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REVIEWS/음반 ALBUMS

마이클 W 스미스 Michael W. Smith [Worship Again] (2002)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9.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Michael W. Smith

(2002/Reunion)





우선 한가지 확실하게 하고 가죠. 아직도 좀 혼동이 있는 부분같아서요.


이 앨범 발표직후 만들어진 DVD/VHS 버젼 [Worship]은, 2001년 앨범인 [Worship]이나 [Worship Again]의 비쥬얼 버젼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레퍼토리가 일치하고 동일한 기획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들이긴 하지만, 비디오 버젼은 캐나다의 알버타에 있는 하키 경기장에서 있었던 실황이고, [Worship Again]은 루이빌의 크리스천 교회에서 녹음되었지요.


때문에 저에게는 [Worship], [Worship] 비디오, 그리고 [Worship Again] 이렇게 세개의 작품이 마치 '마이클 W 스미스 워십 트릴로지'의 형태처럼 보입니다. 음반이나 비디오가 서로 다른 버젼들에게 종속된 것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아무리 구별된 프로젝트라고 해도, 이 세장의 음반이 완전히 따로 기획되어 만들어졌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Worship Again]은 분명히 [Worship]의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앨범이에요.


이런 기획에 대해서 졸속이라는 평을 가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있었던 모양인데, 평의 진위를 떠나 그런 이야기가 나올법 했다는 사실은 분명 인정해야 합니다. [Worship Again]이 만들어지게 된 전작의 결과를 단지 상업적인 부분으로만 한정짓는다면 고까운 눈길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좀 더 나은 해석은? [Worship]이 마이클 W 스미스라는 아티스트 안에 있던 찬양의 열정을 담기에는 너무 한정된 규모의 프로젝트였다고 보면 될겁니다. 제작 배경이야 어떠한들 [Worship]이라는 앨범이 너무 아쉬웠다는 점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 점이니까요.


따라서 [Worship Again]은 이른바 [Worship]의 확장판인 셈입니다. 패키지 디자인이라던지, 후반부에 몇개의 스튜디오 트랙을 안배하는 구성등은 유지시키면서 수록되는 찬양들은 다른 곡들로 바꾼 것이죠.



더 새로운 부분도 눈에 띕니다. 우선 [Worship]의 리뷰에서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했었던, 새로운 곡들의 부재가 보완된 점이 반갑군요. 11곡의 실황중에서 새로운 노래의 비중이 크게 늘었죠. 게다가 이 신곡에는 오랜만에 그의 부인인 데비가 작사로 참가했고, 심지어 큰딸인 휘트니까지도 가세했습니다.


신곡들은 공연의 분위기에 자연스레 맞물립니다. 관객들과의 교감도 충분하게 이뤄지고, 음악적으로도 무난한 워십의 경향을 그대로 담고 있고요. 하기야 스미스처럼 작곡의 반경이 넓은 사람도 드물죠. 이런 일관성을 유지하는 음악들을 작곡했다는 것은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닙니다.


이 앨범에서는 연주 음반인 [Freedom]이나 예전의 캐럴앨범에서 느껴졌던 클래시컬한 분위기를 정제시킨듯한 느낌의 노래들이 들려집니다. 특히 "I Can Hear Your Voice"는 회중찬양곡이라기 보다는 성탄 칸타타에 어울릴만한 뮤지컬 넘버같은 느낌이 드는 곡이에요.




하지만 그럼에도 [Worship Again]은 앨범자체가 마이클 W 스미스의 퍼포먼스나 스타일을 잘 드러내주는 앨범은 아닙니다. 마치 전작인 [Worship]처럼말이죠. 몇몇 신곡이 반가운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나 실황의 느낌에 잘 녹아드는 하모니와 멜로디때문에 오히려 차별화가 되지 않아요.


물론 [Worship]때처럼 이런 점이 이번에도 앨범의 지향점이었을 수도 있죠. 그렇다면 이런 면모를 아쉬운 부분으로 둘 필요는 없을듯 합니다. 워십음반으로서 [Worship Again]은 멋진 앨범이니까요.



스튜디오 트랙들은 흥미롭습니다. 일단 "Lord Have Mercy"는 에미 그랜트가 10년만에 스미스의 앨범에서 듀엣으로 호흡을 맞춘 곡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죠.


마지막 트랙인 "There She Stands"는 가사의 무게나 곡의 흐름이 워십앨범이라기 보다는 그냥 그의 예전 프로젝트에 실렸던 발라드 같습니다. 아마 그래서 보너스 트랙으로 네이밍을 했을지도 모르죠.



전작의 연장선상에서 논한다면 [Worship Again]은 역시 기획자체에 큰 무게를 둘 앨범입니다. 그러나 그안에서의 짜잘한 변주도 잘 이뤄졌고, 전반적인 느낌도 그저 [Worship]의 후속편이라는 일차적인 느낌에만 머물지도 않기에 개별적인 가치도 무척 큰 앨범이에요.


수많은 워십리더들이 보여주었던 경배와 찬양의 모사가 될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마이클 W 스미스의 워십이라는 또 다른 바운더리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우연은 아닐겁니다.



앞으로 스미스의 음악은 어떤 양상을 보여줄까요? 현재까지의 분위기로는 다시 그의 컨템퍼러리 스타일로 돌아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일단 2003년이 그의 'Second Decade'이니 준비도 해야할테고, 그 시기가 스타일 회귀의 분기점이 될 수도 있겠고요.
 

하지만 20여년의 활동기간동안 크리스천 음악의 다양함의 극한을 보여주었던 한 아티스트가, 이 2년동안의 워십 프로젝트들 속에서 남긴 찬양에의 열정은 분명 오래토록 그 색이 바래지 않을 겁니다.


(20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