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REVIEWS/음반 ALBUMS

자스 오브 클레이 Jars of Clay [Much Afraid] (1997)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4.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Stephen Lipson

(1997/Essential)





어느때 부터인가 얼터너티브 음악을 축으로 신인 CCM 가수들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기 시작했지요. 이 신인들의 등장열풍에 불을 당긴 팀은 뭐니 뭐니해도 자스 오브 클레이 일겁니다. 그들의 첫 데모 [Frail]은 1500장 밖에 만들어 지지 않았다니 이 불공평한 상황을 감안해서 셀프 타이틀을 첫 앨범으로 따진다면, 등장한지 4년만에 이제 겨우 두번째 앨범을 만든 셈입니다. 팬들로써는 어지간히 기다린 앨범이지요.


플래티넘을 넘은 데뷔 앨범 [Jars of Clay]때문에 그들의 다음 앨범은 제작과정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 기간 중에 그들의 행로를 슬쩍 엿볼 수 있는 몇차례의 기회가 있었지요. 페트라 헌정 앨범에서 부른 "Rose Colored Stained Glass", 영화 "롱키스 굿나잇 (The Longkiss Goodnight)의 사운드 트랙에서 부른 "The Chair", 그리고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들을 수 있었던 코카콜라 CM송등에서 그들의 음악 스타일은 데뷔 앨범에서 보여주었던 안정성과 부드러움을 한결같이 간직하고 있었 습니다.


그러던중 우리는 지난달 발매된 싱글 [Crazy Time]에서 자스의 음악에 대해 새로운 스타일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드러운 음색과 더불어 세련된 비트를 보여준 노래 "Crazy Time" 은 그들의 두번째 앨범을 손꼽아 기다리게 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새 앨범 [Much Afraid]가 드디어 발매 되었습니다.



새 앨범 제작을 위해서 프로듀서들을 직접 오디션 했다고 하지요. 낙점된 사람은 애니 레녹스나 스팅같은 가수들과 함께 작업했던 스티븐 립슨이었습니다. 립슨이 작업한 레녹스와 스팅의 음반을 들어보질 못했으니 립슨의 역량이 얼마나 가미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뭔가 분위기 전환에 일익을 하긴 한 모양입니다.


얼마나 [Much Afraid]에 작용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자스의 새 앨범 이전과 다르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앨범의 노래들은 네명의 멤버에 의해서 전곡이 작곡되었고, 5번째 멤버 라고 할 수 있는 드러머,그렉 웰스 (Greg Wells)의 게스트 세션참가도 이전 앨범과 동일한 형태입니다.



인트로 송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Overjoyed"- 앨범 제목은 "엄팡 두려운"으로 정해놓고 "기쁨에 겨운"이란 독특한 제목으로 시작되는 앨범의 분위기는 실상 약간의 그늘이 드리워진 차분한-그러면서 강한 오프닝입니다.


댄 하셀틴의 보컬은 여느때와 같이 가녀리면서도 멤버들의 연주와 혼연일체가 되어가는 목소리 입니다. 그리고 중간의 백보컬들과의 화음도 여전하고요.


이를 이어 받는 것은 자스 오브 클레이와 팬들사이의 '약속' 이라고 할 수 있는 노래-"Fade to Grey"입니다. "Crazy Time"과 함께 이번 앨범에서 불려질 노래로 미리 알려진 많지 않은 노래들 중에 하나죠. 이 노래의 수록으로 94년의 싱글 [Frail]의 수록곡이 모두 소개된 셈입니다.


(인스트루멘탈 싱글인 "Frail"은 그들의 CD-Rom과 지난달 나온 싱글 [Crazy Time]에 수록되었었죠. 그외의 노래들은 [Jars of Clay]에 모두 수록되어 있었고요. "4:7"도 데뷔앨범의 보너스트랙으로 삽입되어 있죠.)



3년전의 노래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정도로 자신만만함과 이번 앨범에서는 좀체로 찾아보기 힘든 스트링의 절묘한 조화가 어우러진 노래가 바로 "Fade to Grey"입니다. 몰아치는 사운드에 마지막을 장식하는 보컬의 화음이 전율을 느끼게할 정도입니다. [Much Afraid]의 두번째 싱글로 발매 될 예정이라지요. 당연합니다. 너무나 늦게 빛을 보는 곡이니 만큼 인터넷에서도 제일 회자되고 있는 노래들중 하나이더군요.


이를 이어받는 곡은 발라드 싱글로 1순위 추천될만한 곡인 "Tea And Sympathy"입니다. "우리의 사랑을 차나 마시면서 나누는 동정과 바꾸지 말아요"라는 내용의 이 노래는 선율의 아름다움 못지 않게 깊이있는 가사를 담고 있습니다. 같은 제목의 영화도 있었지요.


가사면에서 이런 모습은 자스 오브 클레이의 주특기라고 할 수 있겠고 이번 앨범 전반에서 드러납니다. 그리고 음악스타일이 변화되는 양상에서는 이런 요소들이 전작 앨범과의 명맥을 잇는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 차분한 발라드를 잇는 넘버원 싱글 "Crazy Time"도 마찬가지 입니다. 소외된 이들을 위한 부름-그러나 이들에게 앞을 보기보다는 그들이 낙담해온 모습들을 일깨워 주면서, 가사중에 나오는 "울부짖는 늑대"가 연상되는 애절함을 보여주는 노래...좋습니다.


