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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애프터스 The Afters [Light Up the Sky] (2010)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3. 28.

 

 

The Afters

[Light Up the Sky]

(INO/2010)

 

produced by Dan Mukala

 

 

 

 

햇수로 나온지 2년이 된 앨범이라 굳이 상업적인 성과를 재차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애프터스의 [Light Up the Sky]는 소포모어 징크스에 딱 걸렸던 2008년 앨범인 [Never Going Back to OK]의 부진을 툴툴 털고 일어난 앨범입니다. 물론 상대적인 평가죠 [Never Going Back to OK]에도 좋은 힛트 싱글이 많았고, 심지어 앨범은 도브상까지도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이 앨범 [Light Up the Sky]는 이들에게 첫 싱글차트 1위를 안겨주었고, 두번째 싱글 역시 피크로 3위까지 올린 앨범입니다. '내가 웅크린 것은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같은 표현에 딱 들어맞는 앨범이죠.


전작인 [Neve Going Back to OK]의 심심함은 타이틀인 "Never Going Back to OK"의 분위기가 규정을 했던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애프터스의 펑키한 느낌은 흥겹기는 했지만, 조금 이게 아닌데라는 느낌이 었죠. 2009년 도브상 올해의 노래 후보까지 오르긴 했지만, 후보곡들이 대폭 늘어난 뒤로 희석된 밀도의 아쉬움이 유달리 심했던 해가 2009년이기도 했고요. 무엇보다도 이들의 힛트 싱글이었던 "Beautiful Love"의 가슴 뛰게 하는 피아노의 스피디한 연주 대신 펑펑 터지는 드럼비트는 둔탁하게 들리기까지도 했습니다. 앨범 전반이 좀 그런 느낌이었죠.


[Light Up the Sky]의 곡들이 찾은 방향은 첫 앨범 곡들이 갖고 있던 생동감과는 다른 방향입니다. 느낌으로 보자면 오히려 "Beautiful Love"나 "I wish We All could Win"처럼 빠른 곡은 찾기 힘듭니다. 앨범 발매 후 힛트 싱글들이었던 "Light Up the Sky", "Lift Me Up" 모두 비교적 느린 리듬의 곡이었죠. 그러나 탄산 음료의 꼭지를 따는 것처럼 느린 비트 이후로 터져나오는 경쾌한 느낌들이 강렬하게 살아 있는 곡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느낌을 구심점으로 앨범은 새로운 생동감을 만들어 냅니다.


사실 앨범에 대한 감흥이 상대적인 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앨범 초반부의 쾌청한 싱글들에 비해 이후로 포진한 "Say It Now"나 "We Won't Give Up" 같은 곡은 지나치게 심심하기도 하고요.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의 론 어거스틴은 이 앨범에 혹평을 하면서 '곧 개봉할 영화 사운드 트랙, 로맨틱 코메디의 사운드 트랙에서 이들의 노래가 들려도 놀라지 말라'는 약간의 비아냥스런 평도 있었는데요, 그만큼 젊은 락밴드에 정형화된 음악이라는 뜻이겠죠.

 

하지만 어찌보면 그런 정형성 가운데서도 직관적으로 와닿는 체감도가 앨범을 평하는데 있어서는 더 비중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겠죠. 절망 가운데 실날같은 희망의 마음을 품고 다시 일어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뮤직비디오-이 앨범의 수록곡인 "Light Up the Sky"와 "Lift Me Up"의 뮤직 비디오는 내용이나 구성이 비슷한 편이었습니다-들을 보더라도, 애프터스가 '희망'이라는 주제에 큰 비중을 실고 그에 맞는 가사와 음악들을 만들어 냈음은 자명하고요. 여기에 굳이 어려운 비유나 실험적인 시도가 들어갈 공간을 만들 필요는 없죠. 워십이 아닌 락 음악이라고 해도요.


[Light Up the Sky]는 이런 감상에 충실한 앨범입니다. 무엇보다도 첫 앨범의 신선한 느낌이 그저 우연은 아니었음을 확인할 수 있어서 더 반가운 앨범이기도 했고요.


이 정도면 저는 만족하렵니다. 그리고 올해 안에 출반할 예정인 새 음반에는 더 기대감을 가져보려고요.

 

PS : 위에서 언급한 어거스틴의 리뷰는 2010년에 쓰여진 리뷰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애프터스는 이번에 그들의 새로운 싱글 "Life is Beautiful"로 영화 사운드 트랙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일반 영화가 아닌 크리스천 영화 [악토버 베이비]의 사운드 트랙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