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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NCM [New Christian Music] (2011)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3. 16.




NCM
[New Christian Music]

produced by NCM
(Mamasay Reocrds / 2011)





      
듣는 이들의 '반응'을 크게 염두하지 않는다면, 다시말해 아티스트들이 말하고 싶은 이야기, 부르고 싶은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 있게 한다면 우리가 만나볼 수 있는 크리스천 음악의 반경들이 훨씬 넓어질 것 같지 않습니까? 대중적인 크리스천 음악의 반경이 넓어지다보니 이제는 금기시 되는 류의 가사는 별로 없지만, 수십년 묵은 공식화된 노래의 구성을 깨는 파격은 늘 관심을 끌게 됩니다. 


NCM도 그런 류에 속하는 팀입니다. 이런 구분은 이들의 음악을 세세하게 들어보기 전 부터 짐작할 법합니다. "찬양 천재","너랑 주보에 낙서하고 싶어라","드럼 치면 안되나요" 같은 곡들은 제목만으로도 눈길을 끌죠. 심지어 정규 앨범 전 싱글에 담긴 두 세곡의 제목만으로도 그 눈길 끌기는 여전했죠. 도발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NCM이 진솔함으로 노래를 만들었다 해도, 이들의 곡 제목들의 첫번째 반응이 '시선끌기'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노래로 들어가면 제목에서 느껴지는 파격성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가사는 물론이거니와 단촐함이 느껴지는 어쿠스틱 분위기까지도 그 느낌에 그대로 수렴하고요. 하기야 제목이 저 정도인데, 실제로 듣는다고 제목에서 받는 인상과 다르게... 정색하고 다른 노래를 들려주기도 어렵겠죠. 그야말로 빼도박도 못하는 겁니다. 


그러나 NCM의 음반을 듣는 경험은 그냥 시선 끌기에 이끌려 듣게되는 겉핡기 이상의 재미가 있습니다. "너랑 주보에 낙서하고 싶어라"같은 곡은 소위 말하는 '크리스천 러브송'입니다. 내용은? 그야말로 교회 내에서 교제하는 이들이 생각해 봄직한 판타지입니다. 그야말로 예외없이 떠올릴만한 일상성으로 가득찬 가사인 것이죠. "야, 나도 교회 다녀", "나 이제 빼도 박도 못하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전 싱글의 타이틀이었던 "찬양 천재"같은 경우에는 좀 더 큰 그림의 이야기를 하고 있긴 합니다만, 어려운 컨텍스트는 없습니다. 말그대로 악령의 입장에서는 찬양 잘하고 재능있는 사역자가 나타나서 어쩔줄 모를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이런 부분을 파격적이라고만 매김하기에는 억울한 구석이 있습니다. NCM의 가사들은 많은 크리스천 젊은이들이 일상 가운데서 말하고, 또 질문하고 답하는 이야기들입니다. 그것을 음악에 담아서 표현한 것 뿐이에요. 시도하기에 쉽지 않을 수는 있지만, 어려운 가사들은 아닙니다. 음악으로 듣는 것이 익숙하지 않을 뿐이죠. 이를 불경함이나 이상함으로 매도한다면 자신이 갖고 있는 음악에 대한 관념이 딱딱하거나, 크리스천 젊은이들의 생태를 전혀 모른다는 것을 자랑하는거나 다름 없습니다. 


어쿠스틱 밴드에 어울리는 단촐한 구성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음악의 직관성도 뚜렷하게 느껴집니다. 제작 여건이 큰 이유겠지만, 각각의 곡이 어떤 절대적인 클라이막스를 갖고 있지는 않아요. 귀에 붙을 수 있는 반복적인 리듬과 멜로디가 3인조 밴드에 어울리는 정도로 앨범을 잘 매만지고 있습니다. 싱글에서 쌓여온 노래들이 모두 10곡이 담겨 있는데, 그 각각의 곡들이 귀에 짝짝 붙는 맛이 있습니다. 

한 번 제대로 편곡된 분위기로 들어보면 어떨까도 싶어요. 비단 연주나 보컬뿐만이 아니라, 녹음 상태 역시 개선할만한 여지가 있긴 하거든요. 그러나 저라면 기존곡을 매끄럽게 매만지는 것 보다는, 이 재미난 팀의 새로운 노래를 더 들어보고 싶습니다. 어찌보면 이런 '날 것'의 이미지가 NCM에게 더 어울리거든요. 자신들이 어떤 음악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는 밴드일뿐만 아니라, 그 자신감이 한국의 크리스천 음악계에서 분명한 존재가치를 갖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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