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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디씨 토크 dc Talk [Supernatural] (1998)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4.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Mark Heimermann & Toby McKeehan

(1998/Forefront)




- 변명

[Jesus Freak]는 단순히 판매량의 성과만으로 그 잣대를 가늠할 수 없는 영향력을 끼쳤던 앨범입니다. 이 앨범의 곡들에 담겨있는 텍스트들은 모두 다 일종의 '상징화'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Jesus Freak" 가 70년 당시에 이미 예수 운동때에도 독실한 기독 운동인을 의미하는 명칭이긴 했지만, '괴물','중독자'등을 나타내는 단어인 'Freak'가 90년대 중반에 들어서 돌연 훌륭한 의미의 일종(물론 교회안에서만)으로 바뀌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이 정도의 앨범이니 디씨 토크에게는, 아니 CCM 역사상으로도 손에 꼽을만한 소포모어 컴플렉스를 유발하는 앨범이 되었습니다. 이 컴플렉스를 탈출하기 위해서 가수들이 잘 사용하는 방법이 그들의 음악 스타일을 대폭적으로 변형시키는 것입니다. 이미 수많은 가수들이 그 방법을 써왔고, 디씨 토크 자신들도 4장의 앨범들을 발표하면서 이런 수완을 발휘해왔죠. 하지만, 뭐가 뭐든 디씨 토크도 9년여의 활동을 해오면서 이런 부분에 가능한 한 터치를 모두 해왔습니다. 사역이라는 선상에선 다름 없겠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98년에 나오는 앨범은 필연적으로 [Jesus Freak]와 비교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Supernatural] 은 어떤 앨범이 되었을까요?




- 럭비공


브라운톤 자켓의 느낌 때문일까요? [Jesus Freak]는 전작인 [Free at Last] 와 비교를 하더라도, 약간 어두운 분위기의 앨범이었습니다. [Supernatural]은 이런면에서 다시 [Jesus Freak]와 비교가 됩니다. 전반적으로 밝은 느낌이 듭니다. 대걔의 싱글들이 메이져 코드의 분위기로 일관되는 것도 그렇지만 결정적인 것은 이 앨범에 'Fun'이라는 느낌을 붙일만한 곡들이 많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이것을 다른 면으로 정의를 해보자면...이 앨범을 듣는 것은 정말 '정신 없는' 일입니다. [Jesus Freak]는 전작인 [Free at Last]와 비교해서 음악적인 장르의 변환이 컸기 때문에 좀 당황 스러웠다 정도로 말할 수 있었지만, [Supernatural]에서 진행 되는 코드와 곡의 느낌, 편곡의 변화, 갑자기 조용 해졌다가 쾅쾅 뛰는 진행은 정말 럭비공 같기에 현기증이 날 정돕니다.


이런 변화의 배치에는 각 곡들을 클라이막스의 분위기로 이끄는 계산된 프로그래밍과 프로듀싱, 그리고 보컬팀이라는 명명답게 각 보컬들의 역량과 애드립이 숨어있습니다. 확실하게 드는 느낌은 역시 오랜 시간 끝에 나온 산물답게 '절대로 쉽게 만들 수 없는' 앨범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싱글 기타로 시작되다가 어느 순간에 헤비하고 스피디하게 바뀌는 첫곡 "It's Killing Me"에도 잘 나타납니다. 한번 쭉 밟아 볼까요?


두번째 곡 "Dive" 에서의 코드 변화나 보컬의 이펙팅은 오히려 양반입니다. "Consume Me"는 후반부에서 스케일이 커지는 보통 발라드의 형태라쳐도, "My Frined (So Long)"의 전주부에서의 진행은 노래가 뭐 이러냐는 느낌이 들 정도로 완급한 코드를 갖고 있습니다. 가스펠틱한 분위기에서 디스코로 빠지는 "Wanna be Loved"야 원래 그런 스타일이 많으니까 이해할 수 있지만, 마치 앨범의 대미에 부를 듯한 느긋한 오프닝에서 갑자기 몰아 치는 펑크로 변하는 "Since I Met You"같은 노래는 연이어 붙어 있는 곡인 "Into Jesus" 가 시작되면 '뭐야 이거?'라는 소리가 자연스레 나올 수 있을 정도로 급작 스러움을 보여 줍니다.


'지금 저 녀석이 칭찬을 하는거야? 비난을 하는거야?'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죠. 저는 지금 극찬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스타일에 익숙 해지기에는 시간이 좀 걸렸다는 의미죠. 이는 [Jesus Freak]에서 느꼈던 장르의 변화에 대한 느낌과 다름 없습니다. 경로는 틀리지만 그 감동이 다시 3년만에 약속이라도 한 듯이 돌아 왔다는거죠. 대단해요.



