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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웨스 킹 Wes King [The Robe] (1993)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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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ed by Phil Naish

(1993/Reunion)






[The Robe]는 웨스 킹의 앨범중에서 제일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앨범입니다.


그의 데뷔앨범이나 두 번째 앨범 [Sticks and Stones]은 반응이 별로였어요. (데뷔 앨범 [The Ultimate Underlying No Denying Motivation]은 CCM 계에서 제목 길기로 유명한 앨범중에 하나였죠.) 특히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인 "The Robe"는 96년 CCM 매거진 창간 20주년 특대호에서 평단이 선정한 20년간의 베스트 명곡 100위 안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The Robe]가 거창한 모토나 테마를 갖고 있는 앨범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점을 의식하지 않은 소박함이 [The Robe]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실제로 [The Robe]는 굉장히 매력적인 앨범입니다. 음악적으로는 어쿠스틱 위주의 스타일에서 자연스레 팝 무드를 추출해 내었고, 가사에서는 보다 더 심도있고, 성경과 이원되지 않는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을 떼어내서 생각하면 누군가 떠오르지 않으세요? 다소 작위적인 연상을 하자면 마이클 카드가 떠오르는 분들이 분명히 있을겁니다. 이 연상이 작위적인 이유는 [The Robe]의 프로듀싱을 바로 필 네이시가 맡았기 때문이죠.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네이시의 프로듀싱에는 마이더스의 손과 같은 보장이 있었습니다. 스티븐 커티스 채프먼, 마이클 카드 등의 앨범을 프로듀싱 했었죠. [The Robe]가 발표된 해가 93년이니 네이시가 손댄 작품들 중에서 거의 클라이맥스인 셈이죠.


그런 네이시의 영향때문인지 이 앨범의 느낌은 제작사인 리유니언보다도 웬지 스패로우 레이블의 산물같습니다. 지금이야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규모 레이블의 음악적인 경향이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지만, (음반사간 합병과 인수가 너무 횡행해진 것도 그 이유중에 하나고요) 이 당시만해도 -스티븐 커티스 채프먼, 수잔 애쉬턴, 찰리 피콕, 스티븐 커티스 채프먼, 마가렛 벡커등이 소속이었던- 스패로우라는 레이블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바로 내시빌과 어쿠스틱이었습니다.

반면 마이클 W 스미스, 캐시 트로콜리, 르네 가르시아, 리치 멀린스등이 소속했던 리유니언은 보다 더 팝-락적이었죠. 물론 90년대 중반으로 오면서 이런 음악적인 성향은 거의 희석되었지만, 이 당시의 경향을 고려하면 킹의 앨범이 스패로우틱(?)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결코 억지는 아닙니다.


[The Robe]의 곡의 흐름은 그 메시지와 잘 결합되어 있습니다. 특히 믿음의 선포를 말하는 곡인 "I Believe"나 마틴 루터 킹 목사 (웨스킹과 종씨네요!)에 대한 헌정의 노래인 "Martin Luther"등에서는 팝-어쿠스틱이 가질 수 있는 나름대로의 강렬함을 잘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타이틀 곡인 "The Robe"는 전형적인 팝 발라드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곡의 느낌이 다소 중성적인 킹의 보컬과 함께 호소력있게 잘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앨범에는 타인을 위한 노래들이 많은데 그에 해당하는 "Carolyn (여기서는 무정의 대상을 말하지만, 2년 뒤에 같은 이름의 막강한 후배가 리유니언에 들어오죠.)"이나 "John"(성경의 Revelator 요한이 아니라, 그의 친구 이름이랍니다.)- 두곡 모두 괜찮습니다. 유년기의 꿈을 노래한 "Move to Moon"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면서 잘 어우러지고요. 노래들이 정말 맛깔스러워요.



[The Robe]의 성공으로 킹의 뒷심은 줄기차게 이어집니다. 다음 앨범인 [Common Creed]도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고요, 필 케이기, (아웃 오브더 그레이의) 스캇 덴테와 함께 만든 연주 앨범 [Invention]도 호평을 들었죠. 그 뒤의 앨범인 [A Room Full of Stories] 이후로는 그다지 큰 대박의 소식이 들리진 않지만, 들을수록 푸근하고 은은한 힘을 준다는 점에서 [The Robe]는 킹의 팬들에게 오래동안 추억의 명반으로 남을 겁니다.


(200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