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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에미 그랜트 Amy Grant [Behind the Eyes] (1997)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4.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Wayne Kirkpatrick & Keith Thomas

(1997/Myrrh)






= [Behind The Eyes]는 하마터면 에이미 그란트의 20주년 결산 앨범이 될 뻔했지. 그렇지만 컬렉션 앨범 대신 나온것은 작년의 CD-ROM 이었고, [Behind The Eyes]는 20주년의 결산이 아니라, 30주년을 바라보며 출발하는 시작 앨범이 되었어. 새로운 음악들을 들을 수 있다는건 기쁜 일이지. 하지만 솔직히 불만이 많은건 사실이야.

- 왜? 컴퓨터 세대들의 시대에선 해볼만 한 일이잖아?


= 그렇지만 음반 차트에도 안올라가는 CD-ROM 만 덜렁 낸다는건 좀 서운하잖아. 이래라 저래라 해도, 역시 팬들은 CDP에 꼽아 놓고 들을 수 있는 음반을 원하는거거든. 뭐.. 10년된 마이클도 두장짜리 컬렉션 발표하는데... 에이미 그란트 정도는, 두 장짜리해서...하나는 CD-Rom 하나는 컬렉션 이렇게 내놓을 수 도 있잖아.


- 굉장히 불만이 많군..! 하지만 솔직히 에이미의 두번째 10년 간은 앨범 활동에서는 게으르지 않았어?


= 양보다 질이지. 지난 10년은 훨씬 화려했잖아? 특히 90년대를 지나면서 [Heart in Motion]은 그녀의 디스코그래피 상이 아니라, CCM의 역사에서 빛을 발하는 앨범이 되었지. [Lead Me on] 부터 [House of Love]까지....대단한 10년이었어. 그러고보니 정말 들려주는 음악보다는 볼거리가 많은 10년이라는 생각도 드는군.


- 그렇다면.. 앞으로의 10년을 새 앨범 [Behind the Eyes]를 통해서 점치는건 가능할까?


= 둘 중의 하나라고 봐. [House of Love]에서 그랬던것 처럼 애니 허링이나 낸시 허니추리같이 향수를 강한 인상으로 남겨주는 가수로 남거나, 마가렛 벡커나 레베카 세인트 제임스 같은 파워 싱어로 약진하느냐, 둘 중의 하나란 소리지.


- 음... 후자의 경우를 얘기하면 [Heart in Motion]을 고려하고 생각해보는 예측이겠지?


= 물론이지. 사실 나도 전자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봐. 그리고 아무리 역지사지 해보건데 에이미 그란트가 추구하는 음악이 그런 방향이야. 그러나 [Heart in Motion] 스타일로의 회기의 가능성에 미련이 드는 것은 아무래도 그 앨범이 '힛트 앨범' 이기 때문이야.


- 그렇다면 아직까지는...[Behind The Eyes]까지는 아니란 말이지.


= 응. Myrrh 레코드사에서 나온 잡지 "Myrrh"에서 에이미의 새 앨범을 다룬 기사를 쓰면서 제목을 "Behind Her (Father's) Eyes"라고 했던 적이 있어. 물론 제목의 유사함에서 착안한 재치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냥 장난스런 느낌이 들어서 [My Father's Eye]를 한번 오랜만에 꺼내서 들어봤는데...오랜만의 감상이 단순한 장난어림이나 향수로 끝나지가 않더라구. 뭔지 모를 야릇한 유사성이 있어.


물론 음악적인 느낌이 우선일꺼야. 새 앨범 [Behind The Eyes] 는 컷팅 싱글 "Takes a Little Time"과 첫곡인 "Nobody Home" 정도를 제외하고는 다 차분한 느낌의 팝 발라드 혹은 컨트리 송 정도의 느낌을 주거든. 물론 이런 느낌만으로 이 앨범이 70년대 그란트의 음반들로의 회기라고 확정해서 말할 수 는 없지. 20년의 기간동안에 베테랑으로서의 연륜과 여유만만함이 이 앨범에는 가득차 있으니까.



- 그럼...언제나 그렇듯이 궁금한.....노래의 가사들은?


= 감상적인 느낌으로 말하자면...앨범의 첫 노래인 "Nobody Home"과 같이 오래동안 고향을 떠나있던 사람이 고향으로 돌아와서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세지를 담은 듯한 느낌이 들어.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중에는 내가 사랑했던 사람, 나를 사랑 했던 사람, 외로운 사람...많은 사람들이 있겠지. 앨범의 곡들 안에서 개인적인 신앙 고백의 메세지가 보이지는 않아.


기독교 적인 메세지가 직접적으로 담긴 노래라고 하면 마지막의 "Somewhere Down the Road" 정도밖에 없어. 그럼에도 이 앨범이 크리스찬 음반이라고 인정해 줄 수 있는 건 타성에 젖은 팬들의 변호 때문일까..아니면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오히려 우리에게 잘 노래해주고 있기 때문일까?


-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느냐에 따라서 틀리겠지.


= 그걸 쉽게 얘기할 수 있는게 절대 아니거든. 적어도 에이미 그란트는 그런 면에 있어서 굉장히 많은 말을 할 수 있는 가수야. 이번 앨범은 유난히 더욱 큰 반영이 있었어. 왜냐면 12 곡 중 무려 10 곡이 그녀의 개인 작곡 아니면 공동 작곡된 노래거든.


- 와..! 에이미 그란트가 만든 노래들은 그녀의 앨범보다는 오히려 [Songs from the Loft] 같은 옴니앨범에서나 볼 수 있었는데, 이건 확연한 변화인 셈인데?


