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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토비맥 Tobymac [Welcome to Diverse City] (2004)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9.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Toby Mac, Whitney Krunck Production, Christopher Stevens, Max Hsu, Michael Linney, Aurel M, Marvin & Josiah Bell, Math

(2004/Forefront)



2001년 디씨 토크 3인방의 솔로 앨범이 주루룩 발표되었을때 우리는 그야말로 수많은 이야기와 공론들을 해댔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세장의 앨범 가운데서 토비맥의 [Momentum]이 가장 성공적인 앨범이었다는 것은 어느정도 중론이 되었죠.


[Momentum]의 성공은 이 앨범이 케빈 맥스나 테이트의 것처럼 락음악이 아니였기 때문에 특화된 면을 보일 수 있어서였다는 이야기만으로 설명될 수 없습니다. 좀 더 간단해요. 앨범이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기 때문에 다채로움을 보일 수도 있었지만, 이음매와 마무리가 약했다면 이도저도 아닌 앨범으로 흐를 수 밖에 없는 위험도 있었죠. 물론 토비맥은 매듭을 훌륭하게 지었고 그 결과 [Momentum]은 기대 이상의 앨범이 되었습니다.



[Welcome to Diverse City]는 어떨까요? 마찬가지입니다. 이 앨범이 [Momentum]의 증폭이 될거라는 예상은 많이들 했지만, 그 증폭은 보다 더 다양한 방법으로 발산되었거든요. 'Diverse'만큼 이 앨범을 명확히 설명해줄만한 단어는 아마 없을 겁니다.


그나마 다양한 스타일을 보였던 [Momentum]도 실은 하드코어에 기반한 락사운드에 편중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죠. "Get This Party Started", "Extreme Days", "Momentum", "What's Goin' Down" ... 적잖은 곡들이 라우드 사운드였으니까요. 하지만 [Welcome to Diverse City]에서는 이런 곡들에 대응할만한 노래가 세번째 트랙인 "The Slam" 밖에 없습니다.


그외에 "Atmosphere" 같은 차분한 느낌의 곡은 두말할 나위없이 "Irene" 같은 노래를 이어간 곡이고요. 그래도 공백이 꽤 많이 남죠. 그 공백의 대부분은 복고적인 느낌이 다분한 펑키 힙합 사운드가 채우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정도라면 전작의 락대신 펑키 힙합의 스타일이 너무 빼꼼히 채워진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습니다. 토비맥은 각각의 노래의 중간에 갑작스렇게 강한 사운드를 입혀 노래의 사이사이에도 변주를 주거든요. "Phenomenon", "Catchfire (Whoopsi-Daisy)" 같은 노래들이 그 예죠.


전체적으로 사운드의 세기는 약해졌지만 적당한 수준의 레벨에서 수평적인 장르의 확장이 잘 이뤄진 셈이죠. 이런 유기적인 스타일의 결합은 노래 하나하나를 정말 맛깔스럽게 만들어 주었고 이런 시도가 실패한 노래는 이 앨범에서 '단 한곡도' 없습니다.



우리는 토비맥의 전작인 [Momentum]을 들으며 락과 힙합이 균등한 수준에서 결합된 디씨 토크의 90년대 초반 앨범들을 떠올린 적이 있었죠. 조금 더 다양한 스타일들을 수렴했다는 점에서 [Welcome to Diverse City]에서는 이런 연상이 더 크게 작용합니다.


하지만 여러 게스트 스타들을 불러 모았다는 점은 다른 한편으로 토비맥만의 스타일을 강조해줍니다. 정말 많은 게스트들이 참가했고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앨범은 신나게 흘러갑니다. 그리츠, 파파산, 프로듀서인 랜드 크로포드, 수퍼칙, 디씨 토크의 테이트와 케빈 맥스까지... 그러나 제일 큰 빛을 발한 게스트 스타는 역시 토비맥의 아들인 트루엣입니다.


[Momentum]때보다 나이가 더 자라서 이젠 정말 노래 한곡을 커버하는 수준이 되었네요. 메인으로 등장하는 "Tru Dog : the Return" 이외에도 이 귀여운 친구는 정말 앨범내의 여기저기에서 시도때도 없이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앨범에서도 다양한 곡들의 커버가 있을거라고 기대했는데, [Welcome to Diverse City]는 그 기대도 피해갑니다. 이번 앨범에서의 커버곡은 "Ill-M-I"뿐이고, 그나마 이 노래도 CCM계의 언더그라운드 힙합 그룹이었던 소울 정크의 잘 안알려진 노래거든요. 샘플링이나 리메이크로 한정될 수 있는 작곡의 창작력에 더 무게를 실은 셈이죠.


재기 발랄한 가사들도 여전합니다. 일상성과의 결합 또한 잘 이뤄졌고요. 첫 히트 싱글인 "Gone"처럼 또 다른 화자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함을 말하는 방식같은 것은 디씨 토크 음악때부터 친숙한 화법이죠. 제일 재밌는 가사는 마지막 곡인 "Gotta Go" 입니다. 다소의 스트레스 속에서 음악을 만들어내는 애환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최선의 것을 만들어 내려는 크리스천 아티스트로서의 마음, 여기에 한 가정의 가장이자 음반사의 사장으로서의 모습까지가 전화통화 형식으로 잘 녹아있죠. 이 노래는 한번 따로 가사를 읊어볼만 합니다. 깨는 유머까지 있으니까요.



토비맥의 [Welcome to Diverse City]는 음악적으로 잘 만들어진 앨범이지만, 앨범이 발표된 시기적으로도 2004년 하반기의 포문을 잘 터줄 앨범으로 기대됩니다. 비교적 신인급의 아티스트들만이 제한적인 신보를 내놓아온 2004년 여름의 뒤안에 이런 높은 퀄리티의 앨범이 나왔다는 점은 하반기와 더불어 내년까지 시장의 확대를 열어줄 관성효과를 기대할 만하거든요. (이후에 스티븐 커티스 채프먼이나 마이클 W 스미스의 신보들이 줄을 이었으니까요.)


(2004/10)


PS : 토비맥의 표기는 'Toby Mac'이 맞는 걸까요? 'Tobymac'이 맞는 걸까요? [Momentum] 당시에는 전자를 주로 사용했지만 요즘엔 후자가 된거 같더군요. 어느 사이트에서는 이 차이로 검색이 안될때도 있더군요. 하긴 Mercyme 와 Mercy Me 도 비슷한 사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