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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위드 [With 4 : Come & See... Rejoice] (2003)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9.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With

(2003/With World)





미국 CCM 시장에서도 음반활동과 크리스천 코메디를 하는 사람들은 꽤 있습니다. 아니 거진 모든 코메디언들이 음악활동을 병행하고 있죠. 대표적인 사람은 역시 우리가 잘 아는 마크 로우리입니다. 그외에도 숀더 피어스나 밥 스마일리같은 사람들도 스탠딩 개그 중간중간에 노래를 부르곤 한답니다. 로우리같은 경우는 애초에 가수로 시작한 경우이니 조금 더 대비되지요.

사실 위드의 경우도 로우리 같은 경우로 보는게 옳습니다. 음반활동으로 시작을 했고, 순수하게 발표한 음반도 벌써 네번째잖아요. 다만 그들의 유머감각 발산으로 매체활동이 더 잦았을 뿐이죠. 다방면으로 활동했다고 해서 본질적인 부분이 희석되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아티스트 자체가 갖는 이미지를 완전히 분리시킬 수는 없는겁니다. 아마 중절모를 쓰고 사뭇 심각한 표정으로 등장했던 -그래서 오히려 코믹한 뉘앙스를 풍겼던 1집 자켓때부터 그 분위기는 슬금슬금 조성이 된듯해요.


정말로 이미지와 음악이 합치된 것은 그들의 두번째 앨범 [With World]였습니다. 일단 "게임"이라는 걸출한 노래를 타이틀로 내세운 그 순간에 듀엣의 이미지와 음악의 타이틀롤은 완벽히 맞아 떨어진 셈이었지요.



브릿지같은 느낌을 주었던 세번째 음반에 이어 나온 [With 4]는 두말할 나위없이 2집의 업그레이드 버젼입니다.


단순히 전작에서 큰 느낌을 주었던 "게임"의 후속곡이 수록되었기 때문만은 아니에요. 다양한 장르의 나열을 시도한 구성도 업그레이드의 요소에 해당합니다. 듀엣 자체의 이미지가 워낙 강렬하게 고정적인 기둥을 이루고 있기때문에, 앨범의 구성의 유사성만으로도 팬들은 2집과의 대비요소를 많이 엿볼 수 있을겁니다.


물론 불안한 요소 또한 잠재합니다. 보컬밴드가 음반에서 장르의 다양화를 꾀할때의 성과는 거의 세션과 디렉팅 스탭에게 달려있으니까요. 여기서 충분한 조건이 충족되지 못한다면 포부야 어찌되었든 비실비실한 음반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죠.



고맙게도 위드의 네번째 음반은 이런 경우를 너무나도 능청스럽게 비껴갔습니다. 일단 송라이팅을 한 오택근이 실질적인 프로그래밍을 맡으면서 세션의 탄탄대로를 닦아놨고, 박경호나 장기호의 연주도 이를 잘 커버해주고 있으니까요.


물론 보컬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흥겨운 노래들인 "귀있는 자는 들을찌어다", "오! 놀라워", "아이들의 눈으로" 같은 곡들에서 풀코러스를 동반하고 위드의 두 보컬은 일종의 'Leading Role'을 하면서 각 싱글들을 꽉 채우고 있고요.


나머지 곡들도 만만찮습니다. 특히 "꿈"같은 발라드 넘버에 이르러서는 팝발라드 특유의 맛깔스러움이 너무나 잘 배여져 있습니다. 특히 어쿠스틱이 이끄는 포크 발라드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 앨범의 장점이겠죠.



보컬그룹으로서의 위드가 아니라, 앨범 디렉팅으로서 조율을 잘한 부분은 역시 게스트 보컬들입니다. 라이트 온이나 에이맨 같은 팀들, 특히 워킹의 멤버들의 게스트 보컬 참가는 앨범의 리듬감을 살려줍니다. 장르의 다양화, 게스트 보컬들의 참가를 앨범의 특징으로 엿볼때쯤이면 이 앨범은 마크 로우리보다는 카맨의 음반에 더 가깝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과장된 표현을 빌리자면 장르나 연주, 보컬들이 워낙 터를 잘 잡아놓은 탓에 메시지는 크로스오버적인 느낌이든, 직설적인 복음의 메시지든, 알아서 제자리들을 잘 찾아 앉은것 같습니다. 그러나 흥겨운 노래가 주는 임팩트가 강해서인지 확실히 "아이들의 눈으로" 라던지 "오! 놀라워"같은 곡들의 가사가 확실히 음악과 합치가 잘 되는것 같군요.



물론 장르가 집중된 여느 음반같은 세련됨을 이 앨범에서 느끼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애초에 그런 부분을 기대했던, 기대 안했던 이 음반은 생각보다 훨씬 잘 만들어졌습니다.


결국 [With 4]는 이 재미있는 듀엣에게서 기대할만한 것 이상을 보여준 앨범입니다. 예기치 못한 종류의 새로움이 아니라, 기대했던 요소들을 그 기대이상으로 충족시켜주었다는 의미지요. 어찌보면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것 보다 더 큰 작업을 성공해낸 셈입니다.



(20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