[Much Afraid]가 빌보드 앨범 차트 8위에 오르게 되는 결정적인 요인이 싱글인 [Crazy Time]이었음은 명약관화한데...이 노래를 들어본다면 전혀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암튼 이 노래까지 이 앨범의 분위기는 전반부의 클라이맥스를 몰고갑니다.



[Much Afraid]에 수록될 노래들중에 94년 데모 [Frail]의 싱글들이었던 "Fade to Grey"와 "Frail"이 있다는 사실이 이미 널리 알려져있었음에도, 하필 한달 먼저 발매된 [Crazy Time]에 포함된 싱글 "Frail"이 유독 더 화제거리가 되었던 이유는 5번째 트랙 "Frail"을 들어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여건상 곡의 전부를 수록하지 못했던-그래서 인트로의 인스트루멘탈만 있었던 [Crazy Time]의 2분여짜리 "Frail"과는 달리 [Much Afraid]에 수록된 "Frail"은 7분여 길이의 장대한 노래 버젼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결국 말만 'Re-Recording' 이었지 실상 신곡인 셈이지요.


다다익선(?)이라는 관념때문인지 솔직히 어느쪽의 버젼이 더 가치가 있는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기도 하지만 (^^;) "Jar"의 또 다른 모습을 일컫는 "Frail"...이들에게 이 노래의 전곡을 소개하는 것은 일종의 숙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의 고통이 나의 평안이 되었고, 당신의 몸에 쌓인 먼지들이 나의 눈가림을 걷어 주었습니다" 라는 고백의 가사가 와닿네요.



앨범의 2부를 여는 노래는 밝고 가벼운 "Five Candles (You were There)"입니다. 이 앨범중에서 제일 밝은 분위기의 노래라고 할 수 있는 이 노래는 개인적으로도 크게 와닿더군요
 

가벼운 분위기를 급히 쇄신이라도 하려는듯 제목마저 무거운 다음곡 "Weighed Down"부터는 다소 앨범의 분위기가 늘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Flood"와 비슷하지만 결코 강해지지 않은 "Weighed Down" 그리고 의외로 크게 와닿지는 않았던 타이틀 싱글 "Much Afraid"...앨범의 구성적으로 전반 부와 후반부가 너무 상이한 분위기를 풍겨서 전체적으로 이런 느낌을 줍니다. 아무튼 앨범의 후반부는 굉장히 느긋한 사운드의 곡들로 끝까지 이어집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역시 인기곡으로 꼽히고 있는 노래 "사죄의 초상화"-"Portraid of an Apology"의 아름다운 화음의 선율이 역시 이 앨범을 빛나게 합니다. 코러스 부분에서 멤버들의 화음이 아름다운 노래이지요.


"Crazy Time", "Truce", "Much Afraid"...이 앨범의 태반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평원에 내던져진 한 사람의 두려움의 고백, 망향의 상태, 구원의 갈구...이런 요소들을 자세히 나타내고 있습니다. 물론 첫 곡이었던 "Overjoyed" 같은 예외가 있지만, 솔직히 수록 노래들의 전반에서 드러나는 방황의 끝에 만나는 하나님과의 재회, 그분에 대한 의지의 모습들이 결국 "기쁨에 넘친" 한 인간의 모습을 표현하는 거겠죠.


이러다보니 앨범의 후반부로 갈수록 음악의 분위기가 차분하게 일관된 것이 가사에 내재된 연관성을 잃지않기 위해 선택된 선곡에 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실제로 외국의 CCM 음반들의 곡 구성은 이런 요소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은게 사실이고요.


이런면을 따진다면 마지막의 아름다운 노래 "Hymns"는 너무나도 당연한 배치입니다. Praise & Worship에 대한 헌정의 노래인 이 곡은 솔직히 가사면에서는 의도와는 다분히 유리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슬쩍 듭니다.


이는 물론 개인적인 느낌이지만...."고백"이라는 모토는 이 앨범에서 계속 지속되어 왔고 (위에서 말했듯이) 이 분위기가 절정에 이른 것이 앨범의 후반부의 곡 들에서였기 때문이죠.


그러나 가사가 아닌 멜로디에서 그런 P&W와의 유사성을 찾았다는 것이 오히려 이 곡의 의의를 말해줍니다. 그런 연유로 이 곡은 앨범에서 "Portrait of an Apology"이후로 후렴의 화음과, 단순하면서도 유달리 밝은 분위기로 대미를 끝맺는 곡입니다 물론 클래시컬한 스트링은 말할 것도 없지요. (론 허프가 맡았답니다.)




수많은 갑론을박들이 또 공중을 날아다니겠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자스 오브 클레이의 역량이 또다시 메인 스트림과 크리스찬 리테일에서 세상을 뒤흔들 것이라는 겁니다. 빌보드 앨범차트 8위 입성으로 이미 물고를 텄고요.


전작의 실험정신이 능글맞은 느낌이 들 정도의 세련됨으로 변화된 앨범 [Much Afraid]가 데뷔 앨범에서 큰 느낌을 못받았던 이들에게도 새로운 모습으로 어필될 것도 분명하고요.


그러나, 음악이 단순히 들려지는 매개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데 믿음을 갖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기대만큼이나 조심스러움도 있습니다. 노파심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어쩌면 자스 오브 클레이도 그런면에서 "Much Afraid"한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이 앨범에 담겨진 신앙고백을 들으면서, 우리가 이 두려움들을 주님께 맡길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또 들더군요.


(199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