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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Various [Streams] (1999)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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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ed by
Brown Bannister & Loren Balman

(2003/Forefront)



상업적인 면을 생각한다면 CCM 계에서 옴니버스 앨범만큼 안전한 프로젝트도 없습니다. 80년대 CCM 음반의 옴니버스 음반들이 캠 페인(낙태반대,아동구호)을 주축으로 만들어졌다면, 90년대의 CC M 옴니버스는 주로 테마에 의해서 이끌어져 왔었고, 그 경계를 가른 앨범은 역시 로렌 발먼의 [Our...] 시리즈였죠. 찬송가, 캐 럴, 가족 사랑(?)의 컨셉으로 이어져 온 [Our...] 시리즈는 95년 곧이어 [My Utmost for His Highest] 시리즈로 이어졌고요.


많은 사람들이 메이져 음반의 유명한 옴니버스 시리즈로, 발먼의 프로젝트들과 함께 노만 밀러의 메시야 시리즈를 꼽지만, 사실 밀러의 메시야 시리즈도 결국 리메이크의 형태였기 때문에, [My Utmost...] 시리즈에 이르러서는 창작곡 옴니버스의 형태로 정착 된 발먼의 시리즈들과는 그 맥락이 틀립니다.



[My Utmost For His Highest] 시리즈의 후속분이 나올 수도 있었 지만, 이 시리즈는 공식적으로 두개의 음반 이후에 콘서트 비디 오 출시로 막을 내렸지요.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만약 챔버스의 원저를 기초로 계속 음반을 만들었다면, 차짓 그 시리 즈의 틀에 갇힐 수 있었겠고, 시리즈가 갖고 있었던 앨범의 창의 적인 메시지와 챔버스를 향한 헌정의 의미가 점차로 희석될 가능 성도 있었으니까요.


작년의 화제는 역시 [Exodus]였습니다. 음악적이나 메시지 측면 으로도 매우 훌륭했고요. 하지만 이 앨범은 각 수록곡들을 연결 하는 연결고리가 약했습니다. 앨범을 하나로 일관되게 한 것은 앨범에 담겨있는 주제가 아니라, 그저 'CCM 가수들이 부르는 워 십'이라는 카테고리 뿐이었죠. 따라서, 발먼의 시리즈들과는 필 연적으로 다른 평가가 내려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발먼의 또 다른 시리즈인 [Streams] 가 만들어졌 습니다. 이 앨범의 이벤트를 기사로 했던 CCM Magazine 6월호의 기사 타이틀이 "Healing Waters" 인것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이 앨범은 한마디로 '회복'을 테마로 만들어진 컨셉 앨범입니다. 앨범의 원래 제목이 '사막의 물줄기'-[Streams in the Desert] 였다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가 가죠.


앨범의 테마 이외에도 [Streams]가 발먼의 이전 앨범들과 차별성 을 갖는 이유들은 많습니다. 일단 참가 멤버들이 유명한 기성가 수들 이외에도 신인 가수들까지 적당히 섞여 있습니다.


이런 참가 멤버들의 배합에서 더 나아가 마이클 W 스미스나 에이 미 그란트, 오랜만에 모습을 보인 로빈 크로우같은 사람들은 아 예 거의 서포터 수준으로 백보컬, 작곡, 연주 등의 형태로만 이 름을 슬쩍 비춥니다. (에이미 그란트가 마틴 스미스와 함께 부르 는 노래 "Find Me in the River"를 들어보면 알겠지만, 그란트는 리스트에 이름만 올랐을뿐 그야말로 백보컬의 수준 정도로만 목 소리를 들려줍니다. 이 곡은 듀엣곡이 아닙니다.)


