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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Various [7인의 젊은 예배자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9. 7.



Various
[7인의 젊은 예배자들]

produced by
이대귀, 한성욱

(2012/Kingdom station)

 




이대귀의 음악의 본질은 늘 '예배'에 있지만, 혹은 있다고 그가 늘 말하고 있지만 음악으로 만나는 그의 음반은 우리가 아는 '예배 음악' 과는 꽤 다른 모습들이었습니다. 단순히 그가 솔로 싱어여서는 아닙니다. 모던 워십 싱어들도 많은걸요. 그의 음악이 다른 예배 인도자들의 솔로 음반과 다른 것은 다루고 있는 예배의 주제가 좀 더 구체적이기 때문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아마 장르적으로 이대귀의 음악을 예배 음악과 분리해야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대귀가 말하는 예배의 의의에 대해서 헷갈려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7인의 젊은 예배자들]은 여러 사역자들이 함께한 옴니버스 앨범이라는 점에서 이대귀의 솔로 음반들보다는 2010년에 나온 [모던 힘스]를 연상케 합니다. 하지만 구성상의 유사함만 그러할 뿐 사실 이 앨범은 오히려 [Advanced Healing]이나 [예언자들] 같은 솔로 앨범에 더 닿아 있는 음반입니다. 이대귀의 공적이 크다는 것이 아니라, 예배라는 의미에 대한 방향성에 있어서 말이죠.

 

이대귀는 그의 솔로 앨범에서 시대에 대한 고민과 성찰, 그리고 고백과 예배로 전환되고 확장되어 가는 과정들을 가사에 담았습니다. [7인의 젊은 예배자들]은 다양한 화자들이 각각 이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옴니버스 앨범이기 때문에 모두의 세세한 내러티브를 담을 공간은 부족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주제에 대해 푯대를 꽂고 다양한 참가자들이 이를 바라보는 컨셉이라기 보다는, 그냥 각 참가자들이 경혐하고 느낀 것을 주어진 공간에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있죠. 이대귀가 이 앨범에서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드러나는 모습은 깃봉을 흔드는 기획자라기 보다는 조율자에 더 가깝습니다.

 

이러다보니 오히려 음악적으로는 운신이 생각보다 좁은 음반이기도 합니다. 대부분 실내악 느낌의 미니멀한 연주들만으로 구성하고 있거든요.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개인이 앨범의 처음부터 끝까지 구성했다면, 좀 더 다양한 장르나 리듬이 가미되어 변주를 줄 수 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정작 이 앨범은 소품 모음집 같은 구성으로 만들어진 음반입니다. 참가자들이 앨범의 취지에 가장 부합한 곡들로 가져오다보니 전체적은 흐름에 대한 고려는 충분히 되지 않았던 셈이죠. 물론 그 반대의 경우가 생길 수 도 있긴했지만요. 예를 들어 서빛나래가 "Turn Around" 대신 그녀의 다른 음반에 있는 비트 강한 노래를 수록시켰다면 아마 이 앨범에서 그야말로 엄청나게 튀는 곡이 하나 생길 수도 있었을 겁니다. 좌우지간 음반은 이렇게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앨범은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음악적인 대비를 위해서 장르를 오가거나 비트와 리듬을 대조적으로 구성할 수 도 있지만, 오히려 기타와 피아노가 리드하는 엇비슷한 스타일 가운데서 보컬이라던지, 느낌의 톤들이 요란하지 않은 대조를 주며 앨범을 이끌어 갑니다. 나름 일렉 사운드가 들어간 중간의 "깊은 골짜기로"같은 곡이 조금 더 과감한 변주를 주기도 하고요.

 

보컬들의 색채가 앨범에 일조하는 것은 딱 이정도입니다. 앨범을 통해서 '재발견'이 된다던가 하는 보컬이 있는 음반은 아닙니다. 신기하죠. 각자의 개성대로 만들어진 곡들의 모음임에도 요란한 튐이 없이 적절한 대조들로 앨범의 흐름을 만들어가는 음반이니까요. 무난한듯 하지만, 쉽게 만들어 질 수 있는 음반은 아닌 셈이죠. 그리고 참여한 7명의 송라이터들은 이 모든 수훈의 공을 받아야 마땅할 인재들입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오히려 이들이 그만큼 재능있는 이들이기 때문에 이 앨범만으로 끝나지 않으면 좋겠다는데서 옵니다. 몇몇은 개인 음반을 만든 경력도 있지만, 음반활동과는 거리가 있는 이들도 있거든요. 단순반복의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면, 이 앨범의 회자됨이 잦아들 때쯤에 다른 기획으로 이 7명들을 또 다시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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