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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스티븐 커티스 채프먼 Steven Curtis Chapman [All Things New] (2004)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9.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Brown Banniser & Steven Curtis Chapman

(2004/Sparrow)





최근들어 스티븐 커티스 채프먼의 앨범들은 첫 싱글 부각 후에 연이어 앨범이 전반적으로 회자되는 기본적인 루틴에 아주 충실해 왔습니다.


그러나 전작인 [All about Love]는 싱글의 느낌이 아주 강한 앨범은 아니었죠. 전 아직도 "All about Love"가 도브상 올해의 노래 후보 부문에 오를만한 곡이었나 하는 의구심이 남아있는 사람중 하나입니다. 이 곡은 그야말로 '채프먼 스타일'이라고 통칭할 만한 리듬과 하모니의 답습이었거든요.


물론 "Lord of the Dance"나 "The Great Adventure" 같은 명곡들의 후광효과때문에 상대적으로 별로인 것처럼 느껴진다고 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만, 어쨌든 노래의 분위기는 기시감이 넘쳤어요. 적어도 위의 곡들만큼 명곡은 아니었죠.


이 앨범의 싱글 "All Things New"(제목도 비슷하군요)도 듣는 훅이 강한 그런 싱글은 아닙니다. 지금 싱글차트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이 노래 자체가 싱글로 밀려지고 있는 곡이기 때문입니다. 90년대 초반에서 중반을 관통한 명곡들의 대열에 놓기엔 좀 부족해요.



여기까지 말한다면 [All Things New]에 대해 아주 큰 점수를 줄 수 없는 분위기가 느껴지죠? 네, 어느정도는 그렇습니다. 세대가 바뀌는 동안 한 가수가 계속 지치지 않는 창작욕을 발휘하기란 물론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채프먼은 비교적 최근까지 그 열정이 꾸준히 이어져 온 가수에요. [All about Love]가 다소 '다른' 느낌을 남기긴 했지만 앨범 자체가 특별한 컨셉을 갖고 있었으니, 많은 사람들이 이 앨범을 일시적인 우회로 생각했을 법 하고요.


하지만 컨셉상으로는 다시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셈인 [All Things New]도 웬지 첫 귀에는 [All about Love]처럼 체감도가 약합니다. 아무래도 싱글의 인상이 약하기 때문이겠죠.



그 뒤를 넘어가면? 그 이후는 좋습니다.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All Things New]는 다소 약한 부분들의 합이 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 꽤나 큰 총합을 만들어낸 앨범입니다. 귀에 잔영처럼 남는 음악들도 많고, 덕분에 앨범을 곱씹으면서 감상할 여지를 많이 만들어내요.


사실 이 감상의 여지는 꽤나 알찹니다. 그런 앨범있죠. 듣다보면 '나만의 애창곡'이 구성되는 그런 앨범. 이런 느낌이 꽤나 구성지게 담겨 있어요.


장중한 느낌의 발라드 곡 "Much of You"이나 "Angels Wish"같은 곡들은, 이전 앨범들의 스타일과 연장선상에 놓을만하고, "Big Story" 같이 튀는 곡은 브릿팝의 연장선상에, "Only Getting Started"나 "Coming Attraction"은 아메리칸 락의 전형성에 놓을만 하죠. 수록곡들의 스타일 자체는 아주 전형적이지만 그런 곡들이 모이면서 상승효과를 낸것이죠.



후렴에서 반복적으로 각인시키는 인상을 주되 조금씩 변화되는 가사들이나, 가족들에 대한 테마의 가사도 여전히 잘 표현됩니다. 다만 이번 앨범에서는 부인인 메리 베쓰를 위한 노래가 없다는 것이 의외네요. 딸인 에밀리를 위한 노래인 "I Believe in You"는 있는데 말이에요.


한동안 그가 큰 비중을 두어왔던 '선교'에 대한 테마들이 어느정도 정점을 찍고, 개인적인 고백과 신앙의 느낌들이 커진 것도 이 앨범의 내용에서 따로 주목할만한 점입니다.



몇몇 부분에서 음악적으로 아쉬운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듣다보면 아쉬움이라는 표현이라기 보다는 이전과 '조금 다름'이라는 표현을 써도 될것 같은 음반입니다. 전체적으로 조망하자면 현재의 채프먼에게 있어서는 이런 분위기의 음반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 순리같아요. 20대나 30대의 열정보다는 조금 더 여유로운 연륜이 느껴지는 그런 음반말이죠. 어쩌면 이런 변화가 스티븐 커티스 채프먼에게 정말로 새로워진 것일 수 있겠죠.



(2004/11)


PS : 주목할만한 게스트 싱어들이 몇몇 있습니다. "Believe Me Now"를 부른 써드 데이의 맥 파웰은 거의 듀엣수준으로 목소리가 등장하죠. 하지만 켄달 페인이나 라이프하우스의 리드 보컬인 제이슨 웨이드는 목소리 구별이 힘들 정도로 백그라운드 보컬의 수준에 묻혀있어요. 참가에 의의가 있는거겠죠.


아마 제이슨 웨이드의 목소리가 튀었다면 그가 라이프하우스의 후신으로 조직 하겠다던 모던 워십팀의 소식이 한없이 늦춰지는 것에 대한 생각이 나서 부아가 돋았을지도 몰라요.


또. 있습니다. "I Believe in You"에서 백그라운드 보컬을 맡은 사람은 켄달 페인이에요. 페인은 제이슨 웨이드와 친한 사이이기도 하죠. 관련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