= 변화라기 보단...차라리 '주장'이라고 봐. 이 앨범에서 단순한 사랑 노래라고 느껴질 수 있는 몇몇 곡도.. "Like I Love You"같은 곡도 Verse 부분을 따지자면 사랑 고백같지만, 실상 이 노래가 말하는 것은 외로운 이들을 위한 격려의 이야기야. 어두운 곳에서 때를 기약하지 못하는...그러나 언젠가 당신이 믿음을 가질 수 있는 날이 오리라는 확신의 메세지...


그 맥락을 계속 짚어 보면 10번 트랙 "Missing You"같은 노래는 "Like I Love You"의 화자 교체라고 할 수 있지. '우리가 헤어질 일은 없을 것이라 믿었지만, 그 꿈이 계속되진 못했어요' 외로움 이라는 상황을 노래한 것이지만, 그것이 과정화 되면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가에 대한 인생 차원의 훌륭한 조언을 해주는 노래라고 해도 지나치진 않을거야.


- 꿈보다 해몽이 좋은거 아닐까?


=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그 노래들의 제목이 주는 선입견만으로 노래의 테마를 판단하려고 한다면, 가사에 담겨있는 수 많은 메세지들을 설명하기가 힘들정도야. '연애노래'를 만들려고 했다면, 굳이 그럴 필요가 젼혀 없거든. 그 바람에 우리들은 다소 애를 먹게 되었지만, 고진감래라고 노래의 이해끝에 오는 깨달음에는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질 수 있을거야.


- 인생에 대해서 말해주는 음반이라 이건가?


= 위에서 말한 두 곡이외에서는 더욱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 모든 길은 한 가지의 가르침을 갖고 있다는 "Every Road"나 "The Feeling I Had" 같은 노래들에서. 또, "Curious Thing" 같은 곡에서는 '인생은 묘한 것' 이라는 처세가 살짝 뒤틀리면서도 재밌는 방법으로 표현되었지.


또, "Takes a Little Time"에서는 조급한 현대인에 대한 권고의 메세지가 담겨있고, "Turn This World Around"같은 곡에서는 다시 모두 함께 일어날 것을 말하고 있지. 하지만 이 두 곡의 음악적인 느낌이 차분한 것 같이, 노래의 가사도 백만명을 모아 놓고 설파하는 설교자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마치 바로 옆에서 무릎위에 기타 하나 놓고 흔들 의자에 나란히 앉아서 얘기를 나누는 친구를 연상케 하는듯한 느낌을 주고 있어.



- 간단한게 아니군...음반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차분한 분위기도 메세지에 기인한 것일까?


= 그럴거라고 생각해. 한번 작정하고 이 앨범의 가사를 정성껏 해석해서 음반과 함께 들어봐. 그러면 외유내강과도 같은 음반의 훌륭한 조화가 어떻게 이뤄지는가에 대해서 감탄할거야.


-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했는데, 웨인 커크패트릭이 프로듀서라는 사실을 깜빡한거 같애. 이런 스타일이 원래 커크패트릭의 장기잖아.


= 물론이지 이 앨범의 분위기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지. 그렇지만 공동 프로듀서를 맡은 키스 토마스가 솔직히 더 놀라워. 두 사람은 각자 다른 노래들을 프로듀싱 했지만, 음반의 분위기는 들쑥날쑥하지 않게 일관되고 있거든. 이 부분은 차라리 키스 토마스의 노련미라고 표현하고 싶어. 그 외에 공동 작사, 작곡으로도 참가한 공도 인정할 만하지.


- 작곡참가에는 타미 심스도 있고..게다가 비벌리 다넬은 오랜만에 보는데...


= 마이클 스미스의 "Out of This World"를 썼던 작곡자지. 이 앨범에서도 테마로는 스미스의 노래와 비슷한 분위기인 "Turn This World Around"를 만들었어. 원래 경배와 찬양 곡을 쓰던 사람이서 그런지, '화합'과 '전진'의 메세지에 능한 것 같애. 스미스의 노래도 그랬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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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튼...이 앨범의 감상 포인트는 그거야? 모든 가사를 쫙 늘어놓고 음미하면서...


= 물론이지. 사실 모든 CCM 앨범이 그래야겠지만 이 앨범에서는 특별히 해 볼만한 일이야. 그러고 난 뒤라면 에이미 그란트가 단순히 시장성 만으로 'CCM 계의 퍼스트 레이디'라는 칭호를 얻는 가수가 아니라는 걸 깨달을 수 있을거야. 음악적으로...? 글쎄. 확언할 수 있는건 팬들의 바램이 어떻든 에이미 그란트는 현재 자기가 제일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있다는 거야. 음악적으로든 가사면에서든.


그녀는 교회로 가서 찬양을 인도할 수도 있겠지만, 이 앨범에서는 그 보다도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 동안 느꼈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어. 외로운 사람들을 찾아서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고 있고.


그게 20년동안 CCM을 이끌어 왔던 이 여걸이 지금 제일 하고 싶은 일인 셈이야. 거기에 '매너리즘'이니 '상업성'등의 꼬투리를 붙여서 돌을 던질 자격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해.


실상 '이미지' 라는건 그냥 지나가는 가치일 뿐이거든. 그 면을 생각하면 [Behind The Eyes]에서 내가 발견한 에이미 그란트의 모습은 세상음악과 크리스찬 음악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친 아줌마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자존심이 강해서 아무도 말리지 못할 매력적인 크리스찬 중년 여성의 모습이었어.


(1997/11)


PS : CCM 매거진 97년 9월호의 데릭 웨슬리 셀비의 리뷰에서 몇몇 표현을 인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