또, 편향된 스타일의 가수들의 참가는 [Streams]의 분위기를 확 연하게 고정시킵니다. 이런 주역으로는 미셀 툼즈나 모야 브레넌 , 그리고 이 두 가수의 스타일로의 변주가 가능한 보컬 멤버들인 신디 모간이나 제이키 벨라스퀘즈, 그리고 식스펜스의 리 내시 등이 있습니다. 또, 안 그럴것 같은 크리스 로드리게즈나 델리리 오스도 이런 흐름에 일조하고 있고요. 포힘이나 불랩 투 캐쉬미 어의 곡들은 이런 흐름에 약간의 변박을 주는데 그 흐름에 전혀 무리가 없고 앨범의 단조로움을 감쇄시키고 있습니다.


아마 이런 통일성을 엮어 내는 것은 프로듀서인 브렌트 브주와의 역량이 컸을 것입니다. 신디모간과의 작업에서도 이미 컨셉트 앨범의 제작에 큰 두각을 보였던 브주와를 프로듀서로 내세운 것 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런 맥락에서 첫 타이틀 싱글인 "Job"을 부른 신디 모간의 참가 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모건의 노래는 근자의 그녀의 앨범들에서 보여왔던 스타일을 고스란히 옮긴 곡이지만, 다소 심 심한 면모를 보입니다. 이것이 모건의 앨범이라면 오프닝으로 열 려지는 전주적인 느낌이 앨범의 스타일을 대략적으로 규정짓는 다는 측면에서 하나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되겠지요. 하지 만 모건의 보컬은 이 노래를 끝으로 보여지지 않으니 이 점에서 다소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이를 잇는 모야 브레넌과 (두비 브라더스의) 마이클 맥도날드의 노래 "Don't Give Up" 또한 앨범의 본격적인 도입으로 들어간다 기 보다는 약간의 클라이막스를 잇는 가교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 니다. 원래 피터 가브리엘이 케이트 부시와 함께 86년에 부른 이 곡은 이번 버젼에서 너무나도 대차되는 보컬라인-브레넌의 환영 과도 같은 목소리를 잇는, 맥도날드의 선이 있고 굵은 보컬을 통 해서 '질문'과 '해결'의 대조적인 분위기를 보컬만으로 잘 표현 하고 있습니다.


곡들의 흐름이 앨범의 진행에서 이완을 주는 것은 식스 펜스부터 시작되는 신인들의 행렬입니다. 물론 데뷔 6년차인 식스펜스를 신인으로 볼 순 없겠지만, 그래도 최근 앨범으로 제2의 탄생을 한 셈이니 그럭저럭 봐주고 넘긴다면, 연이어지는 곡 "Breathe" 와 "Sanctuary"는 그야말로 리 내시와 로드리게즈의 보컬에 맞도 록 '재단된' 곡들입니다. 한마디로 멋진 곡들이라는 거죠.


[Streams]의 숨은 공로자인 미셀 툼즈 (그녀는 두어곡의 작곡과 5곡의 백보컬을 맡았습니다.)의 노래 "Hold On"은 아이러니하게 도 그녀의 본령 스타일과는 다소 동떨어진 느낌이 납니다. 물론 이 곡 또한 그녀의 보컬에 맞게 만들어진 곡이고, 실제로 앨범 [ Listen]에도 이런 어덜트 컨템퍼러리한 스타일이 많이 있었지만, 차분한 느낌의 뉴에이지 스타일이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네요 . 물론 그녀 자신도 여러 스타일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으니 나름 대로의 의의가 있겠죠.


포힘이 프로그레시브 팀인 '예스'의 잔 앤더슨과 함께 부른 "The Only Thing I Need" 또한 앨범의 흐름에서 다소 변박을 주는 분 위기입니다. 그러나, [Streams] 앨범중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이 는 이 곡은 포힘이 가질 수 있는 사운드의 단정함과 화음을 여실 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런 힘차고 여유로운 분위기는 포힘 자 신들의 앨범에서 조차도 최근에 느끼기 힘들었기에 더욱 반가운 데, 스트링 사운드의 뒷받침과 복고적인 리듬, 그리고 멤버들의 보컬과는 확연히 다른 목소리인 앤더슨의 지원으로 더욱 빛을 발 합니다.


