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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소닉플러드 SONICFLOOd [Resonate] (2001)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8.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John Jaszcz & John Lawry

(2001/INO)







새 앨범 [Resonate]로 다시 찾아온 소닉플러드가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SONICFLOOd]와 [SONICCPRAISe]를 만든 그 팀으로 볼 수 있겠느냐는 논쟁은 다소 소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가늠을 위한 논란이 어렵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더욱 명약관화하다는 의미죠.


제프 데요의 탈퇴만을 요점으로 둘 수는 없습니다. 소닉프레이즈 투어때 참가했던 릭 헤일을 제외하고 전부 교체된 멤버들, 새로운 레이블 이적... 이정도라면 이들에게서 한사코 예전의 사운드를 기대하는 것이 억지라는 것을 인정할만 하죠. 물론 팀의 스타일이 밴드의 분위기 속에서 굳어있을 수도 있겠지만, 소닉플러드가 그 정도로 끈끈하고 오랜 기간의 활동을 한 팀은 아니니까요.



말그대로 [Resonate]는 새출발을 하는 모던워십그룹의 느낌으로 받아들여도 크게 나쁠건 없습니다. [Resonate]는 잘 만들어진 앨범이고, 급작스런 교체에도 불구하고 음악에 배여있는 몇몇 요소들은 은근슬쩍 계승하면서 새로운 느낌의 컨버젼도 무리없이 이뤄졌으니까요.


하지만 다소 난감한 점도 있긴 있습니다. [Resonate]의 발표후 반년도 채되지 않은때에 제프 데요가 앨범을 냈기 때문이죠. 팀의 핵심을 좌지우지했던 리드 보컬이 만든 앨범이 소속 그룹의 이미지를 따라가는 것은 인지상정. 덕분에 [Resonate]의 이미지는 기존 SF 팬들의 관념과는 더욱 멀어지게 되었죠.


완연한 감상을 위해서는 그야말로 머리를 비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꽤나 성가신 일같지만 그만큼 SF가 대단한 팀이었으니까요. 사실 스타일이라는 줄기를 살짝 제쳐놓고 보면 [Resonate]는 여전히 데요가 멤버였을 당시의 요소들을 종종 이어갑니다. 신곡과 기존 찬양의 적당한 안배를 비롯해서, 심지어 데요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보여주었던 저널들도 여전히 이들의 새로운 공식 홈페이지에서 모습을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최종적인 표출은 릭 헤일이 이끄는 모던락 밴드로서 이뤄집니다. 일단 헤일의 보컬이나 전반적인 곡들의 분위기는 간결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80, 90년대 페트라의 일렉 사운드를 규정지었던 존 라우리가 프로듀서로 참가한 탓인지 차가운 느낌의 키보드 사운드가 짙어졌다는 것도 나름대로 특징이겠고요.



결국 스타일이 더 살아있다는 의미지요. 사실 리더였던 데요와 헤일의 견해차이-워십과 아티스트로서의 퍼포먼스의 지향성-가 정말로 근거있는 이야기인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소닉플러드가 제프 데요의 음악을 따라갈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면 올바른 길을 잡은 셈이에요.


"Lord of the Dance"이나 "You are Holy One" 같은 전반부의 곡들에서 보여지는 역동적인 편곡, 그러나 화려하거나 라우드함은 최대한 감소된 스타일은 이런 성향을 잘 드러냅니다. 앨범 전반적으로 깊숙이 음미할 수 있는 싱글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적어도 소닉플러드라는 '새로운' 그룹이 가질 수 있는 의의에는 충실하게 만들어진 셈이죠.



재삼 강조할 필요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Resonate]를 이전의 소닉플러드 음반과 연결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아마 이 앨범에 대한 실망감이 있다면, 그것도 상대적인 부분일 가능성이 더 커요. [Resonate]는 자체로도 충분한 완결성을 갖는 앨범입니다.


하지만 이런점들을 감안하는 것이 기존의 팬들에게 강요될 수가 없다는 사실이 여전히 맹점이긴 합니다. 소닉플러드라는 네임밸류에 대한 기대치에 어긋난다는 것은 확실히 부동의 사실이죠.


어짜피 헤일이나 다른 밴드 멤버들이 충분히 감수했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Resonate]는 그중 가장 큰 통과제였을 겁니다. 다음 앨범부터는 모든 면면에서 더욱 개성적인 부분을 살려나가길 기대해 봅니다.


(2002/09)


PS : "I Lift My Eyes Up"에서 헤일과 듀엣을 이룬 가수는 리사 베빌입니다. 크레딧에도 명시가 안되어 있더군요. 아무리 베빌의 활동이 뜸해지긴 했지만... 왜 그랬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