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ed by
Mark Lee Townsend & Matthew Thessen
(2003/Gotee)
릴라이언트 케이의 이 독특한 앨범은 정식 발매 앨범이 아니라 2003년 앨범인 [Two Lefts Don't Make A Right... But Three Do]의 '크리스마스 에디션'에 포함된 캐롤 보너스 시디입니다. 10곡의 트랙이 담겨있는데, 대부분은 짧은 길이로 리메이크된 기존 캐롤들입니다. 그래도 기존곡이 아닌 새로 만든 노래들이 세곡이나 담겨 있어요.
예상할만 하지만 수록된 노래들은 모범적인 릴라이언트 케이의 스타일로 바뀌어져 불렸습니다. 릴라이언트 케이의 모범적 스타일이라면 한마디로 다양함이죠. 정말 이 앨범에는 짧은 트랙타임-대부분의 노래가 1분에서 2분 내외입니다-이 무색할 정도로 펑크락, 발라드.. 심지어 아카펠라까지 다양한 스타일이 녹아 있습니다.
"Angels We Have Heard on High", "12 Days of Christmas",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 같은 노래들에서는 몰아치는 분위기의 펑크락 사운드가 두드러집니다. 특히 코믹한 내용의 캐롤인 "12 Days of Christmas"의 리메이크는 가히 앨범의 압권입니다. 한곡의 노래에서 가스펠부터 데쓰메탈 스타일까지 쭈루룩 흩는 장난스러움이 릴라이언트 케이의 이미지와 딱 맞아 떨어져요.
명쾌하면서도 딱 부러지는 락 편곡으로 재탄생한 헨델의 "The Hallelujah Chorus"도 좋습니다. 곡들 하나하나가 앨범의 전체 분위기를 대변하는듯 해요.
스피디하게 진행되는 노래 가운데서 듬성듬성 간섭하는 일렉 디스토션의 뚜렷한 느낌. 그리고 (이번 앨범에서만큼은) 두루두루 참여하는 밴드의 다른 멤버들의 보컬까지, 들을거리가 많습니다. 하기야 보컬의 들을거리라면 아카펠라로 불려지는 마지막 트랙 "Auld Lang Syne"에서 더 많겠지만요.
강렬한 트랙들도 좋지만 굳이 선택을 하자면 앨범안에서 더 돋보이는건 발라드 트랙입니다. 사실 비트있는 곡들이 워낙 튀기때문에 차분한 발라드곡에 이르러서는 갑자기 어색한 느낌까지도 들 정도이지만, 듣다보면 나름대로 그 차분함이 쉽게 와닿습니다.
그들의 스튜디오 프로젝트에 수록된 발라드 싱글들보다 더 차분한 무드에요. 특히 여벌의 부록 CD임에도 이들이 꽤나 신경을 써서 만든 듯한 발라드 곡들인 "I Celebrate the Day", "I Hate Christmas Parties"는 정말 좋습니다.
특히 '이 세상에서 처음으로 눈을 떴을때 내 구세주가 되실 것을 알고 계셨나요?'라는 내용의 "I Celebrate the Day"는 가사에 담긴 감동과 잘 어우러져 이 노래 하나만으로도 넉넉한 싱글의 느낌이 들 정도에요.
아무튼 [Deck the Halls..]는 그저 보너스 시디로 묻혀지기엔 아까운 앨범입니다. 더 강직하게 말하자면, 트랙이 짧다고 해서 여벌의 부록 음반으로 출반한게 경솔해 보일 정도에요. 차라리 넉넉한 트랙 몇개를 보강해서 정식 캐럴 앨범으로 출반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드네요. 앨범의 규모와는 무관하게 완성도만으로는 정규 앨범의 그것에 필적할 만해요.
(2003/12)
PS : "Santa Clause is Thumbing to Town"과 "I Hate the Christmas Parties"는 기존 옴니버스에 실렸던 곡이라고 하네요. 게시판에서 아리마님이 지적해주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