중에서 강렬한 사운드는 없더라도 여전히 생동감 있는 리듬의 곡들인 "Believe" 나 "Deep End"를 발라드 싱글이라고 '쳐줄 수 없다면', 느린 톤의 발라드는 후반부의 "The Tide"와 "Always" 두 곡밖에 없는 셈입니다. 그러나, 이 두 곡들-특히 "Always"는 오히려 전반부의 들뜬 분위기를 차분히 변환시키면서 앨범을 마무리하는 싱글들이 되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수록 트랙이 10곡으로 딱 정해졌으니 구성의 간결함마저 더해져서 더더욱 귀에 붙는 싱글이 많은 앨범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또, 전반부의 싱글들 중 "Entertaining Angels"나 "Believe" 같은 곡들은 NB 의 노래들중에서 제일 효과적으로 현악 오케스트레이션을 사용한 곡으로 기록 되어져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신선함을 부여하고요.


펄러와 조엘, 그외의 모든 보컬들은 예의 NB 화된 그 보컬톤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감탄스런 가창력은 아니지만 이들의 보컬은 이 앨범에서도 뉴스보이스 음악의 기둥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필 조엘은 앨범을 지날수록 팀에서 중요한 인물이 되고 있군요. 작곡 참여도 늘고있고요. (근데 왜 이름을 바꿨는지? 유리라는 이름이 소련사람 같아 보였나? 그러면 어때서...)



역시 테일러의 빈자리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요소는 '약간' 쉬워진 가사들입니다. 그러나, 테일러 이전부터 이들의 독창적인 철학은 가사에 충분히 배여 왔었고, 이것들은 여전히 앨범을 이어온 중요한 요소들이었죠. 그러나 "Hallelujah" 같은 곡의 제목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이번 앨범에서는 이전 앨범과 다르게 직접화법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반가운 일이지요.


하지만, 정말 달라진것 같은 느낌을 기대할 정도는 아닙니다. 사람들의 모여있는 곳의 한복판에 던져진채로 그 안에서 말씀과 주님의 이름을 외치는 듯한 어조의 가사는 이 앨범에서도 언제나 이어져 옵니다. (오죽하면 앨범 제목도 '마이크 앞으로 다가와!' 이겠습니까.)



칭찬해줄 만한 요소가 많은 앨범입니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귀로 느껴지는 매력이 많은 앨범이라는 점이 더더욱 맘에 드네요. 이런 앨범들이 정말 진국이잖아요.


때로는 독창적이고, 재기발랄했던 이전의 앨범 자켓들에 비해서 정말 멋없어진 [Step Up to the Microphone] 의 자켓은 제 경우에는 구매 충동마저 반감시킬 정도로 치명타였지만, 그 안의 내용물은 정말 이를 완전히 상쇄시킵니다.


저같은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며...


(199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