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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다운히어 Downhere [Downhere] (2001)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6.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Nathan Nockles,
Jason Germain & Mark Martel

(2001/Word)






또 하나의 캐나다 그룹입니다. 물론 캐나다 출신이라는 것자체가 우리에게 색다른 음악적인 느낌을 안겨주거나 하는건 아니죠. 국경의 경계만 있다 뿐이지 문화적으로는 거의 미국본토와 동일하다고 봐도 되니까요. 바이오그래피에 좀 색다른 한줄을 첨언할 수 는 있어도, 이들에 대한 인상을 확 바꿀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기가막히게 잘 만들어진 앨범이에요. 도브상에서는 신인상 후보로만 그쳤지만, 모던락 음반으로서 자체 완성도만을 말하자면 머시미의 [Almost There]와도 견줄만 합니다. 물론 머시미의 경우에는 싱글의 임팩트가 워낙 컸다는 메리트가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주목을 더 받았지만요.


그만큼 머시미와 같은 모던락 사운드와 비슷한 선상에서의 감상도 큰 느낌으로 남는 앨범입니다. 아마 이 리뷰에서도 여기저기서 [Almost There]와의 비교를 해댈 것 같군요.



일단 이들의 음악에 대해선... [Wow 2002]에서 이 앨범의 수록곡인 "Protest to Praise"가 팬들과의 상견례를 한 적도 있으니 그 곡을 기억을 하시는 분들도 계실거에요.


하지만 이 앨범은 "Protest to Praise"에서 받은 인상들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보여줍니다. 무엇보다도 이 앨범에서는 각각의 인스트루멘탈이 낼 수 있는 스타일의 반경을 최대한 크게 열었다는 점을 주목할만 합니다.


"Protest to Praise"의 강렬한 사운드는 이 앨범의 극히 일부분일 뿐입니다. 어쿠스틱한 느낌이 다분하게 담긴 몇몇 곡들을 들어보면 벌써 "Protest to Praise"와는 상당히 격차가 느껴지지요.


다운히어의 음악은 이런 스타일의 고저를 적절하게 조합하고 있습니다. 첫 곡인 "Larger than Life"에서 들려지는 어쿠스틱한 오프닝과 뒤를 잇는 "Free Me Up"의 리드미컬한 비트는 아마 이 앨범의 느낌을 요약하는 곡으로 봐도 될거에요.


"Free Me Up"의 뒷 곡들인 "Reconcile"과 "Raincoat" 는 두 곡의 분위기가 약간 비슷한 탓에 좀 루즈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 정도의 루즈함은 한 앨범내에서 감내할 정도라고 쳐준다면 "Great are You"로 시작되는 멋진 발라드의 이어짐은 이를 금새 상쇄시켜 줍니다.


역동적인 트랙들 사이에서 가히 앨범의 대표곡으로 만들어진 듯한 느낌의 이 노래는 모던 워십 팀이 한번쯤 남기고 싶을만한 멋진 프레이즈 송입니다. "Great are You"의 무게감은 앨범의 중간에서 하나의 클라이맥스를 이뤄낸다는 점에 있어서 다시 머시미의 "I Can Only Imagine"과도 비교가 되는군요.



차이점도 있습니다. 바트 밀라드의 단독 보컬에만 전적으로 의지하는 머시미와는 달리, 다운히어의 음악은 메인파트를 이끄는 마크 마텔과 이를 백업해주는 제이슨 저메인의 훌륭한 앙상블로 전개됩니다.


뚜렷한 선이 있는 마텔의 보컬도 매력적이지만, 단선적이지 않은 저메인의 화음은 마텔의 그것과 대조와 조화를 함께 이뤄냅니다. 케빈 맥스의 보컬 타입에 이끌리는 분들이라면 저메인의 보컬을 눈여겨 볼만 할 거에요. "Making Me"같은 곡은 이런 개성을 잘 드러내줍니다.


"Calmer of the Storm" 이나 "So Blue" 같은 아름다운 발라드에서도 각각의 보컬들은 제 위치를 잘 찾고 있습니다. 이 발라드 싱글들을 들으때쯤이면 앨범 자체가 다르게 느껴질 정도에요.



[Downhere]는 가사에 있어서도 좀 더 폭 넓은 조명을 비추고 있습니다. "Raincoat"처럼 순수하게 하나의 비유로 일관되는 곡들이나 "Protest to Praise" 처럼 부분적으로 독창적인 표현까지 그 반경에 별로 제한을 두고 있지 않죠.


한마디로 음악/가사의 측면에서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은채 표현할 수 있는 반경의 극한까지를 보여주는 그런 앨범인 셈입니다. 물론 이런 시도가 늘 좋은 것은 아닙니다. 차짓하면 자유로움이 '방만함'으로 넘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다행스럽게도 다운히어의 첫 앨범은 이런 위험을 잘 피했고, 이런 그들의 기량이 결코 우연으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 결과는 정말 훌륭해요. 양산되는 모던락 신진세력의 물꼬에서 이들의 음악은 분명 주목받을만 합니다. 2002년 도브상의 소박한 성과는 지극히 상대적인 결과라고 봐요.


(2002/10)



PS1 : 히든 트랙 "Rock Stars Need Money"가 담겨 있습니다. 밴드의 자전적인 노래라고 하던데...


PS2 : 자켓을 전체적으로 잘 보면 이들의 팀 로고가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