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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토비맥 Toby Mac [Momentum] (2001)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6.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Toby Mac, Michael-Anthony Taylor,
Pete Stewart, Jeff Savage, Randy Crawford,
Todd Collins

(2001/Forefront)




기대치의 차이는 있었겠지만, 디씨 토크 솔로 프로젝트 중 토비 맥키한의 앨범이 적어도 제일 특화된 스타일을 선보일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나 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 스타일이야말로 초창기부터 dct의 축이 되었고, 그들을 세간에 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공신이니까요.


세 멤버의 솔로 프로젝트는 다소 급작스럽게 나온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적어도 맥키한의 앨범이 나오기에는 좋은 때입니다. 하드락에 바탕을 둔 래핑이 주종을 이루는 하드코어 장르가 대중성을 얻게 되었으니까요.


게다가 크리스천 진영내에서는 이미 P.O.D 같은 메가셀러 아티스트가 이미 전례를 펼친바도 있고요. 일반 음악쪽에서는 림프 비즈킷이나 에미넴같은 아티스트들을 맥키한과 비슷한 스타일로 들 수 있겠지요.


그렇다고 [Momentum]이 다른 앨범들의 성급한 모사가 되거나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미 이 모든 전례들보다 훨씬 앞선 90년대 초반 랩의 바탕위에서 얼번과 락을 모두 요리했던 그의 경력은 스타일의 정수를 꿰고 있으니까요. 하드사운드에 편향된 흐름을 지양하면서 [Momentum]은 다양한 스타일로의 과부하를 마음껏 걸어줍니다. 그리고 이런 기술은 역시 연륜으로밖에 표현이 안되는 영역입니다.


물론 앨범의 대부분은 강렬한 사운드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Get This Party Started", "What's Going on", "Momentum", "Extreme Days", "Yours" 가 그 주종의 사운드죠. 특히나 사운드트랙과 [dc Talk solo]에 이어 이 앨범까지 수록된 "Extreme Days"는 뮤직비디오로까지 만들어지면서 싱글파워에 무게를 실었고요.


또 하나의 줄기는 얼번과 힙합 냄새가 풀풀 풍기는 '비교적' 차분한 싱글들입니다. "Irene", "Do You Know", "Wonderin' Why" 가 여기에 속하죠. 이 곡들의 나레이션은 맥키한의 랩에 의해서, 그리고 후렴부는 조안나 발렌시아를 필두로 한 블랙보컬들이 이끌어가는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그외에 "In The Air"같은 차분한 팝분위기, "Love is in the House" 같은 블랙가스펠 분위기까지 동원되어 정말로 다양한 장르의 한바탕 향연을 보여주고 있어요.



물론 이런 앨범에서 가수로서의 토비 맥의 보컬역량을 기대할 수는 없죠. 사실 그 방향에 무게를 갖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요. 이 앨범은 많은 부분을 객원싱어에게 의지하면서 아티스트 자체는 전체적인 앨범을 구성하며 이끌어 가고 있는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앨범이 마치 커크 프랭클린의 백인버젼 프로젝트같은 느낌을 줍니다. 더 라우드하고 조금 더 락의 코어에 근접했다는 차이는 있지만요.


이를 확인시켜주듯이 프랭클린도 "J Train"에 참가하여 맥키한과 경쟁이라도 하듯 메인 랩을 읊어대는데, 그 파워풀한 상승작용은 정말로 들을 거리입니다.



맥키한이 얼번 음악에서 빌려온 것은 그 스타일뿐만이 아닙니다. [Momentum]의 전반부 수록곡들은 브롱크스의 어두운 골목에서 만날 법한 사람들의 어두운 일상과 과거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갱생과 구원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내러티브는 물론 랩이니까 가능한 것이겠지요.


"What's Going On" 과 "Irene" 같은 곡들이 꽤나 직설적인 경우입니다. "What's Going On"의 1절에 나오는 마이키라는 소년의 이야기는 맥키한이 디씨 토크 시절부터 이어왔던 인종차별타파에 대한 테마를 다시한번 못박은 셈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요.

앨범의 중반부를 넘어가면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비유, 그리고 직설적인 고백들의 메시지가 이어져 갑니다. 특히 '아버지와 아들'의 비유는 맥키한에게 있어서 꽤나 남다른 느낌이 들었을 것이라는 예상도 갑니다. 그의 아들 트루엣의 뜻모를 말들을 믹싱으로 짜집기해 만든 간주인 "Tru-Dog", 그리고 아들앞에서 읽어주는 동화책 야이기인양 부드럽게 전개되는 "Do You Know" 같은 곡들을 들어보면 더욱 크게 느껴져요.


재미있는 가사는 디씨 토크의 잠정적인 해체에 대한 일종의 부연설명처럼 전개되는 "Wondering Why" 입니다. 'Exodus on 'DC' Partners Kevin and Tait'같은 표현이 가사에 그대로 나올 정도이니까요. 사실 그 내용은 별다르진 않지만 (하나님을 위한 자신의 사역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내용) 이것을 노래로 구현하려고 했다는 그 자체가 꽤나 신선한 발상입니다. (더군다나 같이 투어도 잘하고 있다는 요즘 얘기를 들어보면 더욱 그렇고요.)



멀티 프로듀싱 체제로 만들어졌고, 그만큼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지만 프로듀서의 색채가 전반적으로 나온거 같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오히려 이 앨범의 강점입니다. 무엇보다도 맥키한은 이 모든 프로듀서들의 선배이자 앨범의 총괄자였을테니까요. 얼번 계열 마이다스들의 홈커밍 파티 정도라고 해도 될까요.


아무튼 더 이상 알차기 힘들 정도의 앨범으로 만들어졌습니다. [Jesus Freak]를 전후로 디씨토크 음악에 대한 선호도가 갈린 팬들이라면, [Momentum]은 좋은 선물이 될겁니다. 결코 적지않은 트랙들 사이에서 다양한 장르의 융합과 배열을 충실히 해냈다는 점만 해도 그렇지요.


어지간한 기획이었다면 하염없이 방만해질 소지가 있는 앨범이었지만 맥키한은 훌륭하게 해냈습니다. 뭐가뭐든 역시 디씨 토크의 수장이 만든 앨범다와요.


(20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