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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프란체스카 바티스텔리 Francesca Battistelli [Hundred More Years] (2011)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5. 10.


Francesca Battistelli
[Hundred More Years]

produced by Ian Eskelin
(2011/Fervent)



 



2011년 도브상 올해의 아티스트상은 프란체스카 바티스텔리에게 돌아갔습니다. 이변도 아니었죠. 바티스텔리는 누가 뭐래도 최근 몇년동안 등장한 신인들 가운데 단연 앞서는 루키였습니다. 물론 포크나 팝 장르에서 상당한 기량을 선보인 다른 신인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티스텔리는 그 기량을 정말로 첫 앨범 [My Paper Heart]에서 온전하게 보여주었고, 한 곡의 싱글이 그다음 곡으로 힛트 퍼레이드를 이어가는, 그 자체로의 롱런 앨범이 되었습니다. 이 앨범이 나온 것이 2008년입니다. 벌써 나온지 3년이나 된 앨범이라는게 믿어지나요?


체감으로 만나는 기간이 짧아서이지 [Hundred More Years]가 나오기까지의 3년동안 그녀에게는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일은 결혼과 출산이었겠죠. 그리고 [Hundred More Years]는 그 변화가 충실하게 반영된 음반입니다. 자유로운 느낌이 행복과 기쁨으로 전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가사 자체도 행복을 구성하는 느낌들의 단상을 모은다던지, 아니면 사랑의 본질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하는 등 성숙한 면모가 더해졌습니다. 물론 그녀의 개인사를 고려한 살핌이라 편향된 점도 있지만요. 그렇다해도 가정이라는 요소가 주는 의미의 확대는 이 앨범의 수록곡들 가운데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들입니다. 무엇보다도 모든 곡에서 바티스텔리 자신이 작사로 참여를 하기도 했고요.


음악적으로는 지난 앨범의 "Beautiful Beautiful"같은 곡들보다는 오히려 "Free to be Me"라던지 "I'm Letting Go"에 가까운 음악들로 더 채워져 있는 음반입니다. 그중 제일 눈에 띄는 것은 첫 싱글인 "This is the Stuff"이고요. 차분한 발라드보다는 활발한 느낌이 주를 이루고 있는 편으로 실제로도 대부분의 곡들이 4분을 넙지 않는 짧은 호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mily"같은 곡에서 데이브 반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도 반갑습니다. 듀엣이라기 보다는 살짝 들어간 피쳐링 정도의 참여지만, 어쨌든 남자 싱어 가운데서 바티스텔리 같은 기세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아티스트라서 그 반가움이 더하네요.


괜찮은 수준의 곡들이 일관되게 채워지지만 마지막 트랙인 "Hundred More Years"는 또 다른 의미로 이 앨범에서 방점을 찍습니다. 다른 곡들과는 전혀 다른 어쿠스틱 곡인 이 노래는 앨범의 타이틀 곡이기도 하고, 아울러 바티스텔리 자신의 자전적인 곡입니다. 사랑하는 이들과 이 모습 그대로 백년을 더 살고 싶다는 바람을 담은 이 곡은 앞의 곡들과 대비되는 감성을 더하면서 오히려 앨범의 분위기를 환기시킵니다. 그리고 [Hundred More Years]라는 앨범이 나온 감성적인 소산이 바로 이 곡이 담고 있는 가사에서 비롯되었음을 말하고 있죠. 이 앨범에서 조명을 받을 싱글들이 어떤 선택으로 이어진다 해도, 이 곡이 갖고 있는 무게는 결코 무시할 바가 못됩니다.


[Hundred More Years]의 전반적인 구성이 전작보다 월등히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점에 있어서는 장르 분배가 잘된 편인 전작을 더 좋아하는 이들도 많을거에요. 하지만 이 앨범의 진짜 의의는 프란체스카 바티스텔리라는 아티스트가 얼마나 자신안에서 안정적인 음악 세계를 갖고 있는지를 잘 보여줬다는데 있습니다. 앨범에 대한 비교판정이 어떻다 한들 그 점 만큼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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