딜릴리어스의 노래 "Find Me in the River"는 곡 자체로서는 그 들의 EP인 [Cutting Edge]의 수록곡의 리메이크기에 약간 느낌이 덜합니다. 하지만 미국권내에서 발매된 음반에 그들의 UK 시절 의 노래를 리메이크 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백보컬 수준이긴 하 지만 에이미 그란트의 보컬 지원에서 다른 의의가 있습니다. 게 다가 스미스의 보컬은 UK 시절보다 더욱 맛깔스러움을 더하고요.


제이키 벨라스퀘즈의 "I will Rest in You"는 역시 그녀의 앨범 중 괜찮은 발라드 싱글을 그대로 하나 옮겨온 듯한 느낌을 줍니 다. 미셀 툼즈의 손길이 닿았던 노래라는 점을 상기시킨다면 셀 프 타이틀 앨범의 "You" 정도와 거의 비슷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요? 하지만, 벨라스퀘즈의 보컬 톤 또한 이 앨범의 전형에 안주 한 스타일이고, 또한 "I Will Rest in You"가 굉장히 훌륭한 곡 이기에 더욱 앨범의 흐름을 잘 이어갑니다.


모야 브레넌의 곡부터 시작되어 끊김없이 기복을 잘타며 이어가 는 [Streams]의 분위기는 불랩 투 캐쉬미어의 노래에서 약간 방 향이 바뀝니다. 앨범 자체의 분위기가 전환되었다는 의미까지는 아니지만 "From Above"는 빠른 어쿠스틱의 협연으로 시작되는 그 들의 전형적인 라틴 발라드의 한 맥락을 잇는 곡이라는 점에서 앨범의 분위기와 너무 상이합니다. 사실 그들 앨범의 "Eileen's Song" 처럼 어덜트 컨템퍼러리한 면을 살리는 것도 좋지 않았을 까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나름대로 그들의 음악적인 면을 살리 는 것도 한 의의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런 흐름때문에 손해를 보는 것은 포인트 오브 그레이스의 노래 입니다. 일관된 분위기가 B2C의 노래에서 갑자기 전환된 이후 딱 하나 남은 보컬 트랙이기에 이들의 노래 "Forever On and On"은 그다지 귀에 붙는 느낌이 없습니다. 차라리 포힘의 노래와 배치 를 바꿨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물론 포힘의 노래로 앨범을 끝맺는건 다소 어눌하겠지만, 어짜피 아이리시 세션의 연 주곡이 네 곡이나 남아 있으니까요.


아이리시 세션의 오케스트레이션은 이 앨범의 홍보 스크립트 중 의 하나였던 "Soundtrack"의 성격을 잘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인 터뷰에서 발먼이 말한대로, 진정한 묵상을 위한 노력의 발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네 곡은 앨범의 수록곡들의 멜로디들을 테마로 하고 있는데, 곡을 감상하면서 그 멜로디들을 찾아내 보 는 것도 재밌는 감상법이 될 수 있겠지요.



[Streams]는 분명히 성공 가능성이 다분한 앨범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기획자의 명망이나 전력에 의지한 것 때문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칭찬해줄 만합니다. 앨범의 테마와 컨셉은 수퍼스타 급 아티스트들을 기용하지 않고도 수려한 노래들과 연주곡으로 앨범을 채웠고, 산만하지 않은 '치유'라는 통일된 메시지로 고백 과 권고의 이야기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었습니다.


발먼의 프로젝트들에 대한 성공담은 언제나 경이롭지만, [Stream s] 의 감상에 이르러서는 정말 부럽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기획 력도 기획력이지만, 이를 위해 여러 가수들을 응집하게 하는 원 동력 또한 부러울 일입니다.


(199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