- 스타일


변화 무쌍한 앨범의 분위기를 말하면서 언급했지만, 모던록의 바탕을 타고 있는 이 앨범은 단순히 이 장르의 틀안에서만 앨범을 정의할 수 없도록 다양한 변조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디스코, 가스펠, 하드락, 펑크...여기에 굳이 놀랄 필요는 없죠. 원래 디씨 토크는 '잡종장르'를 만들어 내는데 익숙한 그룹입니다.


말을 잘못했네요. 일반 음악계까지 따지자면 '잡종장르'를 만들어 내는데 익숙한 난 팀은 많죠. 디씨 토크는 그중에 '성공한 '팀이라고 말할 수 있는 셈이죠. 그들의 수완은 여기서도 충실히 반영됩니다.


새 앨범의 음악에서 보여지는 디씨 토크의 실험성은 언제나 멋진 곡들과 보컬로 보상 받아왔습니다. [Supernatural]에서도 이런 경우가 모두에게 공평히 느껴질지의 여부는 시간이 좀 지나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어정쩡 하지는 않습니다.



- Songs


"My Freind"는 일반 시장을 위해서 만들어진 노래였고, 당연히 우정에 관한 테마를 담고 있는 노래일줄 알았습니다. 물론 그랬죠. 하지만 이 곡의 더 자세한 내용은 한 유명한 그룹이 된 뮤지션의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의 내용으로 '예수만이 길이다' 라고 했던 친구의 모습을 그리는 얘기입니다.


특별하게 크로스오버를 위한 전략적인 노래라고도 생각이 안 될 정도에요. 이 의외스러움은 이 노래의 요란함(!)과 더불어 새로움을 안겨줍니다. 이 곡의간주중에 갑자기 저멀리서 "Jesus Freak"의 한 소절("What will people thin~~k")이 흘러 나오기도 합니다. 이 곡에서 쓰여진 'Friend'는 어쩌면 디씨 토크의 멤버 자신들이 각자에게 보내는 회고적인 의미로 쓰여진 명칭 아닐런지...


오히려 곡의 테마로 일반 시장에 어필할 만한 곡은 "Between You and Me"의 분위기와 닮은 곡인 "Godsend"입니다. 연인을 위한 노래라는데...기타리스트인 마크 타운젠드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라죠. 가사 때문인지...


개인적으론 발라드 싱글 중에서 "Consume Me"와 "Red Letters" 가 정말 좋네요. 첫 발라드 트랙인 "Consume Me"는 (뭐..곡의 후반에서는 편곡 때문에 발라드 분위기로 일관되지도 않지만..) "나의 혈맥을 통해 오는 불꽃처럼 주님께서 나를 잠식하셨다"는 고백적인 가사와 함께 너무나도 호소력 있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케빈 맥스의 시인 "There is Treason at Sea"가 나오기 전에 앨범의 대미를 맺는 마지막 발라드인 "Red Letters"는 앨범에서 오랜만에 들리는 피아노 연주와 함께 상당한 부분을 보컬에 의지하는 너무나 아름다운 발라드입니다. 게다가 중반부에서 코러스와 함께 거대해지는 분위기가 다시 차분하게 돌아오는 진행은 이 앨범에서 충분히 느껴지는 분위기임에도 새로움을 줍니다.


또 다른 발라드 싱글들인 "Into Jesus"와 "Fearless"도 좋아요. 다만 예외없이 이번 앨범의 발라드 싱글들은 [Jesus Freak]의 "What If I Stumble"같은 곡이 별로 없어요. 위의 두 곡도 마찬 가지이죠. 전작의 "What have We become"을 좋아하셨던 분들이 라면 좋아할 만한 노래가 많겠네요.


발라드 중 "Truth"도 약간 복고적인 분위기가 나는 차분한 곡 입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Truth will set you free)', '진실은 저 밖에 있다 (Truth is out there)' 등, 우리에게 낯익은 문구가 자주 나오는 가사가 눈에 띄네요. 이 곡은 영화 "엑스파일"(The X-File:Fight the Future)의 사운드 트랙에 수록될 뻔하기도 했었죠. 무산되었지만.


