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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마이클 W. 스미스 Michael W. Smith [Glory] (2011)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3. 19.


Michael W. Smith
[Glory]


produced by David Hamilton
& Michael W. Smith
(2011/MWS Group)



      
[Glory]는 마이클 W 스미스의 두 번째 연주 프로젝트입니다. 첫번째는 무려 11년전에 나왔던 [Freedom]이었죠. 워낙 연주 음반에 대한 열정이 많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다음 연주 음반은 생각보다 빨리 나올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그에게는 너무 바쁜 10년이었죠. 예배 인도자로서의 삶이 크로스오버로 승승장구 할때보다 더 바쁜듯 보였어요.


10년전 연주 앨범을 회고하자면 작곡가로서 마이클 W 스미스가 전면으로 나왔고, 그 안에서 시도한 스타일은 참으로 다양했습니다. 피아노 솔로? 당연히 있었고 그 뒤를 잇는 악기들은 아이리시 휘슬부터 전자 키보드와 드럼, 보코더까지 있었죠. [Freedom]은 이 앨범이 나오기 전까지 그가 시도했던 인스트루멘탈의 망라였습니다.


이런 면면에서 보면 [Glory]는 그다지 이야기거리가 많은 앨범이 아닙니다. 12곡이 꽉 차있지만, 대부분 피아노 연주로 시작하여 점점 오케스트라 연주로 창대해지는 분위기의 곡들이 일관되고 있어요. 아마 앨범 제목을 [Glory : 마이클 W 스미스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이렇게 만들었어도 되었을 겁니다.



연주 앨범 자체가 이렇게 장대해진 분위기가 된것이 그의 예배 인도자 활동의 영향력이 있었을까요? 아마 복합적일 겁니다. 지난 10년은 그에게 있어서 그 어느때보다 라이브 앨범이 많이 나왔던 시기였습니다. 어덜트 컨템퍼러리 분야에 있어서는 복고의 바람이 불었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미스 자신도 이제 나이를 많이 먹었습니다. 이런저런 상황을 생각해보면, 그의 연주 음반에서 기대되는 것은 안정적인 장중함과 편안함의 앙상블이지, 실험적이고 진보적인 어떤 것은 아닐 겁니다.



오케스트라 연주 앨범으로서 [Glory]는 아주 꽉 차있는 앨범입니다. 아마 88년에 나왔던 [크리스마스] 음반을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이 앨범에 담긴 연주의 풍성함을 반기실 겁니다. 오히려 마이클 W 스미스의 여느 음악보다도 더 그 앨범을 닮아 있거든요. 하기야 스미스가 만든 3장의 크리스마스 음반 모두가 언제나 방향점을 복고로 잡고 있었죠.


그러고보니 여러모로 분위기가 크리스마스 음반 같아 뵈기도 합니다. 실제로 어떤 곡에서는 그의 곡인 "Christmastime"이 떠올려지기도 하고요. "Whitaker's Wonder"같은 곡의 서두 부분은 마치 뮤지컬 같은 느낌이 짙기도 하고요. 짐작하시겠지만, 아무리 스미스의 피아노가 리드를 한다해도 이 앨범의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정서는 수많은 관현악 악기들의 협연입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앨범에서 더 드러나고 있는 것은 연주자로서의 마이클 W. 스미스가 아니라, 작곡가로서의 마이클 W. 스미스이고요. 이는 지난 연주 앨범인 [Freedom]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가사가 없기에 단정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이래저래 정황상 '애국'에 대한 그의 감상도 묻어나기도 합니다. [Freedom]때와 마찬가지로, 이 앨범에는 타이틀 트랙이 있고 거기에 'Battle'이란 단어가 붙은 트랙이 하나 더 있습니다. "Glory" 그리고 "Glory Battle"이요. 지난 앨범의 "Freedom"과 "Freedom Battle"이 자유에 대한 쟁취를 연상시킨다면, 이 앨범에서의 두 곡은 '수호'의 인상을 줍니다. 이런 가족, 국가에 대한 가치의 고취는 부클릿의 코멘트에서도 드러나고요. 하기야 그에게 있어서 새로운 부분은 아니죠. 이런 해석과는 별도로 "Glory Battle"은 이 앨범 가운데서 가장 도전적인 연주들로 가득차있는 트랙이기도 합니다.


[Glory]는 마이클 W. 스미스의 연주 음반에 대한 기대치를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서 호오가 판단될 음반입니다. 88년 크리스마스 음반에서 많은 팬들은 '스미티가 풀 버젼 오케스트라 앨범을 낸다면'이라고 상상했었습니다. 2000년 연주 음반은 그 바람의 일부를 반영한 실험적인 연주 음반이었고요. 그리고 10여년이 지나 나온 연주는 더욱 안정적이고 광대한 느낌의 오케스트라 음반이 되었습니다. 88년 음반 팬들의 바람은 구현된 거고, 2000년 연주 음반의 리바이벌을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도 있겠죠.


중요한 것은 [Glory]가 최근에 만나기 힘들었던 창작 연주 앨범이고, 오케스트레이션 연주 음반으로서 일류급 음반이라는 점입니다. 연주 음반과는 별도로 그의 정규 음반도 꾸준히 내고 있는 편이니 마치 이 백전노장이 주는 선물로 생각한다면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음반이 될 것입니다.


PS : "Whitaker's Wonder"에서의 'Whitaker'는 마이클 스미스의 미들네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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