처음 두 트랙인 "It's Killing Me"와 "Dive"가 속주와 스크래칭한 이펙트로 어두운 분위기를 냈다면, 앨범 중반부의 "Since I Met You"와 "Wanna be Loved"는 아까 말한 "My Friend"와 함께 이 앨범의 흥겨운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싱글들입니다. 80년대 디스코의 분위기도 나는 "Wanna be Loved", 정말 막판에는 절규와도 같은 펑크 "Since I Met You" 두 곡 다 보컬파트에 큰 의지를 하고 있는데, 이는 디씨 토크의 팬이라면 진정으로 반가워 할 만한 분위기겠죠.



- "Supernatural"


이 앨범의 테마들 중 사회 참여적인 내용을 별로 볼 수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주된 부분은 하나님과 우리와의 관계를 말하고 있어요. "Jesus Freak"에서 같은 강렬함보다는 (우리의 입장에서) 하나님이 과연 어떤 분인가에 대한 고백, 그리고 우리가 거하고 있는 세상에서의 자세를 대부분 얘기하고 있습니다.


타이틀 곡인 "Supernatural"도 마찬가지입니다. '초자연'이라고 해석하면 제일 적당할 것 같은 이 강렬한 타이틀 곡은 (이미 아시겠지만) 무소부재하신 하나님의 능력을 쫙 '나열'하는 곡입니다. '이 노래를 부르는 자들이 이런 초능력을 발휘하는 분을 보고 있다'는 증언과 함께요. 이 테마에 대해서 토비 맥키한이 공식 웹사이트에서 했던 인터뷰가 제일 좋은 일례일 것 같네요.


"우리는 이 노래로 사람들을 겁주려 하지 않았다. 그저 사실만을 말한 것 뿐이다."


이것이 아마 이 앨범의 컨셉트 타이틀을 취하고 있었나 봅니다



- 보컬


디씨 토크의 디스코그래피에서 멤버 세명의 보컬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기 틀렸죠. 이 점은 디씨 토크의 팬들에게 참으로 많은 이야기거리가 되었습니다. 토비 맥키한의 독무대라고 할 수 있었던 [DC Talk]를 비롯해서, 마이클 테이트가 큰 부분을 맡은 [Nu Thang], 케빈 맥스 (공식 이름을 케빈 맥스로 바꿨답니다) 의 비중이 늘어갔던 [Free at Last]....그리고 [Jesus Freak].


[Supernatural]에선 세 명이 모두 보컬의 분배 위치에서 정말 '열창'들을 합니다. [Supernatural]의 감상에서 느낄 수 있던 부분 중 제일 컸었고, 제일 반가운 부분이었죠. 음반 활동이 10 년째에 이르러 가니 그럴만도 하겠다고 이해할 수 있음에도 토비와 케빈, 마이클의 느긋하고 자신있는 보컬은 정말 좋습니다. 이 앨범의 특징을 'fun'으로 정의할 수 있도록 일익을 한 아주 큰 요소입니다.



- 그밖에


케빈 맥스의 시 "There is Treason at Sea"에서 케빈은 지난 앨범의 "Alas, My Love" 때보다는 목소리를 좀 덜 까네요. 배경음악은 첫 트랙인 "Intro"를 차용한 변주곡들과 시 중에서 'supernatural'같은 단어가 나올 때 에코를 넣는 이펙터등을 사용해서 더욱 몽환적인 분위기를 냈습니다.


한정판 시디는 주얼 박스를 없애고 좌우로 덮는 페이퍼 커버를 사용 했습니다. 깨질 염려도 없고 아주 편하네요. 다만, 속지는 [Jesus Freak] 같이 예술적인 분위기 보다는 그냥 물위에 둥둥 떠있는 멤버들의 사진을 배경으로 하는 단순한 가사 프린트로 만들어졌습니다. 주얼 박스도 나온다네요.



- Jesus Freak


[Jesus Freak]가 우리에게 안겨주었던 제일 큰 미덕은 젊은 크리스찬으로 하여금 '예수에게 열광할 수 있는' 가능성의 제시로 많은 유대감을 이뤄냈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이 단순히 이들의 음악활동 때문만이 아니었다는 사실은 바다 건너에 있는 우리들의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죠. 이를 바꿔 말하자면, CCM이 우리에게 주는 도전의 상당한 몫이 바로 듣고 느끼는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의미도 됩니다.


이제 디씨 토크가 3년만에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거리를 주었습니다. 무소부재하신 하나님의 능력을 말하는 방법으로요. 말이야 바른 말이지 (^^;) 정말로 하나님의 능력이 그러하시다는 사실만이라도 우리가 처절하게 느끼고 있다면 세상의 모습도 아마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요...


(199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